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손·발톱이 뜯기는 사고, 아무도 몰랐다”
“내 아이의 손·발톱이 뜯기는 사고, 아무도 몰랐다”
  • 박광일 기자
  • 승인 2014.12.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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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특수학교의 안전사고 지침서… 부족한 전문보조인력

발달장애학생이 손·발톱이 빠지고 뜯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학생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학교측이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발견 및 부모에게 알리지 않아 방임·방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모 학생의 부모는 지난 10월 24일 수학여행에서 돌아 온 부모는 김 학생의 손·발톱이 빠지고 뜯겨진 것을 발견했다.

평소 김 학생은 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거나 새끼손톱으로 몸을 긁는 행동 특성이 있었기에 그만큼 손·발톱 부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그러나 김 학생이 다니는 주간보호시설에서도 학교에서도 부상의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중요한 것은 학교측이 수학여행 당시 김 학생의 부상을 발견하고도 전문 치료없이 소독제와 거즈로 간단한 응급처치만 한 채 이를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것.

김 학생의 부모는 뒤늦게 주간보호시설의 연락을 받고 알았다며 “왜 학교가 이 사실을 우리에게 알리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분개했다.

이에 김 학생의 부모는 피해사실을 알고도 방치한 학교측의 책임과 장애학생 보조인력부족에 대한 서울시 교육청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이하 장추련)는 지난 15일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수학여행사고! 아무도 못봤다... 밤사이 혼자 고통받았을 우리아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학생 어머니는 “학교는 사고 사실을 우리에게 알리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학교측에 연락했다.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학교의 안일한 대처에 화가 난다.”며 “어떻게 사고 이후 선생님들이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고 제대로 된 치료도 하지 않은 채 귀가시켰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지금부터 내 아이뿐만 아니라 모든 장애학생들을 위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그리고 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확실하게 따지고 넘어 가겠다.”며 “또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장애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환경 개선하기 위해 특수교육 보조원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방안을 교육청과 학교측이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참석한 장추련 박김영희 공동대표도 뚜렷한 대책이 없는 학교측과 서울시 교육청을 질타했다.

박김 공동대표는 “지금도 학교에서 부당함을 당하면서도 혹시나 맡겨진 우리아이에게 불이익이 될까 노심초사하며 말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다.”며 “단지 우리 아이가 가진 장애가 죄니까 장애 때문에 감수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서 참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분명 이 사고에 책임자인 학교측 책임자와 교육청의 사과와 장애학생의 안전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지원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턱없이 부족한 전문보조인력… 사회복무요원은 대체인력 아니야

한편, 학교측은 이번 사고에 대한 미흡했던 대응을 인정했다. 또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안전지침서와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애계와 부모는 비단 이번 사건만이 문제가 아니라 전문보조인력이 부족한 문제를 지적하고, 이는 방임 방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학생의 경우 부담임 선생님 1인당 학생 3인이 한 조가 돼 숙소를 썼다. 그리고 보조인력으로 사회복무요원 1인이 추가로 배정됐다.

하지만 전문보조인력이 아닌 사회복무요원이 24시간 관찰 및 보호가 필요한 발달장애학생을 맡기에는 장애특성에 대한 이해부족 등 전문성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당일 장추련 박김영희 대표와 관계자들, 김 학생 어머니와 해당학교 학부모들이 서울시 교육청 장학사와 면담을 가졌다.

학부모들은 현재 전국의 특수학교 대부분 학생 수에 비해 보조인력 수가 턱없이 부족할뿐더러 심지어 전문성이 떨어지는 사회복무요원 또는 자원봉사로 인원을 대체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교육부의 ‘2014 특수교육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특수학교 학생 수는 2만5,288인이다. 사회복무요원과 자원봉사자를 제외한 전문 보조인력은 총 9,147인으로, 보조인력 1인당 장애학생 약 2.76인을 맡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이 보조인력 1인당 1.6인을 맡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에 서울시 교육청 장학사는 “부모님들이 여기 오신 이유가 근본적인 문제인 장애학생들의 교육환경개선을 위해 온 것으로 안다.”며 “이번 안전사고 이면에는 충분한 보조인력이 확대돼야 한다는 것도 공감한다.”고 인정했다.

이어 “현장에 투입돼야 할 전문인력인 특수교육 보조원 수가 수요대비 공급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앞으로 특히 인력확충 부분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해당학교의 지침서를 만들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전체학교도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학부모들은 학교측의 안일한 대처와 유명무실했던 학교의 행정보고체계를 비판했다.

학교측은 담임교사, 부담임 교사, 보조인력이 알았음에도 그 당시 함께한 총괄 선생님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돌아와서도 어머니가 연락해 학교 교장이나 다른 교사들이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학교의 장애학생을 둔 한 어머니는 “담임선생님과 책임자가 있었을 것인데 보고체계가 안 지켜졌다. 그 자리에 있던 교사 개인의 책임만을 묻고자 하는게 아니라 학교 자체가 가해자.”라며 “사건 이후 대책없는 학교와 서울시 교육청을 보면 이 또한 방임방치다.”라고 분노에 찬 목소리를 더했다.

이어 “모든 책임이 담임 선생님한테 몰아가는 것 같다. 분명 총괄선생님이 있으면 학생들이 자기전에 점검을 했어야 했고 교장이나 교감도 점검했어야 했다.”며 “뒤늦게 김 모 학생 어머니의 연락을 알았다는 사실에 더욱 어이가 없다. 학교의 행정체계에 확인절차가 없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에 서울시 교육청 장학사는 “해당학교의 행정보고체계나 학교대응방안에 대해 지침서를 만들어 강구하고 분명히 관리감독을 하겠다.”고 답변했다.

현재 학교측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안전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지침서와 대책 마련을 위해 학부모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한편 이날 해당학교 학부모들은 서울시 교육청 장학사에게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