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꽃동네, 거대 장애인 수용시설…교황 방문 반대”
장애계 “꽃동네, 거대 장애인 수용시설…교황 방문 반대”
  • 정유림 기자
  • 승인 2014.08.1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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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동네 거주 탈시설 장애인 모임 및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은 15일 명동성당 앞에서 교황의 꽃동네 방문 취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꽃동네 거주 탈시설 장애인 모임 및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은 15일 명동성당 앞에서 교황의 꽃동네 방문 취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거리마다 건물마다 턱을 만들어 놓고, 장애인이 갈 데가 하나도 없게 만들어 놓고 ‘거 봐라 장애인이 갈 데라고는 꽃동네뿐이잖아’라고 말하는 억지가 세상에 어디 있나요? 교황님, 꽃동네 가지 마세요. 장애인이 어디든 갈 수 있게 따로 살지 않고 함께 살 수 있게 만들어요.” -26살 다운이와 꽃동네에서 26년 살았던 명자 언니가 교황님과 모두에게 보내는 편지 中

꽃동네 거주 탈시설 장애인 모임 및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은 15일 명동성당 앞에서 교황의 꽃동네 방문 취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장연은 ▲지난 5월 22일 주한교황청 대사관에 꽃동네 방문 반대 의견서를 전달하는 기자회견을 ▲6월 10일에는 교황청에 꽃동네 방문 반대 서한 우편발송 ▲지난 6일 명동성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염수정 추기경에게 직접 서한문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모두 전달하지 못했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 박옥순 사무총장 등이 프란치스코교황방한준비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와의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명동성당을 방문했다가 수십 명의 명동성당 직원과 경찰이 제지했고, 박경석 대표는 사지가 휠체어와 분리돼 끌려나오며 허리를 다쳐 응급실로 후송되기도 했다.

또 이 과정에서 활동가 임영희 씨는 명동성당 입구 차량 차단봉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남대문경찰서로 연행돼 구금됐으며, 임 씨는 15일 오전 만 이틀이 지나서야 풀려났다.

한편 15일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장애인 대규모 수용시설 ‘꽃동네’ 방문을 계획한 바로 전날로, 경찰은 오전부터 명동성당 앞 보도를 둘러싸며 장애계의 기자회견을 막아서기 시작했다.

곧이어 낮 12시 30분경부터는 참가자들과 경찰의 충돌이 시작됐으며, 기자회견은 예정보다 10분이 지나서야 진행됐다.

전장연 박경석 대표는 “꽃동네는 한국의 대표적인 장애인 대규모 수용시설로서 이사장인 오웅진 신부와 친인척 등의 명의로 전국 각지에 보유한 부동산이 400만 평이 넘으며 한 해 지원되는 정부예산만 380억 원에 이른다.”며 “이러한 꽃동네를 교황이 방문하는 것은 끝까지 버려진 장애인을 만난다는 교황방한준비위원회의 취지 설명과는 달리, 사유화된 거대 복지권력을 더욱 공고하게 하는 의미만 남길 것이며, 국제 장애계의 흐름과도 맞지 않는 행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꽃동네 탈시설 당사자의 편지 낭독과 현장발언이 이어졌으며, 경찰은 이날 기자회견 내내 활동가들을 채증하는 한편 기자회견의 마지막 순서인 부복기도(신부님들의 사제서품식이나 수녀님들의 종신서약에서 행해지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세) 퍼포먼스까지도 제지했다. 

전장연에 따르면 지난 14일과 15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장애인 수십여 명이 타박상을 입었으며, 이들은 교황의 꽃동네 방문이 진행된 뒤에도 선전전 등을 통해 이에 대한 부당함을 시민에게 알린다는 계획이다.

▲ 경찰이 기자회견을 채증하는 모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경찰이 기자회견을 채증하는 모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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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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