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해 78인 삭발…정부와 국회, 여·야 정당 모두의 책임 있는 논의 촉구

▲ 초연히 머리카락을 잘라내며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염원하는 이의 모습.
▲ 초연히 머리카락을 잘라내며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염원하는 이의 모습.
“우리아이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더 나아가 대한민국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는 그날이 오도록 여자가 아닌 가장 위대한 이름인 엄마로서 머리카락을 자릅니다.”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해 발달장애인당사자와 부모들이 삭발식을 갖고 총력전에 나섰다.

78인의 발달장애인과 부모가 머리카락을 자르며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촉구했고, 결의대회는 순식간에 눈물바다로 변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세상에 두고 떠날 수 없어 자식을 데리고 죽음을 선택하고,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거주시설에 보내져 인권 없이 살아간 이들을 위해 발의된 발달장애인법.

▲ 삭발을 한 발달장애 자녀의 머리를 쓰다듬는 어머니의 마음.
▲ 삭발을 한 발달장애 자녀의 머리를 쓰다듬는 어머니의 마음.
10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 법 제정을 위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한국지적장애인복지협회·한국장애인부모회·한국자폐인사랑협회·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이하 발제련)가 주최한 ‘발달장애인법 제정 촉구 전국 장애인부모 총력 결의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전국에서 1,000여 명의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이 모여 한 목소리를 냈으며, 78인의 부모와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삭발에 나서 굳은 의지를 내비췄다.

발제련은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사망 사건이 계속이서 이어지고 있지만, ‘반짝’ 관심은 금방 지나가고 발달장애인의 현실은 여전하다.”며 “발달장애의 인권 유린과 죽음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할 국회와 정부는 그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새 세상의 문을 이제 우리 손으로 열어 갈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예산 부족’이라는 앵무새 같은 말만 할 것이 아니라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삶을 똑바로 보고 발달장애인법 제정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발달장애인법은 지난 2012년 5월 제19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된 이후 지난해 총·대선에서의 약속과 지난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를 통한 연내 제정 발표가 있었지만 여전히 법은 국회에 잠들어 있다.

반면 정부가 최근 장애계와의 협의과정에서 법 내용과 관련해 상당부분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4월 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여·야 정당을 향한 법 제정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뜨겁게 오르고 있다.

한국장애인부모회 노익상 회장은 “우리는 발달장애인의 인간적인 삶을 위해 4개 단체가 힘을 모으는 유례없는 연대를 만들었다.”며 “그리고 그 속에서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눈물과 노력을 함께 했고, 이제 2년 동안 잠들어 있는 발달장애인법의 제정을 이뤄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장애계가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요구했던 취지가 반영된 실속 있는 법이 되도록 그 핵심이 관철될 수 있도록 국회에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지적장애인복지협회 김성조 회장은 정부와 국회를 향해 약속이행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국회와 정부의 무수히 많았던 발달장애인법 제정약속과 더불어 지난해 장애인의 날에는 국무총리가 기념식에서 연내 제정을 발언했지만, 법은 제정되지 않았다.”며 “내용 없는 법이 아닌, 발달장애인을 위한, 그들의 삶이 보장받는 법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독려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윤종술 대표는 장애계와 발달장애인법 제정과 관련해 입장 차이를 보였던 정부가 상당부분 장애계 의견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윤 대표는 “정부가 개인별 서비스 지원과 전달체계 마련, 서비스 내용 등에 합의는 했지만, 중요한 ‘소득보장’에는 한 치의 진전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이제 국회 논의과정에서 쟁점이 된 소득보장에 대해 여·야 정당들이 올바른 협의를 진행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연대 발언에 나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는 정부가 반대하고 있는 소득 보장 내용과 관련해 질타에 나섰다.

박 대표는 “법이 제정되고 새로운 체계가 마련되는 예산을 운운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소득 보장 내용에 전혀 입장을 바꾸지 않는 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일을 하고, 일을 할 수 없는 현실로 몰린 장애인에 대해서는 정부가 책임 의식을 갖고 반드시 법에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를 마친 발제련은 이룸센터 앞에 농성장을 마련하고 발달장애인법 제정 까지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해 발달장애인당사자와 부모들이 삭발식을 갖고 총력전에 나섰다.
▲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해 발달장애인당사자와 부모들이 삭발식을 갖고 총력전에 나섰다.
▲ 발달장애인의 인권을 위해 기꺼이 삭발을 다짐한 부모들의 모습.
▲ 발달장애인의 인권을 위해 기꺼이 삭발을 다짐한 부모들의 모습.
▲ 머리카락을 자르는 사람도 잘리는 자람도 모두 눈물바다가 된 결의대회 현장.
▲ 머리카락을 자르는 사람도 잘리는 자람도 모두 눈물바다가 된 결의대회 현장.
▲ 발달장애인당사자와 부모 78인은 삭발로 발달장애인법 제정에 결의를 다졌다.
▲ 발달장애인당사자와 부모 78인은 삭발로 발달장애인법 제정에 결의를 다졌다.
▲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해 발달장애인당사자와 부모들이 삭발식을 갖고 총력전에 나섰다.
▲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해 발달장애인당사자와 부모들이 삭발식을 갖고 총력전에 나섰다.
▲ 발달장애 자녀와 함께 삭발에 나선 어머니는,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해, 자녀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내지췄다.
▲ 발달장애 자녀와 함께 삭발에 나선 어머니는,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위해, 자녀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내지췄다.
▲ 발달장애인법 제정 촉구를 위한 목소리가 10일 여의도 앞에 울려퍼졌다.
▲ 발달장애인법 제정 촉구를 위한 목소리가 10일 여의도 앞에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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