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반인권적 행사에 인권위가 거든 것이나 다름없어”

▲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는 '탈동성애 인권포럼' 일정.  ⓒ정유림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는 '탈동성애 인권포럼' 일정. ⓒ정유림 기자

‘동성애자 회복이 곧 진정한 인권 회복’이라는 주장을 제기하며 탈동성애운동에 앞장서온 ‘탈동성애인권포럼’의 세미나가 19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서 개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보수 기독교단체인 건강한사회를위한국민연대·선민네트워크·홀리라이프 등은 이날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제2회 탈동성애 인권포럼 세미나 “탈동성애 인권회복을 위한 국가의 역할은?”’을 개최했다.

‘탈동성애’란 동성애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로, 이른바 ‘탈동성애자’들은 ‘동성애는 선천적이지 않고 치유회복이 가능하기에 동성애자들이 동성애에서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지난해 11월 국회의원회관에서 ‘탈동성애 인권회복을 위한 대안’이라는 주제로 제1회 포럼을 가진바 있다.

이들 단체는 지난 1회 포럼에서 ‘동성애에서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신앙적 각성과 자신의 강한 의지가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라거나 ‘동성애를 벗어나고 싶어 절망에 빠져있을 때 OOO 목사를 만나 탈동성애의 과정을 걷게 됐다’ 등의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포럼의 주제인 ‘인권’을 얘기하기보다 ‘종교적 간증’에 치우쳤다는 것.

한편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이번 행사가 인권위에서 열리는 것에 대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인권으로 포장한 반인권적 행사에 인권위가 거든 것이나 다름없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인권위 배움터는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8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권시민단체의 공개 토론회 및 학술세미나 등에 한하여 개방하고 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이나라 활동가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단체의 행사를 인권위에서 개최한다는 것 자체가 개탄스럽다.”며 “이는 현재 인권위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보여준 사건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행동은 성소수자의 인권을 부정하고 혐오를 조장하는 활동들을 인권위가 사실상 지원하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인권위 배움터 대관 담당자는 “성소수자에 대한 의견은 현재 사회적 논란이 많은 부분인데, 이에 대해 인권과 반인권을 정확히 구분해 대관신청을 거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처음에 인권단체라는 명목으로 주관 단체가 신청을 했고, 행사의 실제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신청 요건만 갖추면 자체적으로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해 성소수자를 포함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입장을 펼친 최이우 목사를 비상임위원으로 임명하는 한편, 소속 변호사가 동성애 반대운동에 나섰던 법무법인 산지의 이은경 변호사를 인권위원으로 임명하면서 인권단체들의 지탄을 받은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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