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장애인협, ‘일상의 삶으로’ 주제로 ‘2014 척수장애인 국제세미나’ 열어

한국척수장애인협회에서는 척수장애인의 신속하고 보다 안정된 환경에서의 사회복귀를 위해 ‘일상의 삶으로’라는 주제로 ‘2014 척수장애인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해외 재활치료 사례 발표 및 해외 사회 복귀 체계를 소개하는 시간과 함께 한국척수장애인협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척수장애인 사회복귀프로그램 ‘일상의 삶으로’를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치료 중심 재활’에만 ‘올인’하는 한국… 사회복귀 위한 변화 필요

▲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재활의확과 이상헌 교수.
▲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재활의학과 이상헌 교수.
이날 참가자들은 ‘치료 재활’ 에만 집중돼 있는 국의 척수장애인 재활프로그램들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재활을 마친 뒤 사회 적응은 물론, 나아가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는 사회복귀 프로그램의 개발이 결여돼 있다는 데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재활의학과의 이상헌 교수는 영국과 미국 등 해외의 척수장애인 재활프로그램을 설명하며, 선진국의 경우 척수장애인의 사회복귀에 큰 중점을 두고 있음을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현재 영국은 척수장애인의 사회복귀를 위해 척수장애인협회, 스코틀랜드 척수장애인 협회 등 5개 단체로 구성된 비정부기구 연합체가 영역별로 사회복귀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영국은 현재 총 11개의 척추손상센터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 곳에서는 퇴원예정자 주거방문 프로그램, 주택 개조 및 재활보조기기, 가족지원, 스포츠 활동 지원, 척수장애인단체를 통한 동료상담, 운전재활프로그램과 기타 지원, 척수환자 교육프로그램 등의 사회복귀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 spimal injury together(SIT) 영역별 서비스 내용. ⓒ한국척수장애인협회
▲ spimal injury together(SIT) 영역별 서비스 내용. ⓒ한국척수장애인협회
더불어 영국의 스톡멘디빌 척수손상센터(National Spinal Injuries Center, Stoke Mandeville)에서는 12인의 척수장애인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동료상담을 진행, 척수손상의 초기와 사회복귀까지의 상담을 책임진고 있다.

이 교수는 이처럼 영국의 척수장애인 재활프로그램의 경우 척수장애인이 사회복귀를 했을 때 당면할 수 있는 문제들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지만, 한국의 재활프로그램은 오히려 척수장애인을 사회와 단절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척수장애인이 재활을 마친 뒤 또 다시 병원에 입원시키는 등 치료 중심의 재활에 치우쳐져 있는 한국과 달리 영국은 척수장애인이 퇴원을 해서도 사회와 단절되지 않도록 사회 복귀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역시 노력은 하고 있지만 많은 환자들이 이러한 혜택이 필요해도 서비스가 준비돼있지 않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이 교수는 △국비와 민간후원금으로 운영하고, 휠체어스포츠, 문화 및 레저, 장애물 없는 환경개선, 출판물, 법률상담, 동료상담 등을 통해 척수장애인의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스위스 △척수장애인 재활보조공학기기, 일상생활동작, 이동, 성관련, 주거환경개선 등 척수장애인의 사회복귀와 관련된 학습을 하도록 하는 미국의 재활센터들을 소개하며 사회복귀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척수장애인 재활, 이제는 ‘일상의 삶’ 중시해야

▲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최혜영 센터장.
▲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최혜영 센터장.
또한 이날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최혜영 센터장은 지난해부터 새롭게 실시하고 있는 척수장애인 사회복귀 프로그램 ‘일상의 삶으로’를 소개했다.

최 센터장은 우선 한국의 척수장애인 재활프로그램 중 사회복귀 관련 프로그램의 결여를 강조하며 사회복귀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센터장은 “현재 한국은 척수장애인의 특수성에 맞춘 사회복귀 프로그램 서비스가 부족하다.”며 “치료 중심의 재활병원과, 모든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복지관의 체험홈 등의 프로그램이 신체적 변화 등 특수성을 갖고 있는 척수장애인들을 포용하기에 부족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뉴질랜드나 영국처럼 전문적인 척수장애인 재활프로그램이 구축된 병원에 없다. 이에 대한 필요성을 알면서도, 재정문제 인식부족으로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만약 척수전문센터가 운영된다면 일상생활 복귀하는데 의료비절감과 사회인력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한국척수장애인협회
▲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최 센터장이 위와 같은 설명과 함께 제시한 한 사례에 따르면 척수장애인의 경우, 병원에서의 의료적 재활에만 집중해 자기부담비 3,100만원, 국가부담비 9,300만원 총 1억2,400만 원의 의료 부담비가 나왔다.

반면 동료상담 프로그램 등의 사회복귀프로그램으로 입원기간을 줄이고, 일상 생활에 빠르게 적응한 척수장애인의 경우, 자기부담비 900만 원, 국가부담비 2,700만 원 총 3,60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사회복귀프로그램의 도입으로 약 8,800만 원의 의료  절감 효과를 본 것.

이처럼 해외의 사회복귀프로그램을 본 따 실시한 한국의 사회복귀프로그램은 총 8인의 척수장애인 및 재가장애인이 참여하며, 총 4주 프로그램으로, 직업 상담, 일상생활훈련, 생활체육, 밥 짓기, 성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1주일 단위로 진행된다.

최 센터장은 “현재 사회복귀프로그램은 4기가 입소 중에 있으며, 1기의 경우 여성 2인 중 1인이 취업에 성공했고, 1인은 현재 직업 교육 중에 있다.”며 “2~3기에서 한 남성은 자립에 성공하는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일상의 삶으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내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는 이 기간 동안 체계적인 운영을 통해 3년 뒤에는 사회복귀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한국척수장애인협회는 1년차에는 중증장애인 일상 복귀 프로그램 ‘Back to the Community' 진행을, 2년차에는 프로그램 진행 및 프로그램 개발 연구를, 3년차에는 지침 제작 보급 및 프로그램 정착화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최 센터장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준비된 사회복귀를 해서 중증장애인이 사회복귀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검증해서 전국적으로 사업 확대해서 일상생활 코치를 직업 창출하는 데 있어서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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