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故오지석 씨 추모제 및 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 촉구 결의대회 열어

장애계단체가 활동보조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호흡기가 떨어져 목숨을 잃은 故오지석 씨를 추모하고, 부족한 활동지원서비스로 인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활동지원서비스 24시간 보장을 촉구했다.

장애계단체는 17일 종로 보신각 앞에서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사각지대 피해자 故오지석 씨 추모제 및 활동보조 24시간 쟁취 전국결의대회’를 가졌다.

중증장애인 故오 씨는 지난 4월 16일 ‘2014년 402장애인대회’에 참석한 뒤 오후 5시 경 귀가해 활동보조인이 퇴근하고, 어머니가 집 앞으로 물리치료를 받으러 간 사이에 사고를 당했다.

故오 씨는 오후 5시 45분 경, 자신이 사용하던 인공호흡기에 이상이 생겨 15분 만에 구급대원들이 도착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47일 만인 지난 5월 1일 새벽 2시 50분경 숨을 거뒀다.

故오 씨는 호흡기 없는 짧은 순간에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중증장애인이었지만,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는 이유로 활동지원서비스를 월 118시간, 하루 평균 4시간밖에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장애계는 보호자가 있는 장애인의 경우, 중증장애인의 책임을 정부가 아닌 보호자에 돌리는 무책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근육장애인협회 이수연 팀장은 “왜 장애인 가정은 활동지원서비스가 모자라서 장애성인을 돌봐야 하는가. 왜 장애인 수발에 지치고 생활고에 시달려 자신의 핏줄을 데리고 죽음을 선택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만들고 있는가.”라고 비탄했다.

이어 “우리는 대한민국 헌법에 기반해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가 있다. 왜 헌법에도 명시돼 있는 사항을 지키지 않는가. 박근혜 정부는 어서 빨리 대선 당시 내걸었던 공약을 지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계속해서 ‘예산’과 ‘실태조사’를 운운하며 활동지원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더 이상 활동지원서비스가 부족해 목숨을 잃는 장애인이 없도록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했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찬오 소장은 “활동지원서비스의 부재는 호흡기를 착용하는 장애인에게는 5분도 있어서는 안 될만큼 생명권과 직결돼 있다.”며 “현재 많은 장애인들이 활동지원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해 목숨을 잃고 있지만,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장관은 예산 탓을 하고 3년째 실태조사 뒤 대책을 수렴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 故송 씨의 어머니 송점순 씨.
▲ 故송 씨의 어머니 송점순 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는 “우리가 복지부에 가서 ‘구질구질’하게 대화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부장관이 직접 이들을 만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활동지원서비스는 지방자치단체의 일이 아닌 정부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즉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추모제에 참석한 故오 씨의 어머니 송점순 씨는 “오늘 분향소에서 아들을 만나고 왔다. 지석이도 오늘 이렇게 자리에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하는 것 같았다.”며 “앞으로 장애인들이 지석이처럼 혼자 죽어가지 않도록 활동지원서비스를 24시간 보장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참가자들은 결의대회를 마친 뒤 오후 4시 30분경 故오 씨의 49재를 지내기 위해 광화문 해치마당 쪽으로 이동했으나, 경찰 측에서 불법집회를 이유로 이들에게 해산명령을 내리며 충돌했다.

경찰과 장애계 단체는 1시간 30분 가량 대치한 뒤 장애계 측에서 집회 허가를 받고 오후 6시 10분경 인도를 통해 광화문 방향으로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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