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한국 아동의 삶의 질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 열려

▲ 18일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2015 한국 아동의 삶의 질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 18일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2015 한국 아동의 삶의 질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최근 세계 어린이들의 행복도를 조사한 연구가 나오면서 ‘한국 어린이들의 행복도는 외국에 비해 매우 낮다’는 내용의 기사가 언론에 종종 보도되곤 한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GDP(국내총생산) 13위를 기록하며 경제적으로는 부족할 게 없어 보이는 한국. 한국에 사는 어린이들이 행복도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는 국제적 관점에서 한국 어린이들의 행복도를 살펴보고자 18일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2015 한국 아동의 삶의 질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15개국 대상으로 실시한 ‘아동의 행복감 국제 비교연구(the International Survey of Children’s Well-Being, ISCWeB, 이하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국제적 관점에서 본 한국 아동의 행복지표’라는 주제로 발표됐다.

연구는 아동의 행복과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15개국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국제연구다.

한국에서는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가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지난 2012년 아동 삶의 질 지수 개발 연구를 수행했고, 현재는 세이브더칠드런과 ‘Jacobs Foundation’의 공동지원을 받아 연구 중에 있다.

올해는 한국을 포함해 ▲영국 ▲독일 ▲노르웨이 ▲루마니아 ▲이스라엘 ▲터키 등 15개 국가에서 만 8세, 10세, 12세 어린이 5만2,141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가 실시됐다.

▲ 아동의 주관적 행복감 국가 비교 그래프.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한국. ⓒ세이브더칠드런
▲ 아동의 주관적 행복감 국가 비교 그래프. 빨간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한국. ⓒ세이브더칠드런

이날 발표된 연구 결과 중 ‘아동의 주관적 행복감 국가 비교’ 따르면 한국 어린이들의 주관적 행복감은 10점 만점 중 △만 8세 8.2점 △만 10세 8.2점 △만 12세 7.4점으로 12개국의 전 연령대랑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2개국의 연령별 평균은 각각 8.9점, 8.7점, 8.2점이었다.

한국 초등학교 5학년인 만 10세 기준으로 루마니아(9.3점), 터키(9.3점), 콜롬비아(9.2점) 등의 순으로 행복감이 높았으며, 한국은 최하위였다. 한국보다 경제발전 정도가 낮은 네팔(8.6점), 에티오피아(8.6점), 남아공(8.7점) 등은 한국에 비해 행복감이 높았다.

또한 한국 중학교 1학년인 만 12세 기준으로 루마니아(9.1점), 콜롬비아(8.8점), 노르웨이(8.7점) 순으로 행복감이 높았고, 한국은 최하위였다.

이어 ‘아동의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 국가 비교’에 따르면 한국 어린이들의 삶의 만족도 또한 다른 국가들의 비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만 10세 기준 8.3점, 만 12세 7.2점으로 삶의 만족도가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만 12세 기준 루마니아(9.3점), 이스라엘(8.9점), 노르웨이(8.8점) 순으로 삶의 만족도가 높았고, 한국은 최하위였다.

이번 연구결과 발표에 따라 대부분 국가들의 어린이들의 연령대별 행복감이나 삶의 만족도는 연령대가 올라가면서 낮아지고, 특히 한국 기준 중학교 1학년인 만 12세부터는 큰 폭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전 연령대에서 다른 국가들의 비해 행복감이나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연구의 책임 연구자인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살펴봐도 한국 어린이들의 행복감은 다른 국가의 어린이들보다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 어린이들의 행복감이 높을 것 같았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가족과 가정 △물질적 상황 △대인 관계 △지역사회 △건강 △학교 △시간 사용 △자신에 대한 만족 등 영역별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전 영역에서 한국 어린이의 만족도가 15개국 평균보다 낮았다.

이는 어린이의 행복도에 국가별 차이를 가져오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여가 ▲환경 ▲학습 ▲돈 ▲관계 ▲시간 선택의 자유 ▲자기 자신 등 7가지 요인의 영향력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조사 대상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자기 자신’과 ‘시간 선택의 자유’ 등의 요인이 어린이의 행복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었다.

이 교수는 “교육이나 돈이 행복과 상관관계가 높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선택의 자유나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 등이 상관관계가 높았다.”며 “결국 한국의 어린이들은 시간 선택의 자유와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행복도가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어린이들의 행복도를 교육, 물질의 풍요, 관계 등의 요인이 중요한 것으로 생각해 주목했지만, 이제 어린이가 행복한 사회를 위해서는 어린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와 어린이 자신의 삶에 어떠한 선택을 할 수 있는가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교수는 어린이들이 자율적으로 삶을 선택해 나아갈 수 있도록 어른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 교수는 “어린이들은 부모가 삶에서 선택할 여러 가지 것들을 정해주면 그렇게 살아야 경쟁에서 행복할 수 있다는 발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어린이들이 정작 이렇게 살아가다보면 성인이 돼 자신이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지 몰라서 결국 행복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여러 나라와 비교해 한국 어린이의 행복도를 살펴본 의미있는 자리’라고 평하며, 앞으로 다양한 요인뿐아니라 국가별 변수를 고려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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