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3일,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반 지하 연립주택에서 홀로 있던 故 송국현 씨(53)가 화재로 중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나흘 만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타인의 도움 없이 걷는 것이 어렵고 언어장애가 심해 구조 요청조차 할 수 없었지만, 장애등급이 3급이라는 이유로 활동지원제도를 신청할 수 없어 홀로 화마와 싸워야 했던 故 송국현 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6일 동안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의 집 앞을 찾아가 공식사과와 활동지원 신청자격 폐지 등을 외치며 항의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복지부는 전장연에 지난 4월 29일자로 공문을 보내 내년으로 예정돼 있던 활동지원제도 신청자격 확대를 올해 내로 앞당겨 시행하기 위해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지난 5월 문형표 장관 역시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와의 면담에서 ‘책임지고 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달 초 정부가 발표한 제1차 사회보장기본계획에서 신청자격 폐지가 2015년부터 단계적 시행이라는 당초 계획이 유지된 내용으로 공개되면서 복지부와 문 장관의 약속이 사실상 파기돼 장애계가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에 전장연은 지난 22일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부의 공문과 약속이 휴지조각처럼 폐기됐다며 날선 비판을 보냈습니다.

INT-최재민 활동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장애인활동보조지원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서 마음 졸이는 장애 3등급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현실이 있는데 도대체 무슨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특히 복지부 관계자가 최근 한 토론회에서 활동지원 신청자격 폐지의 시기가 미뤄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예산관련 부처와의 협의가 어렵다고 밝히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INT-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관계자 (지난 21일, 장애등급제 폐지 관련 토론회 중)
(39‘23“~39’38”)기획재정부와 계속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금년 내에 하기 위해서 협의를 진행 중인데, 이 부분이 결론이 나지 않다 보니까요. 아무래도 여러 가지 부처의 입장에 따라 다른 부분이 있다 보니 늦어지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필요가 아닌 장애등급으로 활동지원제도를 제한하고 있는 신청자격의 폐지가 당장 시급하다는 장애계와, 예산을 이유로 한 발 물러선 정부. 시간은 흐르고, 그 속에서 장애인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한 하루를 견디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