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신고 5년새 31.6% 증가
지난해 노인 학대 가해자 10인 가운데 4인이 아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배우자와 딸을 비롯해 노인 학대 가해자의 75.7%가 가족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 의원은 지난 15일 ‘세계 노인학대 인식의 날’을 맞아 전국의 노인 학대 현황을 분석했다.
인 의원에 따르면 노인학대 신고접수 건수는 최근 5년 동안 3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중 학대를 경험한 노인이 최소 78만 명 이상일 것으로 추산됐다.
인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가 접수된 노인 학대 사례는 ▲2009년 2,674건 ▲2010년 3,068건 ▲2011년 3,441건 ▲2012년 3,424건 ▲2013년 3,520건(잠정)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인 2013년과 5년 전인 2009년을 비교해 볼 때 신고접수 사례는 3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 가해자는 대부분이 가족으로, 아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학대 가해자는 4,013인(피해자 본인 포함)으로 이 가운데 ‘아들’이 1,619인(40.3%)에 달해 가장 많았으며, 이어 △배우자 551인(13.7%) △딸 519인(13.0%) 순이었다.
학대유형(중복포함)으로는 ▲정서적 학대가 2,235건(38.3%)으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1,430건, 24.5%) ▲방임(1,087건, 18.6%) ▲경제적 학대(526건, 9.0%)가 뒤를 이었다. (2014 보건복지부, 잠정치)
이에 반해 학대에 대한 노인들의 반응은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를 경험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절반이 채 안 되는 40.7%가 ‘노인보호전문기관·경찰·주민센터 등에 신고한다’고 응답했으며, △‘참는다(36.3%)’ △‘가족이나 이웃에 도움을 청한다(22.5%)’ △‘기타(0.6%)’ 순으로 나타났다. (2012 보건복지부,‘2011 노인실태조사’)
인 의원은 “노후 복지를 국가가 담당하는 서구 복지국가와 달리 우리 사회에서는 자녀가 부모의 노후를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스트레스가 윤리 규범의 해이와 맞물려 노인 학대라는 비극적인 결과를 낳았다.”면서 “노인 학대 문제를 개인의 영역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서 다시 인식하고, 노인복지를 위한 재원을 충분히 마련하는 등 대대적인 노인복지정책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