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 지적·자폐성 장애학생들이 다니는 특수학교인 서울의 명수학교. 학교를 소유한 일가의 재산 다툼에 1년 전 문이 닫힐 위기에 처했었는데요. 다행히 학교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공립화가 미뤄지면서 학부모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정유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REP>> sync. 최 모 씨/ 명수학교 경영자 (지난해 4월)
“법원에서 나에게 임대료를 내라고 하니, 그러면 저는 어떻게 합니까. 저는 가지고 있는 게 이 땅밖에 없어요.”

지난해 초, 가족 간의 재산 분쟁이 학교 폐쇄 문제로까지 번졌던 서울의 명수학교.

1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학교 상황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저는 지금 서울 명수학교에 나와 있습니다. 명수학교는 지적·자폐성 장애학생 96명이 다니는 특수학교로, 전국 162개 특수학교 중 유일하게 개인이 운영하는 특수학교였는데요. 1년여 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신학기가 되는 3월에는 공립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명수학교를 인수한 후 다원학교로 이름을 바꿔 오는 5월 1일 개교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

교육청은 학교가 폐지된 후 공립학교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예산 114억 원을 지난해 7월 확보했지만, 설립 당시보다 학교 부지 내 땅값이 상당히 올라 재산 매수에 대한 합의는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INT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
“일단은 5월 1일 정도 (공립화) 예정하고 있고요. 공립화하게 되면 여러 가지 절차가 있어요. 재산 매수라든지 땅하고 건물, 저희가 매입을 해야 돼요, 그런 절차가 협의 중에 있고.”

공립화에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이유는 학교 내 행정 직원들의 고용 승계를 위한 법률 조항이 없다는 것.

현재 사립학교가 공립으로 전환 시 교원은 교육공무원법 및 동법 시행령에 따라 특별채용이 가능한 데 반해, 사무직원은 지방공무원으로 특별채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현재 고용된 직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INT 김문수 교육위원장/ 서울특별시의회
“교육부 장관 쪽에 일반 행정직들도 공무원으로 고용 승계가 될 수 있도록 요청을 해 놓은 상태고 이 부분을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신경을 써서 잘 해결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행히 학교 문을 닫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학교 내 어수선한 분위기는 감지됩니다.

모든 제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학교가 분반을 남녀 합반으로 구성해 버렸고, 혼란을 틈타 교사들이 학교를 대거 그만두면서 한 해에 많으면 1~2명 정도만 교체됐던 기간제교사가 올해 7명이나 바뀐 겁니다.

그동안 학교 운영 정상화를 위해 사투를 벌인 학부모들은 지칠 대로 지친 상황입니다.

INT 김행화/ 명수학교 학부모
“5월 1일자로 공립화가 된다고 해서 2개월 동안 3월, 4월은 붕 뜬 상태죠. 왜냐하면 공립화가 된다고 해도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식으로 얘기가 나오고 하니까 ‘될 것이다’라는 말로는 불안함이 있죠”

시 교육청은 5월엔 반드시 공립화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이제 기다릴 일만 남았는데요. 더 이상 장애학생의 교육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명수학교의 공립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영상취재: 최동경, 박우진/ 편집: 정제원>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