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에 가면, 수령 250년이 넘은 큰 나무에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세들어 살고 있다는데요. 자신의 양분을 나눠주며 작은 나무를 키우는 모습에서 주민들도 더불어 사는 의미를 새삼 깨닫고 있다고 합니다. 박고운 아나운서입니다.

한 시골마을 어귀에 수령 250년이 넘은 아름드리 왕버들나무가 자리 잡았습니다.

이 나무 몸통에 몇 해 전부터 여러 종류의 어린나무들이 세들어 살고 있습니다.

가까이 가 확인해보니 열매를 매단 벚나무와 산뽕나무, 꽃망울이 맺힌 쥐똥나무가 보입니다.

이곳에 둥지를 튼 나무는 팽나무, 올괴불나무를 합쳐 무려 열 종류.

마을 사람들은 나무들의 오랜 동거에 애틋한 마음까지 듭니다.

성상환 / 영동군 학산면 INT)
흔한 나무는 아니에요. (씨앗을)새들이 물어다가 놔서 별나무가 다 있어. (이 나무 보려고)관광버스 대절해서 엄청 많이 와. 막 두 대씩 세대씩 와서 이거 다 보고 인근 문화재도 보고 해요.

이곳으로부터 십여 킬로미터 떨어진 또 다른 마을.

벽오동나무 줄기에 어린 느티나무가 뿌리를 박았습니다.

이 특별한 동거가 시작된 지 벌써 10년 넘었습니다.

영동군은 이 나무들을 보호하고 관광 자원화 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정근 팀장 / 영동군 산림과 산림보호팀 INT)
이러한 나무를 마을 주민들이 귀하게 여겨 영동군에서는 2009년도에 보호수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앞으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은 서식하는 새나 다람쥐의 배설물에 섞인 씨앗이 싹을 틔워 자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스스로의 양분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나무를 통해 주민들은 더불어 산다는 의미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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