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희망의 다리’ 될래요”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희망의 다리’ 될래요”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3.11.04 14: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청 장애인자립지원과 최수연 주무관

서울시 최초로 안내견 ‘온유’와 함께 근무하는 최수연 주무관(29).

그는 지난 9월부터 안내견 온유와 함께 장애인자립지원과에서 저소득 중증장애인 전세주택 제공 사업과 교육에 관한 업무를 보고 있다.

서울시청 1층 장애인자립지원과에 한켠에 있는 최 주무관의 자리엔 서울시가 마련한 광학문자판독기, 전자독서확대기, 점자라벨기 등 시각장애인 정보통신 보조기기들이 눈에 띤다.

옆자리엔 그의 눈이 돼주는 안내견 온유를 위한 공간도 따로 있다.

최 주무관은 열 세 살 때 갑작스런 시신경 위축으로 시력을 잃었다.

중·고등학교를 특수학교에서 졸업하고 대학과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그는 공무원 시험이 장애인들을 위해 점자시험지, 음성지원 컴퓨터 등 다양한 편의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접하고 공무원의 꿈을 키웠다.

시각장애인복지관과 시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에 수험 교재를 점자 및 파일로 제작해줄 것을 의뢰해 2년 동안 이 교재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2012년도 가을 서울시 공무원 공개 경쟁 임용시험에서 당당히 합격, 서울시 일반행정 7급 공무원이 됐다.

최 주무관은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희망의 다리’.”라며 “세상 주변을 맴돌던 내가 세상으로 나아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일어설 수 있도록 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내가 ‘희망의 다리’가 돼 자립에 어려움을 느끼는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며 “주변에서 받았던 도움을 다른 사람들에게 되돌려주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 ‘장애인 희망서울 종합계획’을 발표, 이전까지 서울시 공무원 시험 채용 인원의 장애인 비중을 3%에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높은 10%까지 늘리고 전맹 시각장애인의 시험 시간을 일반 시험 시간의 1.5배에서 1.7배로 늘리는 등 최 주무관 같은 사회적 약자의 공직 진출 기회를 확대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최 주무관뿐만 아니라 기존의 다른 시각장애인 공무원들에게도 점자정보단말기 등 보조기구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기존에 여러 부서를 거쳐서 보조기구를 신청해야 했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인사과에서 일괄적으로 보조기구를 마련해 장애인 공무원들의 편의를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