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 1주년 투쟁대회… 장애인권리보장법제정연대 출범

▲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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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뜨겁고 즐겁게 함께하고 있지만 죽은 사람도, 다친 사람도 너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하는 동지가 있어 여기까지 달려왔다. 서로 ‘고생 정말 많이 했다’라고 말하며 응원하는 자리였으면 좋겠다.”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는 광화문 천막농성이 시작한지 368일이 되는 23일 광화문 천막농성 1주년 투쟁대회 ‘사람의 온도 36.5도가 모여 투쟁의 365일을 만들다’가 서울시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은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 공약에서 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약속했지만, 장애등급제를 실질적인 변화 없이 중·경으로 이름만 바꾸려고 하고 있으며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에 대한 계획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행복과 맞춤형복지를 선전하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 계획을 발표했지만, 통합급여가 아닌 개별급여 방식으로 전환해 현재 140만 명의 기초생활수급자 수를 200만 명으로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조차 밝히지 않고 오히려 수급자의 급여를 잘라내 수급자 수만 늘리려는 꼼수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양의무제 폐지 없는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은 당초 기만적 사기극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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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 박인용 대표는 투쟁 발언을 통해 “우리의 투쟁은 표어에 요약돼 있다. 장애등급제 폐지는 개개인에게 권리로서 맞는 정책을 해 달라는 것이며, 부양의무제 폐지는 가난한 이들과 그 가족들의 삶을 보살피라는 철학.”이라며, “사회적 양심과 인권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과 연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발달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과 수화언어법 제정을 위해 함께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투쟁대회에는 각 정당의 연대 발언이 이어졌는데, 민주당 남윤인순 의원은 “제18대 국회가 개원한지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가 이뤄지지 않아 죄송스럽다.”며 “의학적 기준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있는 장애등급제의 결과, 복지제도는 중증장애인 중심 체계여서 경증장애인은 욕구가 있어도 받을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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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은 故 김주영 활동가와 故 박지우·박지훈 남매를 추모하며 “장애인활동지원 24시간이 이뤄졌다면 이들의 죽음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정의당 천호선 대표, 노동당 이용길 대표 등 야당을 비롯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김경자 부위원장은 “장애등급제 폐지 등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이행과 함께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을 통해 부양의무제를 폐지할 수 있도록 함께 싸우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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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혜와 동정의 복지 아닌 권리로”

이날 행사에는 1주년 투쟁대회와 함께 장애인권리보장법제정연대 출범식과 문화제 또한 이뤄졌다.

연대 측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은 지난 1980년 ‘심신장애자복지법’, 1990년 ‘장애인복지법’의 문제와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일 뿐 아니라 장애인이동권 운동에서부터 장애인교육권운동, 장애인차별금지법운동, 탈시설·자립생활운동,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투쟁에 이르는 장애인운동의 역사적 사명운동.”이라며 법률 제정의 취지를 밝혔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김영희 공동대표는 “그동안 장애인 관련 법률은 ‘권리’가 아닌 ‘복지’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며 “장애인을 철저한 무권리 상태로,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규정짓는 ‘복지’가 아닌 장애인을 ‘권리’로서 보장할 수 있는 법률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영희 회장은 장애인의 기본권 보장을 나 몰라라 하고, 모든 책임을 가족에게만 떠넘기는 정부의 행태를 비판하며, “장애인도 한 사람의 시민, 인간으로서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장애인 관련 기본법이 만들어진다면 이들의 기본권이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정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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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역의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및 활동가들 또한 “장애인권리보장법이 제정될 때까지 연대 투쟁을 통해 끝까지 힘을 보탤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전국장애인차별연대 박명애 공동대표는 “사람의 몸에 등급을 매기는 ‘장애등급제’는 진작에 없어졌어야 할 제도.”라며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의 권리를 법적으로 명시하는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이어 연대 측은 장애인정책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정부를 풍자한 연극을 펼쳤으며, “장애인의 권리선언과 권리옹호체계를 마련하는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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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공동행동은 오후 7시 경부터 쌍용자동차노동조합 등과 연대해 ‘광화문농성 승리 다짐 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경찰이 광화문 해치마당 입구를 봉쇄하면서 15분간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광화문 해치마당은 광화문 천막농성이 있는 곳으로 이어지는 통로이자 장애인화장실이 있는 곳. 장애계단체는 ‘길을 열어 달라’며 강력하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한 장애인 활동가는 경찰에 의해 전동휠체어에서 떨어지기도 했다.

오후 7시 35분, 경찰이 봉쇄를 풀자 곧바로 문화제는 시작됐다. 문화제는 꽃다지의 공연을 시작으로 노들음악대, 장애인노래패 ‘시선’, 허클베리핀의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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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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