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적인 교육환경 등으로 학령기에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많은 장애성인들이 학력을 취득할 수 있는 검정고시가 불합리한 시험 시간과 쉬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개선이 촉구되고 있다.

13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는 장애인노들야학, 질라라비장애인야학 등이 모여 장애인이 검정고시를 치를 때 받는 차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현재 울산과 인천, 전주 등 여러 지역에서는 검정고시에서 장애인에게 비장애인보다 시험시간을 10분을 추가 제공하는 대신 쉬는 시간을 비장애인보다 10분 적게 제공하고 있으며, 대구의 경우에는 점심시간마저도 10분을 줄이고 있다는 것.

지난달 13일 대구에서 검정고시시험을 치른 대구질라라비장애인야학 이정화 씨는 “국어·영어·수학의 경우 시험시간 50분, 나머지 과목은 40분씩 주어지고 있다.”며 “중증장애인의 경우 대필·대독으로 충분한 시험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주어진 시험 시간을 납득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점심 시간과 쉬는 시간에 대해서도 “활동보조인을 포함한 시간을 배려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축소한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행태.”라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된 문제를 교육청 등에 항의하니 관계자들은 ‘시험감독관이 비장애인 장애인의 시간을 같게 해서 감독관 퇴근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라고 답했다.”며 “이같은 이유로 장애인이 시험 시간 보장 못 받는 건 맞지 않다.”고 전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시험 시간 뿐만 아니라 시험장 안에 장애인 편의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이 씨와 같은 날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대평중학교에서 시험을 본 한 장애인은 1층에 위치한 장애인화장실은 묶은 변기 먼지와 청소도구들이 차지하고 있어 ‘쓰레기장’으로 착각할 정도였다고 토로하며, 화장실을 비롯한 전체적인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관리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민들레장애인야학 박장용 교육국장은 “수많은 장애인들은 학교에서 거부 의사를 듣거나 부모가 보내주지 않아서 교육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모든 사회적 어려움을 견뎌내며 공부를 하는 데 검정고시장에서까지 차별을 당한다는 것은 심각하고 참담한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이정화 씨는 검정고시 장애인 차별에 대한 진정서를 지난달 20일에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한 상태며,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등 단체들은 이번 문제가 신속히 해결되지 않을 시 기자회견 등을 진행하며 꾸준히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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