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보신각 광장서 제7회 여성장애인 폭력추방주간 캠페인 열려

▲ 여성장애인 폭력추방주간 캠페인에서 '다함께 발언'을 하고 있다
▲ 여성장애인 폭력추방주간 캠페인에서 '다함께 발언'을 하고 있다

지난 9일 여성장애인 폭력추방의 날을 맞아 서울 보신각 광장에서 ‘우리의 삶은 우리의 언어로 이야기 한다’를 주제로 제7회 여성장애인 폭력추방주간 캠페인이 열렸다.

여성장애인 폭력추방주간캠페인은 지난 2009년 4월 9일 서울역 광장에서 여성장애인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사회에 알리기 위해 시작된 활동으로, 매년 4월 둘째주를 여성장애인 폭력추방 주간으로 선포해 여성장애인에게 가해지는 각종 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이날 행사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여성장애인 성·가정폭력피해자보호시설 등 36개 기관으로 구성된 ‘여성장애인 폭력추방주간 캠페인 공동기획단’이 주최·주관했으며, 관계기관 단체장과 회원 등이 참석해 여성장애인이 처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배복주 공동대표는 ‘여는 발언’에서 “도가니 이후 장애인 성폭행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모으나 했지만 잠시 뿐이었다.”며 “오늘의 행사가 우리 사회의 차별과 억압 속에서 살아가고 여성장애인들에게 가해지는 성폭력 등의 심각성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캠페인을 보는 많은 시민들이 여성장애인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사회적 분위기 형성을 통해 정부와 각계각층 관계자들이 여성장애인을 향한 폭력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행사 주제인 ‘우리의 삶은 우리의 언어로 이야기한다’에 대해 “폭력을 당한 피해자는 사건에 대한 진술을 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확한 진술을 듣기 위해서는 피해 당사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진실만을 빨리 내놓으라고 할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주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대발언’에 나선 전국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협의회 유성임 상임대표도 성폭력으로 시설에 머물고 있는 한 여성장애인의 이야기를 전했다. 경찰은 성폭력 사건 진술과정에서 성폭력을 당한 시제가 정확하지 않았고, 진술이 오락가락 한다는 이유만으로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았다.

유 상임대표는 “피해를 당한 여성장애인은 가해자를 용서해주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진술과정에서 장애에 대한 고려 없이 이뤄진 수사로 인한 무혐의는 인정할 수 없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유영희 상임대표는 여성장애인 성폭력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과 제도가 문제일 수 있지만 가정 근본적인 것은 여성장애인을 향한 사회의 인식 때문.”라고 지적했다. ‘장애’가 있다는 것은 개인의 문제나 가족의 문제가 아니지만 여성장애인이 폭력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개인 또는 가족의 책임 부주의로 몰아가다보니 마치 여성장애인이 당한 폭력이 ‘장애’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본다는 것.

이어 “사회 인식의 변화가 없다면, 성폭행 예방을 위한 어떠한 처벌도 솜방망이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으며, “여성장애인이 더 이상 시혜의 존재가 아닌 권리의 주체가 돼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재형 부회장은 “나는 장애어린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통합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해 싸워 왔지만, 정작 내 딸이 앞으로 내가 보호할 수 없게 됐을 때 겪을지도 모를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여성장애인 폭력 추방과 권익 신장을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은 관계기관 단체장들의 발언에 이어, 여성장애인 폭력추방주간을 홍보하고자 보신각에서 을지로입구역을 거쳐 서울시청 광장까지 거리행진을 펼쳤다.  

▲ 여성장애인 폭력추방주간 캠페인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
▲ 여성장애인 폭력추방주간 캠페인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
▲ 여성장애인 폭력추방주간 캠페인의 첫 무대를 연 지적장애인 극단 '예그리나'
▲ 여성장애인 폭력추방주간 캠페인의 첫 무대를 연 지적장애인 극단 '예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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