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자괴감’ 느껴야 하는 영화관 장애인 할인
‘수치·자괴감’ 느껴야 하는 영화관 장애인 할인
  • 김지환 기자
  • 승인 2014.03.1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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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정보문화누리, 장애인 할인 관련 영화관 사업자 차별진정 기자회견

장애인정보문화누리가 영화관 장애인 할인시 ‘현장 확인’ 방식이 장애인을 차별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12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이들은 진정에 앞서 인권위 앞에서 ‘장애인 할인 관련 영화관 사업자 차별진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에 따르면 한국의 영화상영관인 롯데시네마, CGV, 메가박스에서 제공하는 장애인 할인은 현장에서만 할인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따라서 무조건 현장에서 표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장애인 할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김철환 활동가
▲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김철환 활동가.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김철환 활동가는 여러 장애인 유형들의 영화관 접근 문제를 설명하며, 오히려 장애인 할인 때문에 장애인이 차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활동가는 “지체장애인의 경우 자신보다 높은 매표소, 시·청각장애인의 경우 소통이 가능한 직원의 부재 등으로 매표 과정에서부터 불편함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관에서 할인하는 영화제도는 바람직하지만 영화관람 체계에 있어서 장애인들이 불편을 넘어 자괴감까지 느끼는 차별이 벌어지고 있다.”며 할인제도를 시행하려면 제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함효숙 활동가는 영화관에서 겪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며, 현장 구매시 번거로움과 괴리감 등을 느꼈다고 전했다.

▲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함효숙 활동가
▲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함효숙 활동가.
함 활동가는 “올해 1월 중순 홍대 근처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예매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영화관 홈페이지를 들어가니 장애인 할인은 현장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영화관에서 현장구매를 할 때 수화를 할 수 있는 직원이 없어, 원하는 것들을 일일이 글로 써야 한다. 이러한 절차 때문에 매표시간이 지연돼 뒤에 줄을 선 사람들의 눈총을 받은 경험이 한 두 번이 아니다.”고 개탄했다.

이어 “이러한 현장 구매의 어려움을 알고 있기에 지인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결국 영화 보는 것을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김태식 이사
▲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김세식 이사.

장애인정보문화누리 김세식 이사는 “이솝우화인 ‘두루미와 여우’의 이야기처럼 식사 초대를 하고는 두루미에게는 접시에, 여우에게는 호리병에 음식을 담아 주는 것처럼, 장애인에게 제공되는 현재의 할인 제도는 장애인들로 하여금 자괴감 등의 차별을 느끼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는 “자신의 장애를 대중에게 노출하도록 해 수치심이나 자괴감을 느끼도록 하는, 장애인이 편히 예매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 할인제도는 오히려 장애인을 차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한편, 장애인정보문화누리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권위원회에 장애인 할인에 대한 장애인 5인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안세준 고문이 대표로 인권위에 장애인 할인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안세준 고문이 대표로 인권위에 영화관 장애인 할인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