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제주 사회복지 아젠다 전달식 및 간담회 개최

6.4 지방선거를 앞둔 여·야 도지사 후보의 날선 복지정책 공방이 펼쳐졌다.
2014 제주사회복지아젠다포럼(이하 아젠다포럼)이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사회복지사협회가 주관한 ‘사회복지 아젠다 전달식 및 간담회’가 지난 23일 제주 한라대학교 사회복지과 6층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사회복지종사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새누리당 원희룡,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도지사 후보를 초청해 40여 분간 아젠다포럼이 제시한 요구안 및 공통질의에 대한 답변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아젠다포럼은 이날 두 후보에게 △사회복지시설 운영 현실화 및 종사자 처우 개선 △공공복지 전문성 강화 △도민복지서비스 지원 확대 △사회복지 종사자 인권 확보 및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 △사회복지사 전문연수 및 자격수당 지급 등 5대 아젠다와 14개 세부 아젠다를 전달했고, 두 후보 모두 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해법은 달랐다.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는 “사회복지 전달체계 종사자의 처우 개선 요구가 나오게 한 것에 대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정치권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몸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나를 보면서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원희룡의 도정은 도지사 중심이 아니라 협치를 통해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복지예산의 총액 등을 복지현장 종사자들과 단체 대표들이 ‘복지협치위원회’를 통해 의논해서 결정하면 이를 그대로 집행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리겠다.”며 “도정의 핵심은 바닥 현장이 중심 권한을 갖고, 민간이 관료를 모든 과정서 주도하는 민간협치를 제주도에서 실험하고 성공하고 싶다. 그 중요분야가 복지이며, 도지사의 권한을 나눠가졌다는 생각으로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후보는 “그동안 제주 도정은 개발 중심으로 집행돼 왔으나 이제는 복지, 환경, 교육을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 중심에 복지가 있다.”며 “복지는 시혜를 베푸는 게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약자들이 당연히 요구해야 할 권리다. 대상자들에게 은전을 베푸는 것처럼 하는데 이건 대상자를 모욕하는 행위이며 이런 의식부터 바꿔나갈 것이다. 사회복지를 우선순위로 해서 도정을 재편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사회복지는 현장이다. 책상에서 정책이 이뤄지고, 예산을 다루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일이다. 사회복지 분야의 경우 도가 직접 ‘감놔라 배놔라’ 할 이유가 없다. 사회복지 관련 단체 등에게 예산을 결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된다.”고 말했다.

새누리 원희룡 ‘복지는 봉사’ vs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복지는 권리’

▲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
▲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

5대 아젠다 의제의 실현방안에 대해 원희룡 후보는 ‘복지협치위원회’을 중심에 두고 실행에 옮길 것임을 강조했다.

원 후보는 “사회복지 종사자 처우 개선 등은 이미 복지관련 간담회 등을 통해 약속했듯이 전폭적인 반영을 위한 검토를 하겠다. 복지현장 종사자 등으로 구성된 사회복지협치위원회를 통해 운영 여건과 처우 개선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결정하고 이를 그대로 집행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사회복지 특보를 염두해 이미 물밑 인선작업에 들어갔다.”며 “그러나 일방적으로 정하는 게 아니라 현장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통해 결정할 것이며, 공무원 중 마땅한 이가 없다면 개방형 직위를 신설하서라도 적임자를 앉힐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무원끼리 돌아가면서 하다가 보직이 바뀌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행정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인사부터 첫 단추를 잘 꿸 것이며, 하부 직원 역시 복지에 대한 전문성이 있거나 열정이 있는 이들로 세우되 복지단체 등의 인사평가와 추천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또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도지사의 관심에 있는 기관만 우선하지 않도록 일선 사회복지사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자리를 마련하겠다.”며 “일선 현장서 맞벌이를 해도 수급대상자를 못 벗어나는 아쉬움과 한을 모두 들은 다음 실현가능한 것들을 단계적으로 실천할 것이며, 1년에 한번 이상은 복지협치위원회에 참석해 현장 종사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공공과 민간, 도민이 참여하는 협치에 어느 정도의 권한과 책임을 줄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 원 후보는 “내 주요공약이 협치.”라고 강조한 뒤 “20여 명으로 구성한 협치위원회에 예산 배정은 물론 인사에 대한 건의, 감독, 시정권고, 징계권한까지 나누겠다.”고 말했다.

