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복지신문고에서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종로3가역에서 지하철 3호선을 이용하려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봤는데요.

종로3가 사거리에서 지하철 3호선을 타려면 30분 동안 휠체어리프트를 4번이나 갈아타야했습니다.

박원철 시민 / 서울특별시 중랑구
여기는 대한민국 최악의 역입니다. 환승하는데 30분 내지 50분이 걸리니깐 이런 역에서 무슨 환승을 하겠어요.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온 장애인이 종로 3가역에서 5호선을 갈아타야 되는 상황은 어떨까요?

우선 좁은 계단에 설치된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해서 환승통로로 나와야 합니다.

출퇴근 시간같이 사람이 많이 몰리는 시간에는 상당히 위험해보일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3호선과 5호선을 연결하고 있는 환승통로 어디에도 승강기는 볼 수 없고, 엄청난 길이의 휠체어리프트를 포함해 두 번의 휠체어리프트를 타야합니다.

김용혁 변호사 / 재단법인 동천
상당히 불편하게 되어있죠 (5호선으로의 환승뿐만 아니라)
5호선을 타고 오셔서 나가시려는 분도 결국엔 3호선으로 가셔서 7번 출구로 나와서 갈 수밖에 없으니까 상당히 불편하게 되어있는 구조예요.

5호선 환승통로에 있는 길고 긴 환승통로의 휠체어리프트는 가파른 경사와 느린 속도 말고도 한 가지 문제가 더 있습니다.

바로 옆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부담스런 시선인데요.

이는 1년 전 명동역에서 촬영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주재우 시민 / 서울시
사람들의 시선도 있고, 그것 때문에 눈감는 게 편하더라고요.

사람들의 시선을 온 몸으로 받아낸 박씨는 5호선을 타기 위해서 또 한 번의 휠체어리프트를 타야 합니다.

환승구간에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다면,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할 필요도 없고, 환승 시간도 많이 단축 될 테지만, 지금으로선 휠체어리프트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김용혁 변호사 / 재단법인 동천
승강기가 만약 설치된다면, 지금은 30분이나 걸리는 걸 시간을 아주 많이 단축시킬 수 있으니까 이동편의성은 아주 좋아지겠네요.

5호선 승강장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어떻게 역 바깥으로 나갈 수 있을까요?

승강기는 아예 찾아볼 수도 없었고, 5호선 승강장에서 역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출구들 중 휠체어리프트라도 설치되어 있는 출구는 7번 출구 단 하나뿐.

이 출구를 이용하려면 다시 길고 긴 환승통로를 거치며, 몇 번의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해야 합니다.

심지어 5호선 승강장에서 7번 출구로 가기 위한 최단 코스에는 휠체어리프트들이 설치되어있지 않습니다.

김용혁 변호사 / 재단법인 동천
5호선을 이용하고자 하는 장애인이 있으면, 5호선을 바로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3호선 출구인 7번 출구로 들어와서, 다시 5호선 승강장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마지막 휠체어리프트를 타고 역 바깥으로 나온 박씨.

이 날 촬영하는 내내 겉으론 웃고 있지만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간다던 박씨가 바라는 종로 3가역은 어떤 모습일까요?

박원철 / 서울특별시 중랑구
어쨌든 답은 엘리베이터죠. 그리고 움직이는 계단을 뭐라 하죠? 에스컬레이터? 에스컬레이터를 우리 장애인도 탈 수 있도록 해줘야 해. 그것이 답일 수도 있죠.

박씨는 현재 종로 3가역의 이동편의시설 개선을 위한 소송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종로 3가역을 관리하고 있는 서울메트로 등 지하철 관계자들은 ‘지하철에 편의시설을 설치할 공간이 없다’며 편의시설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

김용혁 변호사 / 재단법인 동천
예산이 없다면, 서울시에서 또는 서울메트로에서 예산을 만들어서,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다면, 가능한 기술들을 개발해서 같은 서울 시민인 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되는 것이죠.

장애인 차별금지법에서는 이동 및 교통수단 등에서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휠체어리프트가 더 이상 이동편의시설로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여전히 휠체어리프트로만 이동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종로 3가역.

종로 3가역을 이용하고 있는 모든 시민들이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서울메트로측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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