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하루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 이뤄져야" 한목소리

▲ 故 오지석 씨의 영정사진 아래에
▲ 故 오지석 씨의 영정사진 아래에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미이행으로 장애인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깔려 있는 모습. ⓒ정유림 기자

‘장애인 활동지원 사각지대 피해자 故 오지석 동지 장례위원회(이하 위원회)’가 5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장애인장을 열고 24시간 활동지원제도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을 선포했다.

중증장애인 오지석 씨는 지난 4월 16일 활동보조인이 퇴근하고 어머니가 집 앞으로 물리치료를 받으러 나간 사이 사용하던 인공호흡기에 이상이 생겨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으며, 뇌사 47일 만인 지난 1일 새벽 2시 50분경 끝내 숨졌다.

故 오지석 씨는 호흡기 없이는 스스로 숨을 쉴 수 없는 중증장애인이었으나,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는 이유로 활동지원서비스를 월 118시간, 하루 평균 4시간밖에 받지 못했다.

서울시에서 월 100시간, 송파구에서 월 60시간의 활동지원 서비스를 추가로 받아 총 월278시간을 받고 있었지만, 하루 약 9시간을 제외한 15시간은 어머니 홀로 보조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망사건은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오 씨는 지난 2012년 10월, 본인과 같은 근육병을 앓았던 故 허정석(당시 29세) 씨가 호흡기 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월 100시간의 활동보조 시간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호흡기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비롯한 중증장애인의 실상을 알리고 대책을 요구해 온 바 있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찬오 소장은 “지난 4월, 3급의 장애 판정을 받아 활동 지원을 신청도 못했던 중증장애인 송국현 씨가 화재로 사망하고 지난 5월에도 장애등급 4급이라는 이유로 복지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서 모 씨가 화재로 사망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약속한 장애등급제 폐지와 활동지원 24시간 보장만 지켜졌더라도 이러한 참변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자리에 참석한 故 오 씨의 어머니는 “활동보조 서비스 덕분에 지석이가 3년 동안 자조모임 등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며 “근육병이 있는 이들이 다시는 아들처럼 죽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특히 이범구 씨는 추도사에서 친구 오 씨를 향한 절절한 마음을 녹여냈다.

“지석이는 인공호흡기를 휠체어에 장착하고 집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근육장애인들의 현실이 어떤지를 세상에 알렸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왕성하게 매우 의미 있는 활동을 보여줬습니다. 비록 지석이를 이렇게 떠나 보내지만 지석이가 남기고 간 것이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 더 이상 같은 일로 친구를 떠나 보내서는 안 된다는 것 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故 오 씨의 장례식은 장애계단체의 추도사와 추모 공연 등이 이어졌으며 이날 자리에 참석한 추모객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위원회는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의 사죄와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투쟁을 계속해서 전개됐다.

▲ 5일 치러진 故 오지석 씨의 장애인장에서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정유림 기자
▲ 5일 치러진 故 오지석 씨의 장애인장에서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정유림 기자

▲ 故 오지석 씨의 어머니가
▲ 故 오지석 씨의 어머니가 "다시는 우리 아들처럼 죽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며 울먹이고 있다. ⓒ정유림 기자

▲ 故 오지석 씨에게 묵념을 하는 추모객.  ⓒ정유림 기자
▲ 故 오지석 씨에게 묵념을 하는 추모객. ⓒ정유림 기자

▲ 故 오지석 씨를 향해 묵념하는 '장애인활동지원 사각지대 피해자 고 오지석 동지 장례위원회' 회원들. 이날에는 250여 명의 회원들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정유림 기자
▲ 故 오지석 씨를 향해 묵념하는 '장애인활동지원 사각지대 피해자 고 오지석 동지 장례위원회' 회원들. 이날에는 250여 명의 회원들이 장례식에 참석했다. ⓒ정유림 기자

▲ 故 오지석 씨의 추모객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유림 기자
▲ 故 오지석 씨의 추모객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정유림 기자

▲ 위원회 회원들이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유림 기자
▲ 위원회 회원들이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유림 기자

▲ 故 오 씨의 장애인장에서 이삼헌 무용가가 추모 춤공연을 펼치고 있다.  ⓒ정유림 기자
▲ 故 오 씨의 장애인장에서 이삼헌 무용가가 추모 춤공연을 펼치고 있다. ⓒ정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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