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난 19일 아동학대 간담회…“아동학대 체계 정비하겠다”

▲ 지난 19일 오후 서울 한국보육진흥원에서 열린 아동 어린이집 아동폭력 근절대책 추진 방안 현장 간담회.  ⓒ정유림 기자
▲ 지난 19일 오후 서울 한국보육진흥원에서 열린 아동 어린이집 아동폭력 근절대책 추진 방안 현장 간담회. ⓒ정유림 기자

최근 잇따른 아동학대 사건이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아동 학대 정황이 발견된 어린이집은 평가 인증에서 0점을 받아 ‘불인증’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보육정책 집행 공공기관인 한국보육진흥원은 지난 19일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어린이집 아동폭력 근절대책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주최로 보육진흥원 6층 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복지부 문형표 장관과 학부모, 보육 전문가,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등이 참석했다.

▲ 한국보육진흥원 이재인 원장.  ⓒ정유림 기자
▲ 한국보육진흥원 이재인 원장. ⓒ정유림 기자
보육진흥원 이재인 원장은 “현행 제도를 보면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도가 점수의 상향 편중으로 질적 변별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며 “아동학대의 예방지표를 좀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현행 인증시설의 점수분포를 보면 ▲95점 이상 46.1% ▲90~95점 미만 36.2% ▲85~90점 미만 14.2% ▲80~85점 미만 3.2% ▲80점 미만 0.3%로, 90점 이상이 전체의 80%를 상회하는 실정이다.

이 원장은 “올해 4월 현장 관찰부터 당일 영유아 학대 상황이 발견되는 경우 0점을 부여하고 불인증 처리할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시범사업 결과 분석을 통해 추가지표 도입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추가 지표에는 △어린이집에서의 체벌 금지 △영유아 학대 예방지침 수립 △보육 교직원의 영유아 학대 예방을 위한 책임과 역할 숙지 △영유아 학대 예방 교육 의무 실시 등이 포함된다.

보육진흥원은 또 평가 인증 과정에 부모참여를 도입하기 위해 부모 참관단 1명을 포함, 심의 시 가점 또는 감점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가가 반드시 관리해야 할 필수 분야(아동학대 예방, 차량, 급식, 시설 안전)에 대해 ‘안전 인증제’를 도입하는 한편, 3급 양성과정의 신규 배출을 제한하는 등 보육 교직원의 자격제도도 개편하기로 했다.

현재 보육교사 3급 자격증은 고졸 이상의 학력을 갖춘 뒤 교육훈련시설에서 65학점 이상 수료하면 취득할 수 있다.

아울러 보육실습 이수 시간을 확대하는 등 교사의 보육실습 및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자격취득 이전에 보육교사의 자질 및 인성 적합성을 확인할 수 있는 인·적성 검사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와 전문가들은 부모 참여형 어린이집 대책을 촉구했다.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는 서보경 씨는 “폐쇄회로(CC)TV 등으로 어린이집 학대를 예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부모가 어린이집에 가서 급식을 지원하는 등 어린이집 운영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인하대 아동학과 이완정 교수는 “부모가 원하면 언제든지 복도에서 수업 현장을 볼 수 있도록 상시 개방형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면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교사들의 임금을 현실화하고 직무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 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  ⓒ정유림 기자
▲ 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문형표 장관. ⓒ정유림 기자
경남대 유아교육학과 제경숙 교수는 “어린이집은 4년제 대학을 졸업했든, 사이버 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했든 모두가 1호봉.”이라며 “유치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급여를 높이고 전문성을 우대하면 수준 높은 교사가 양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립 백송어린이집 신래은 교사는 “2~4년 교육받은 교사와 비교해 1년 공부해 자격증을 쉽게 취득한 교사들은 자기의 상식을 우선하게 될 수밖에 없다.”며 “보육교사의 양성 과정을 전면 개편해야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 문형표 장관은 사회적 파장을 불러온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 아동 폭행 사건에 대해 “그동안 누적된 일들이 터져 나온 측면이 있다.”며 “뒤늦게나마 재발하지 않도록 평가인증을 비롯해 종합적으로 체계를 정비하고, 정부도 강한 의지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육교사의 자격증 취득을 현재의 학점 이수 방식이 아닌 국가고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동학대로 문제가 된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은 평가 인증에서 지난해 6월 100점 만점에 95.36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어린이집 원장은 문제가 불거지자 은폐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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