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무장애통합놀이터 세미나 열려

장애와 비장애의 장벽 없이 어린이들이 함께 놀고 어울릴 수 있는 통합놀이터 증설에 대한 작업이 본격 착수했다.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이하 무장애연대)는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모든 어린이를 위한 무장애통합놀이터 세미나 ‘우리 놀이터에서 함께 놀자’를 개최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놀이터의 수는 6만4,494곳이다. 이 중 안전상의 이유로 일시 폐쇄된 놀이터는 지난 3월 26일 기준 1,813곳. 그러나 장애어린이가 접근 가능하고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공 놀이터는 실태 파악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 사회복지법인 엔젤스헤이븐 국내사업팀 유소영 팀장이 '사회복지현장에서 바라는 통합놀이터'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정유림 기자
▲ 사회복지법인 엔젤스헤이븐 국내사업팀 유소영 팀장이 '사회복지현장에서 바라는 통합놀이터'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정유림 기자
국내에서 장애어린이가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놀이터는 서울숲 무장애놀이터 ‘거인의 나라’ 및 국회 무장애놀이터 ‘애벌레의 꿈’ 단 2곳이다. 하지만 이 2곳조차도 ‘실제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다양한 장애유형과 정도를 가진 어린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놀이터는 아니다’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무장애연대는 아름다운재단, 서울시설공단, 대웅제약과 함께 올해 말까지 어린이대공원에 약 2,800㎡ 규모로 무장애통합놀이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번 무장애통합놀이터는 장애어린이 뿐만 비장애어린이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통합’을 기조로 추진된다. 또한 ‘참여디자인’ 프로그램을 도입해 장애·비장애 어린이와 학부모, 교사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설계에 적극 수렴한다.

이날 세미나에서 사회복지법인 엔젤스헤이븐 국내사업팀 유소영 팀장은 “장애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놀이시설의 빈곤과 놀이 활동 속에서의 배제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장애어린이들의 일상적인 삶을 더욱 제한되고, 사회의 당당한 주체로서 환경과 사람과의 관계 형성에 장애를 고착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별한 날 가족들과 함께 규모 있는 무장애통합 놀이시설에서 장애어린이들이 놀이 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복지 현장에서의 바람은 좀더 놀이터가 장애 아동들의 일상으로 들어와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무장애통합놀이터의 설치 준비 단계부터 실제 놀이터가 운영되는 전반의 과정을 지역사회가 과제로 안아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 독일 뉘른베르크 시립공원 놀이터 내에 설치된 놀이시설의 일부. 참가자들의 생각과 디자인으로 꾸며진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아름다운재단
▲ 독일 뉘른베르크 시립공원 놀이터 내에 설치된 놀이시설의 일부. 참가자들의 생각과 디자인으로 꾸며진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아름다운재단
특히 이날에는 해외 사례로 독일의 다양한 놀이터 시설도 소개됐다.

경기대 대학원 커뮤니티디자인연구실 이영범 교수는 “지난 5월 독일을 직접 방문해 놀이터 7곳을 관찰했는데, 독일 통합놀이터에서는 놀이·사용자·놀이 시설물·놀이터 조성방식 및 운영 등에 있어 몇 가시 시사점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통합놀이터에서는 ▲전형적인 놀이시설물 형태에서 탈피해 놀이의 다양성을 확보 ▲다양한 사용자의 접근성을 고려한 디자인 ▲다양한 감각을 활용한 오감 놀이시설물 ▲대부분 넓은 공원 내에 위치 ▲기업·단체 후원금+사용자 참여형 놀이시설물 제작 등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것.

Freizeitzentrum Steinbrucker Teich 내 통합놀이터의 경우 놀이터의 바닥전체가 모래로 깔려 있으나 놀이터 내부에 일부 콘크리트 포장, 흙, 탄성포장재 등으로 휠체어가 움직일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놀이시설물 곳곳에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는 장치(손잡이 높이 등)를 만들어 둠으로써, 자연스럽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Nurnberg Stadtpark 놀이터의 경우에도 놀이시설의 난이도와 주제가 다양해 폭넓은 연령층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자연환경을 이용한 모험놀이시설을 갖췄는가 하면, 자전거가 지나다니는 바닥에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바닥낙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통합놀이터 지침 연구 진행… 12월 ‘무장애통합놀이터’ 설치

올해 진행되는 무장애통합놀이터 사업은 서울시로부터 서울어린이대공원 내 ‘오즈의 마법사 놀이터’ 부지를 제공받아 기존의 놀이터를 새롭게 통합놀이터로 마련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기업(대웅제약)과 공익재단(아름다운재단), 공공기관(서울시시설공단) 그리고 비정부단체(무장애연대)가 함께 협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배융호 사무총장은 “무장애놀이터에서 중요한 것은 장애인의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벽의 제거이며 물리적 장벽, 태도의 장벽, 정보의 장벽을 제거해 장애인이 동등하게 놀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만들게 될 무장애통합놀이터는 단순히 어린이 놀이터를 설치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통합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5 무장애통합놀이터’는 연간 진행되는 통합놀이터 지침 연구와 함께 상반기에 참여디자인 프로그램을 통해 놀이터에 대한 기본 구상을 마련한다.

이어 7~8월 동안 기본계획과 기본설계를 거쳐 오는 10월 본격적인 놀이터 시공에 들어간 후 올 연말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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