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제 폐지 등 10대 정책 요구안 촉구

 

동정과 시혜의 ‘장애인의 날’이 아닌 장애인 차별을 없애기 위한 ‘장애인차별철폐 투쟁의 날’을 향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투단)의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다.

26일 오후 420공투단은 서울 보신각에서 ‘2014년 420공투단 출범식 및 제10회 전국장애인대회’를 열었다.

420공투단은 정부가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며 만든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며, 장애·인권·노동·사회단체들이 장애인의 정당한 권리들을 쟁취하기 위해 매년 4월 20일을 앞두고 구성돼 왔다.

올해 420 공투단의 정책요구안에는 ▲장애등급제 폐지-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부양의무제 폐지-기초법개악 저지 ▲활동지원 24시간 보장-본인부담금 폐지, 활동보조인 처우 개선 ▲발달장애인법 제정 ▲수화언어법 제정 ▲탈시설 권리쟁취-탈시설화 선언, 자립생활 전환서비스 제도화 ▲장애인 이동권 쟁취-저상버스 100%도입, 시외 이동권 보장 ▲장애인 노동권 쟁취-중증장애인 인턴제, 공공고용제 쟁취 ▲장애인 교육권 쟁취-특수교사 충원, 평생교육 지원 ▲장애인 정보·문화권 보장을 위한 법 개정 등이 담겼다.

420공투단은 “장애인과 가난한 이들의 생존권을 지키고 이 땅의 썩어버린 복지제도를 뿌리째 뒤집어버리기 위해 강력한 투쟁을 선포한다.”며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분리시키려는 온갖 음모를 단호히 거부하고 권리를 쟁취해 나갈 것.”이라고 선포했다.

끊이지 않는 외침 ‘장애등급제 폐지’… 변하지 않는 ‘정부의 묵묵부답’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기준 폐지 등 요구안은 여전히 이뤄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더불어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과 발달장애인법 제정 역시 제자리 걸음이다.

무대에 오른 420공투단 공동집행위원장들은 끊이지 않는 외침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정부를 규탄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양형희 회장은 “우리는 매년 같은 목소리로 장애인 차별 철폐를 외치지만 10년이 넘도록 우리의 외침은 공허하게만 느껴진다.”며 “지하철과 버스를 탈 수 있게 됬고 자립생활을 하는 이들도 생겼지만, 이는 아주 작은 변화일 뿐 여전히 우리 삶의 대부분은 차별 속에 있다.”고 지적했다.

양 회장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은 것은 장애등급제 폐지로, “장애등급제는 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삶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 장애인 역시 각각의 개성이 있고 개별적인 욕구를 갖고 있지만 장애등급제에 묶여, 맞지 않는 옷에 몸을 맞춰야 하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는 “활동지원서비스를 받기 위해, 장애인콜택시를 타기 위해, 우리는 등급에 몸을 맞추며 살 수 없다. 사람을 중심으로 개인에게 맞는 복지서비스를 만들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 관료들은 장애등급제가 없어지면 너무 많은 예산이 들어간다며 반대한다. 하지만 필요한 사람에게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기본을 지키지 못했던 것을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사람으로, 인간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개성과 욕구를 인정 받고, 차별 없이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재형 부회장은 자녀의 미래를 위해 투쟁 현장으로 나설 수 밖에 없었던 부모의 마음을 전하며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촉구했다.

김 부회장은 “처음 부모활동을 시작할 때 아내와 주변사람들이 ‘왜’라고 질문했다. 나는 ‘내 자녀와 나아가 발달장애인들의 미래를 위해 투쟁의 현장으로 나섰다’고 답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던 때 엄마의 마음으로 여자의 마음으로 살지 못하는 사람들과 장애인을 어루만지겠다고 약속했지만 ‘빈’ 공약이 됐다.”며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기 위해, 모든 장애인들의 차별없는 삶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투쟁.”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한편 420공투단은 이날 출범식에 이어 ‘최옥란열사 12주기 및 장애해방열사 합동추모제’를 위해 보신각에서 대한문으로 행진에 나섰다.

더불어 다음달 8일~10일 ‘제12회 서울장애인권영화제’, 12일 ‘광화문 농성투쟁 600일 투쟁 기자회견’, 19일 ‘대규모 시내 선전전과 플래쉬 몹’ 및 ‘420 장애인차별철폐 투쟁문화제’,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날 희망고속버스 타기 투쟁’ 등 활동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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