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성명서

인권피해 당사자 장애인의 재판참여과정에서의 2차피해를 고발한다

거주장애인에 대한 폭행과 가혹행위등 인권유린으로 국가인권위로부터 고발된 인강원 관련자들에 대한 재판과정에서 벌어진 심대한 인권침해 상황에 대해 우리는 사회적 고발을 통해 호소한다.

인지적인 부분에 있어 발달장애인으로서 시설내 열악한 인권실태에 의해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당사자로 이에 대한 사법적 조치와 보호를 받기 위해 마련된 9월 29일 피해증인 출석 첫 번째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피해 장애인의 인권에 대해서 가히 상상도 못할 일이 발생하였다.

재판정은 이 사건의 피해자가 지적장애인들이라는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 장애인들의 증인 출석에 대한 어떤 조치와 배려도 없이 재판을 진행하였으며, 폭행 피의자와 얼굴을 대면한 채 약 90분간 쉼없는 질문과 응답을 강요하는 등 증인으로 출석한 장애인에 대해 가히 인권유린적이라고 할 만큼의 충격적인 재판을 진행하였다.

가해당사자로 구속된 종사자가 선임한 변호인은 "숫자를 세어보라" "지금이 몇 월이냐?" "현재 계절이 언제인지 아느냐?" 등의 장애에 대한 낙인화된 질문의 발언으로 피해자인 지적장애인의 인권을 보호하기는 커녕 존재감조차 느낄 수 없는 인권감수성으로, 지적장애인의 진술자체가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 반인권적인 행태를 저질렀다. 특히 그 자리에는 장애인을 자녀로 둔 부모와 가족들도 자리하고 있었으며 이와같은 재판과정을 목격함과 동시에 참담한 마음에 울분을 삭힐 수 밖에 없었다.

이날은 대한민국 사법체계 현장이 인권 유린을 당한 장애인에 대한 인권감수성이 최하의 수준이라는 것이 증명되었고, 장애인 인권유린에 대해 엄벌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달라고 최후의 보루로 의지해야 할 재판정에서 오히려 증인으로 나온 피해 장애인이 보호받지 못하고, 가해자측과 대면하는 등, 철저하게 인권유린을 당하는 것을 목격하게 된 현장이 되었다.

인강원 사태는 제2의 도가니 사태라고 할 만큼 사건 발생 초기부터 사회적 관심이 높을 뿐 아니라, 이번 기회에 일부 장애인 생활시설에서 벌어지고 있는 장애인 인권유린에 대해 서울시 또한 강력한 행정 집행 실시를 통한 의지표명으로 본 사태를 해결하려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인권을 보호할 힘이 부족한 지적장애인이 상처를 받는 법적인 절차는 이들에게 폭행을 가한 피의자와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이와같이 보호받지 못하고 피해를 당한 인권유린 당사자가, 보호받고자 의지하고 있는 사법절차에서 조차 인권이 보호받지 못하고, 오히려 가해자의 혐의를 벗기 위한 도구로 지적장애가 이용되는 반인권적인 행태가 자행된다면 결코 장애인의 인권은 대한민국 법체계 밖에 존재하는 외계일 뿐이다.

이에 이번 인강원 인권유린 사태의 바른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는 장애계를 비롯한 우리 시민사회는 향후 인강원 재판과정에서 피해 장애인들의 인권이 보호받지 못하는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하고도 실효적인 조치를 취해줄 것을 다음과 같이 요청한다.

1. 본 인강원 인권유린 사건 담당 재판부는 피해당사자인 장애인의 재판과정 참여시 장애인의 인권보호를 위해 철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

2. 서울시는 서울시민임과 동시에 사회적 약자로서, 제도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장애인들이 서울시의 부실한 관리감독하에서 발생한 시설내 인권유린에 이어 재판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력과 지원의 조치를 취하라.

3. 만약 이와같은 우리의 요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재판과정에서 다시금 1차적인 인권피해를 당한 장애인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책임을 물을 것이다.

2014년 10월 1일

도봉구의회 이영숙의원, 강철웅의원, 유기훈의원, 나야장애인권교육센터, 도봉구장애인권리찾기네트워크, 도봉노적성해장애인자립생활센터, 도봉민생상담소, 사람사랑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서울복지시민연대,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서울DPI, 일촌공동체, 의정부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사회복지지부, 재단법인 동천,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한국장애인연맹(DPI), 함께가는도봉장애인부모회,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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