열악한 비 분권 시설 종사자 등 도내 사회복지사의 사기진작을 위한 처우 개선 방안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복지는 봉사며, 자기를 헌신하는 것이지만, 사회복지종사자나 전문가는 일상이기 때문에 처우 개선을 이야기하는 것을 나무랄게 아니라,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명예와 봉사정신으로 일하는 이들이 투쟁해야 하는 것은 후진국적 체계.”라며 “돈 문제가 쉽지는 않지만 ‘차별시정 보조금’ 등을 만들어 노동의 대가, 봉사, 열정을 바친 것에 대해 인정받지 못한 것들을 최소한이나마 해소하겠다. 이 차별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 4년 도정의 목표치를 단계별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제주형 복지체계 구축방안에 대해서는 ‘옴부즈맨 제도’, ‘과제 담당관’ 등을 통해 현장에서 체감하는 복지전달체계를 꾸려가겠다고 약속했으며, 기존 대학과 연구기관, 공기업 네트워크 등을 중심으로 한 평생교육 시스템을 만들고, 우수한 인재들을 발굴해 해외연수 등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다짐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후보.
▲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후보는 과거 도지사로서의 경험을 앞세우며 지도자성(리더십)을 강조했다.
신 후보는 “여러분이 전달해준 5개의 아젠다는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이것들이 모두 실현가능한 일인데 아직 안된 이유는 사회복지 행정이 공급중심이었기 때문이다. 이젠 수요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후보는 “여러분들도 아젠다를 내놓기만 하지 말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 달라고 해서는 안 되고, 여러분의 몫을 찾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전제한 뒤 “도 예산 중 사회복지 예산수준을 먼저 결정한 뒤 사회복지 단체들 중심으로 협의회를 구성해 어떻게 쓸 것인지 결정해 포괄적 예산형태로 만들겠다. 이 예산은 사회복지 관련 집단이 머리를 모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무슨 사업을 할 것인지 결정하되 책임도 여러분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들이 자기 전문분야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 분야의 국장은 반드시 전공자나 사회복지사가 하도록 할 것이며, 이를 통해 낭비를 막고 책상행정이 아닌 현장중심의 행정으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민·관의 수평적 협치와 권한에 대한 질문에 대해 신 후보는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기 위한 거버넌스에 대해 기본적으로 찬성하나 전제조건이 있다.”며 “도 위원회가 170개, 시민사회단체로 등록된 곳만 460개가 넘는 등 현재도 협치를 안하는 게 아니다. 지금은 수평적 협치가 문제가 아니라 도지사가 어떤 의지를 갖고 실천해나가느냐가 관건.”이라며 변별성을 강조했다.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해 “사회복지를 봉사와 헌신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잘라 말한 뒤 “책임에 상회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무원과 시설 등에 근무하는 사람과의 보수격차가 심한 것은 기본적으로 잘못됐다. 동일노동에 대한 동일임금은 당연하며, 제주에서만큼은 같은 수준의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실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형 복지전달체계 구축에 대한 물음에 대해 신 후보는 “규정을 보면 현실과 안 맞는데 공무원은 규정만 따진다. 이런 규제중심의 법, 제도 때문에 공급능력은 있으면서도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여러분들과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특례규정이나 조례 등을 만들어 제주의 공급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사회복지 신규 일자리 창출에 대한 목표에 대해서는 “4조 원 규모의 토종자본을 만든 뒤 사회복지 고용비율을 정해 도청부터 시행할 것이며, 제주를 통해 막대한 이윤을 거둬들이고 있는 기업에게 사회복지 부담금이나 고용 창출 의무화 등을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며, 사회복지종사자의 성장을 위해 공무원과 사회복지기관 간의 교차근무, 연수 등을 통해 역량을 키워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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