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현 복지TV뉴스 객원해설위원
-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회장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장애인의 달 4월입니다. 장애인과 그 가족의 입장에서 볼 때,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쏠리는 서글픈 달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고용노동부는 장애인 고용률 저조기관 명단을 공표하고, 언론들은 일제히 “국내 대기업 장애인 고용 외면해”라는 타이틀로 뉴스를 내보내지만, 장애인을 단 한명도 고용하지 않고도 당당하게 “돈으로 때우면 되지”라고 말할 수 있는 유명 기업이나 국가기관들이 수두룩한 현실이 우리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지난 4월 2일은 세계 자폐증의 날이었지만, 자폐성 장애인은 중증장애인 1명을 채용하면 2명으로 인정해주는 ‘더블카운트' 제도가 있음에도, 잘못된 인식 때문에 장애인의 평균 고용률이 36.6%이나, 지체장애인 45.4%, 지적장애인 14.3% 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고작 0.6%로 장애인고용의 사각 지대에 놓여 있어 장애유형별 고용대책 마련도 매우 시급한 실정입니다.

최근 장애인채용을 꺼리던 국방부에서 올해 장애인 군무원을 총 75명 채용한다는 희망적인 소식도 들려오지만, 정부는 근본적으로 진정성을 갖고 장애인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사실 시각장애인은 적성과 관계없이 안마사가 돼야하는 잘못된 인식이 고착화된 우리현실에서는 ‘좋은 일자리’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는 미국의 성공적 사회적기업인 루비콘 프로그램의 캐치프레이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장애인이 자아를 실현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기본권이며, 이러한 권리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가족의 몫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가 맡아야 할 책무입니다. 장애인근로자의 입장에서 고용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하겠습니다.

<편집: 한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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