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제빵사의 꿈 “어려운 이웃에게 빵 만들어주고 싶어”
시각장애인 제빵사의 꿈 “어려운 이웃에게 빵 만들어주고 싶어”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3.08.2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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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인 씨,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베이커리창업훈련 통해 자격증 취득

올해 처음 시작된 베이커리 창업훈련의 첫 교육생 최정인 씨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한 제과제빵학원, 모두가 달콤한 파티쉐의 꿈을 향해 도전하는 이곳에 조금 특별한 교육생들이 모였다.

더듬더듬 손의 감각을 이용해 밀가루를 반죽하고, 냄새를 맡으며 빵의 굽기 정도를 측정해보는 사람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의 ‘베이커리 창업훈련’에 참여하는 시각장애인 교육생들이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장애인근로사업장에서는 올해 1월부터 신규직업재활훈련으로 ’베이커리 창업훈련을 시작했다. 처음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해 ‘제과·제빵 훈련’의 기회를 마련해 안마사에 한정된 시각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김미경 관장은 “시각장애인들 스스로 자립의 의지와 목표가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베이커리창업훈련도 기대 이상으로 매우 잘 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선천성 백내장으로 한쪽 눈에만 시력이 조금 남아있는 최정인 (42)씨는 올해 처음 시작된 베이커리창업훈련의 첫 교육생이다. 시각장애로 취업이 힘들어 집안에서만 무기력하게 생활해 온 그는 “오랫동안 집에만 있다 보니까 우울증도 생기고 힘들었는데, 베이커리창업훈련을 통해 뭔가를 배우면서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 처음에는 식빵 만드는 것도 신기했는데, 이제는 쿠키와 머핀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평소 빵을 좋아해 제빵에 관심이 많았다는 최정인 씨는, 빵을 만드는 데 있어 눈으로 익히기보다 향과 맛, 소리 등으로 익히며 교육을 받아왔다.

그렇게 6개월간의 교육이 끝나고 이제는 단팥빵, 케익, 머핀, 쿠키 등 제과·제빵 각 분야에서 24가지 이상의 종류를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최정인 씨. 노력 끝에 그는 지난 7월, 교육생 중 처음으로 제과·제빵 2개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최정인 씨는 “기회가 된다면 제과점에 취업해 맛있는 빵을 많이 만들고 싶다.”며 “직접 만든 빵을 아이들과 이웃에게 나눠줄 때 가장 기분이 좋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7년 전 쯤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게 살고 있을 때, 어떤 후원자가 선물해준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잊을 수가 없다.”며 “꼭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어서 저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선물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