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 성명서
언제까지 우리를 사지로 내 몰 것인가?
보건복지부 장관과 국회의원들은 2014년 3월 일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발달장애인 가족 세 명이 동반 자살한 사실을 알고 있는가? 작년에도 서울에서 17세 된 1급 자폐성 장애인 아들을 살해하고 자살한 아버지는 "이 땅에서 발달장애인을 둔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건 너무 힘든 것 같다. 아들은 내가 데리고 간다." 는 유서를 남겼다.
광주의 다섯 살, 서울의 열일곱 살 된 발달장애인들이 무슨 잘못이 있어서 피어 보지도 못하고 꺾이고 말았는가? 오죽했으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겠는가. 발달장애인 가족이 아니면 아무도 알 수 없는 그 고통을 우리는 지금도 매일 매일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지켜주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지켜주지 못할 것 같아 더 죄송합니다."
이런 비극이 한두 번이었던가? 또 언제 이런 참극이 빚어질지 누가 알기나 하겠는가?
발달장애인이 있는 집안의 가족이 해체되고 가정이 파괴되어도 정부와 정치인들은 지금까지 무엇을 하였는가? 단 한번이라도 그들을 찾아가 관심을 보이고 고통을 나누어 본적이 있는가?
인간의 행복은 건강한 가정에서 시작된다.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가정이 파괴 된 발달장애인들이 어디에서 어떤 행복을 추구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발달장애인 가정을 보호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발달장애인지원법' 제정을 정부와 정치권에 요구해 왔고, 2012년 5월에는 여당의 장애인 국회의원에 의해 19대 국회 제1호 법안이라고 발의 되었고, 2013년에는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1순위 업무로 '발달장애인지원법' 제정을 내세웠고, 2013년 7월과 2013년 12월에 여당 국회의원이 두 차례에 걸쳐 수정 발의하였으나 아직도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다.
우리는 더 이상 정부가 발달장애인 가족을 사지로 내모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발달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말로만 그치는 대책이 아닌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연이어 발달장애인의 인권이 유린되고 발달장애인의 목숨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사회현실을 바꾸기 위해서 전국의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은 더 이상 울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고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투쟁해 나갈 것이다.
2014년 3월 17일
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