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62.4% 부채 보유… 21.7% 연이율 20% 이상 고금리 대출 이용

서울 거주 저소득층 1,005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62.4%가 부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또 이들 가운데 5인 중 1인(21.7%)꼴로 현재 연이율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 18.6%는 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정규직보다는 일용직 또는 자영업자가, 30대~40대보다는 50대로 갈수록 신용불량 경험 비율이 더 높았다. 17.1%는 전화나 문자 등을 통한 채권 추심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서울시복지재단은 희망플러스통장·꿈나래통장 가입자 1만5,000여 명(9월 기준) 중 1,005인을 무작위로 뽑아 설문·면접 조사한 ‘서울시 저소득층 금융서비스 욕구 및 이용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는 월 가구소득별로 100~150만 원(37.4%)과 100만 원 이하(32.4%)에 주로 분포돼 있었으며, 고용 형태는 임시직(27.2%), 정규직(25.7%), 일용직(17.0%) 순이었다.

희망플러스통장과 꿈나래통장은 서울시가 저소득층의 자산형성 지원과 자녀 교육비 지원을 위해 시행 중인 매칭저축 프로그램으로, 참가자 중 약 20%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이며 나머지 80%는 최저생계비 기준 150%이내 소득자(차상위, 차차상위 계층)다.

서울시복지재단은 “서울에 살고 있는 저소득층에 대한 금융서비스 이용 현황을 분석,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서비스 지원정책 마련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이번 조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저소득층 절반 이상 부채 보유… 은행부터 대부업체까지, 다양하게 이용

응답자 중 부채가 있다고 답한 627인(62.4%)이 이용하는 대출기관은 ▲은행(61.4%) ▲보험회사(31.7%) ▲카드회사(25.5%) ▲벤처캐피탈·저축은행(11.8%) ▲상호금융(8.1%) ▲대부업체(2.9%) 순이었다(복수응답).

부채 보유자 중 연이율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부채 보유자는 21.7%(136인)로 나타났다.

이들의 채무 중 고금리 부채의 비중을 따로 집계해보니 △40.4%는 10% 미만 △31.6%는 10~20%라고 응답하는 등 10인 중 7인은 부채 중 고금리 부채의 비중이 20% 이내라고 응답했으며, 11%는 부채의 절반 이상이 고금리 부채였다.

대출자 중에서 대출상품을 2개 이상 이용하는 다중대출자 269인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어본 결과, ‘생활비(67.7%)’와 ‘주거비(62.1%)’가 필요해서라는 응답이 많았다. 연령이 높을수록 ‘자녀 교육비’를, 소득이 낮을수록 ‘의료비’를 대출 사유로 많이 언급했다.

특히 응답자 중 17.1%가 대부업체나 카드사 등 제2금융권 대출 기관으로부터 채권 추심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한 가운데, 추심 방법은 ▲전화(86.6%) ▲문자(52.9%) ▲가정방문(37.8%) ▲언어폭력(14.0%) 등 위협적인 상황을 겪은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복수응답)

반면 정부와 공공기관 등에서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운영하는 서민금융 상품을 이용한 저소득층은 8.9%에 불과했다.

부채가 있으나 서민대출을 이용하지 않은 응답자 528인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존재 자체를 몰라서(25.9%) △자격 요건에 맞지 않아서(25.8%) △나에게 맞는 상품이 뭔지 몰라서(22.9%) 등으로 응답해, 서민금융 상품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고 자격요건이 여전히 까다로워 저소득층에게 외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복지재단은 “부채 보유자 다섯 명 중 한명 꼴로 고금리 금융상품을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저소득층의 가계부채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지만 정부나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서민금융상품은 외면 받고 있다.”며 “서민금융상품의 지원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일자리와 연계한 금융서비스 제공과 사후관리 등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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