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피해자 긴급대책마련 및 활동지원 24시간 공약이행 촉구 기자회견’ 열려

지난해 4월부터 서대문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혜영 씨는 지난 3월, 장애인복지카드를 분실해 서울의 한 동사무소에서 복지카드 재발급을 신청했다.

장애인복지카드를 재발급 받기 위해서는 장애등급을 재심사해야한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재심사에서 안 씨는 장애등급 4급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안 씨는 갑자기 장애인콜택시도, 전동휠체어도, 활동지원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게 됐다.

18일 청운효자동 주민 센터에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계단체는 장애등급제 피해에 대한 긴급대책마련과 활동지원 24시간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안 씨도 함께 자리해 장애등급 하락으로 복지서비스를 받지 못해 일상생활에 ‘적신호’가 올 것이라며 장애등급제 폐지 촉구 목소리를 높였다.

▲ 장애등급피해자 안혜영 씨.
▲ 장애등급피해자 안혜영 씨.
‘모야모야 병’으로 뇌병변장애가 있는 안 씨는 왼팔과 두 다리가 마비돼 오른손만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전동휠체어 없이는 이동이 전혀 불가능하고, 모든 생활 영역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지만 장애등급심사센터에서는 이러한 안 씨에게 장애등급 4급 판정을 내린 것.

안 씨는 “장애등급 4급이 되면 전동휠체어는 물론이고 장애인콜택시도 지원 받지 못해 학교생활도 하지 못한다. 또한 아침마다 출근 준비를 해야 하는데, 보통 2시간 이상 어머니나 오빠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덩치가 큰 편이라 이제는 어머니께서 허리와 손목이 아프셔서 도와주실 수 없다. 이렇게 살다가 결국 나는 장애인거주시설에 갇혀 평생을 살게 될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아 가족에게 피해 주지 않고 당당하게 지역사회에 참여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장애계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한 장애등급제 폐지는 자립생활을 꿈꾸는 많은 장애인들을 위해서 신속히 이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상상행동 마실 장애와여성 마실 김광이 대표는 “지난해 3월 강원도 한 장애인이 자살했다. 그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이야기는 ‘나는 한 포대의 쌀이 아닌 자립을 원한다’였다.”며 “이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가족에게 ‘짐’으로 살아가길 원하지 않고 장애인거주시설에 갇혀 살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가난한 장애인들이 죽어가는 것을 모르지 않을 텐데 왜 장애인들을 억압하고 방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세월호 참사로 국민들의 안전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장애인들에게는 제도를 만들어놓고 그 틀 안에서 장애인들의 삶을 삭제하고 있다. 장애등급제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복지제도인가.”라고 규탄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최용기 대표는 “얼마 전 故 송국현 동지가 활동지원서비스가 필요해서 장애등급심사를 받았는데, 장애등급심사센터 측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3급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故 송 씨는 결국 장애등급 때문에 홀로 화마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고 분개했다.

이어 “장애등급제는 당연히 폐지돼야 하고 장애인들은 원하는 만큼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아야 한다.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당시 공약이기도 하다. 왜 아직까지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뒤 장애계단체는 장애등급 피해자에 대한 긴급지원대책 마련과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청와대 민원실에 제출하려고 이동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찰측과 충돌해 참가자 중 1인이 발목의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 기자회견을 마친 뒤 참가자들이 장애등급 피해자에 대한 긴급지원대책 마련과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청와대 민원실에 제출하려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 측과 충돌해 이 과정에서 참가자 중 1인이 발목에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 기자회견을 마친 뒤 참가자들이 장애등급 피해자에 대한 긴급지원대책 마련과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을 촉구하는 요구서를 청와대 민원실에 제출하려고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찰 측과 충돌해 참가자 중 1인이 발목의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