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이 지난 지금, 국가는 나를 ‘또’ 삭발시켰다”
“30년이 지난 지금, 국가는 나를 ‘또’ 삭발시켰다”
  • 김지환 기자
  • 승인 2015.04.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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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복지원 대책위,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및 피해생존자 삭발식’ 진행

부산시 북구 주례 2동 산18번지에 위치해 있던 ‘형제복지원’. 1960년 형제육아원으로 시작해 3,000여 명을 수용한 대규모시설로, 폭력을 비롯한 갖가지 인권 유린·침해가 이뤄졌다.

형제복지원 자체 기록만으로도 513인이 죽었으며, 최근 부산시설공단 영락공원 사업단에 따르면 1987년~1988년까지 2년간 형제복지원 출신 무연고 시신 38구가 부산시립공원묘지에 가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해 7월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 등 54인의 국회의원이 발의한 ‘내무부훈령에 의한 형제복지원 사건 등 진상구명과 국가책임에 관한 법률(이하 형제복지원 특별법)’이 안전행전위원회(이하 안행위)에 상정 된지도 10개월가량 흘렀다.

지난 2월 한 차례 법안소위에서 해당 법률이 논의된바 있지만, 당시 안행위 법안소위 의원들은 제정법이니 만큼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즉각적인 통과를 현재까지 미루고 있는 상황.

이에 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8일 국회 앞에서 즉각적인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형제복지원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 및 피해생존자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과 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내년 4월13일에 20대 총선을 통해 국회의원이 교체되며 법안통과가 사실상 힘들어질 것이라고 판단, 즉각적인 법안 통과를 촉구하며 형제복지원피해생존자모임 한종선 대표를 포함한 피해생존자 10인이 삭발을 강행했다.

▲ 이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10인은 즉각적인 형제복지원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삭발을 강행했다.
▲ 이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10인은 즉각적인 형제복지원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삭발을 강행했다.
대책위 여준민 사무국장은 “그동안 피해생존자들은 국가의 화답을 기다려왔다. 힘든 상황에서도 용기 있게 증언해 왔고, 수많은 언론 보도가 있었으니, 정부가 자발적으로 나서 진실을 밝힐 것이라 기대했다.”며 “하지만 안행위 간사인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의 의원실에서는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한데, 정부에서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여·야 의사일정 안건이 협의가 안 되고 있을 뿐 결정된 것은 없다’는 책임회피성 발언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날 삭발식에 참여한 한종선 대표는 “올해 안에 안행위 법안심사소위에 형제복지원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사실 피해생존자와 대책위 사회시민단체 등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돼 폐기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형제복지원은 사건은 벌써 30년이나 흘렀지만 아무것도 해결 되지 않았다. 1인 시위와 서명 운동 등 조용히 목소리를 내왔지만, 이제는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형제복지원 때 삭발을 했었던 우리가 다시 삭발하는 것은 엄청난 트라우마다. 하지만 만약 이러한 노력으로 형제복지원 특별법이 제정된다면, 우리는 이러한 상처를 참아내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대책위와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날 삭발로 인해 잘려나간 피해생존자들의 머리카락과 편지를 상자에 담아 국회에 전달했다.

▲ 이날 대책위와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날 삭발로 인해 잘려나간 피해생존자들의 머리카락과 편지를 상자에 담아 국회에 전달했다.
▲ 이날 대책위와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날 삭발로 인해 잘려나간 피해생존자들의 머리카락과 편지를 상자에 담아 국회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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