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법 제정촉구 전국 장애인부모 총력 결의대회 추모발언

올해만 발달장애인과 가족 사망사건이 6건이 발생했다. 잇따른 자살사건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적 시선과 부족한 복지 지원체계 때문이었고, 이에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추진하는 운동이 더욱 활발해졌다.

발달장애인법은 2년전에 발의됐지만 제정되지 않았으며,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도 논의가 진행될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

이에 10일 서울시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더 이상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방치돼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지 않게 하기 위한 ‘발달장애인법 제정촉구 결의대회’가 있었다.

▲ 10일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발달장애인법 제정촉구 전국 장애인부모 결의대회가 있었다 . 장애인 신문
▲ 10일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발달장애인법 제정촉구 전국 장애인부모 결의대회가 있었다 . 장애인 신문

실효성 있는 법 위한 투쟁은 우리의 ‘의무’다

한국장애인부모회 노익상 회장은 법이 제정되는 데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예산 낭비 없이 혜택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 ‘맞춤형 복지서비스’가 될 것 ▲복지계에 쌓인 수많은 법안중 발달장애가 ‘우선순위’가 될 것 ▲법 제정을 위해 협상중인 모든 정치인들과 관련인사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 등이라고 했다.

노 회장은 “먼저간 가족들의 고통과 죽음을 계기로 이 촉구대회를 해 유족들에게 미안하다.”며 “하지만 그 계기로 활동한다해도 그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덧붙였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의 회장 4인은 단상위에 서서 감정에 북받친 목소리로 발달장애인 법 제정 촉구를 크게 외쳤다.

▲ 발달장애인법 제정촉구 전국 장애인부모 결의대회에서 추모발언 중인 박정선 회장 . 장애인 신문
▲ 발달장애인법 제정촉구 전국 장애인부모 결의대회에서 추모발언 중인 박정선 회장 . 장애인 신문
광주장애인부모연대 박정선 회장은 장애인가족들이 살아가는 것이 아닌 죽음을 선택하게 만든 것은 ‘사회적 제도’와 ‘법적지원 체계’가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며, 절망과 우울에 빠져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이 땅의 국민으로서 행복하기 살기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외치며 결의를 다졌다.

차별과 학대 아닌 ‘당당하게’ 살아갈 미래 위한 법

지난해 경기도 파주에서는 부모가 일하러 간 사이에 집에 혼자남겨진 고 박지우(당시나이 13)·고 박지훈(뇌병변장애 1급. 당시나이 11) 학생이 불길과 사투를 벌이다 끝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부족한 복지서비스와 경제적 지원을 말해준다.

경기장애인부모연대 서혜자 파주지 회장은 “병원에서 힘겨워 하는 지우·지훈이를 보며 그냥 힘든 삶 그만두고 하늘로 가는게 더 낫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개탄했다.

덧붙여 2014년에 일어난 ‘원주 사랑의 집’사건은 비리와 학대가 아닌 ‘학살’이었다며, 더 이상 학살을 방치할 수 없으니 꼭 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외쳤다.

광주장애인부모연대 백순연 지부장은 24년간 장애자녀를 데리고 살면서 ‘왜 사느냐’라는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들어왔다. 백 지부장은 “난 부끄럽지않다. 당당하게 살고싶을뿐이다. 우리는 우리대로 행복과 기쁨이 있고, 장애인들의 가치는 인정 받아야 한다.”고 크게 외쳤다.

장애자녀를 둔 부모가 행복한 삶을 꿈꿀수 있는 사회

부모들이 바라는 것은 자녀가 당당하게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것과 그 부모들도 비장애인의 부모들처럼 ‘소박하고, 평범하고, 행복한’ 미래다.

▲ 발달장애인 제정촉구 전국 장애인부모 결의대회에서 추모 발언 중인 서울장애인부모연대 박인용 회장 . 장애인신문
▲ 발달장애인 제정촉구 전국 장애인부모 결의대회에서 추모 발언 중인 서울장애인부모연대 박인용 회장 . 장애인신문
서울장애인부모연대 박인용 회장은 고등학생의 장애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해마다 4월이 되면 아이의 미래와 본인의 미래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그때마다 어떻게 삶을 이어가야 할지 막막한 생각만 든다. 내 손으로 아이를 죽이고, 나도 함께 죽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복지서비스를 받지 못해 경제적·정신적으로 힘들어 결국 자녀를 시설로 보내 ‘파탄’이 나는 가정도 무수히 많다.

시설에 보내진 장애인들은 ‘자립’이 힘들어지고 최근 일어난 ‘형지복지원’과 사회를 들끓게 했던 ‘도가니’와 같은 학대사건은 늘 뉴스를 장식한다.

박 회장은 “멸시와 경제적고통, 암담한 미래보다 더욱더 큰 차별은 ‘생활시설의 존재’.”라며 “장애인이 시설로 간다는 것은 사망선고와 같다. 그곳에서 그들이 억압과 멸시를 받지 않고 해체된 가정이 다시 모여야 하며, 그것을 위해 꼭 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장애해방열사단의 박김영희 활동가는 “부모가 죽을 때 자녀의 행복을 볼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법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실효성 있는 법, 제대로 된 법, 정말 필요한 법을 만들려면 우리가 힘있게 싸워야 한다”며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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