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제주 사회복지인권사랑방 개소…사회복지종사자 인권침해 방지 첨병될까
[칼럼] 제주 사회복지인권사랑방 개소…사회복지종사자 인권침해 방지 첨병될까
  • 전진호 논설위원
  • 승인 2015.06.15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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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인권사랑방에 대한 기대와 우려

다음 중 인권침해에 해당하는 것은?

“직장상사가 ‘여직원들은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임신하고, 이를(순번을) 어긴 사람은 퇴사하라’는 말을 우스갯소리라며 하는데 무척 기분상했어요.”

“종교가 다른 이는 기관에서 진행하는 예배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약속을 받고 입사했지만 계속 눈총을 주고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예요.”

“특별한 일이 생기거나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인사권자의 갑작스러운 인사이동 지시로 업무를 보는데 힘들어요. 나가라는 이야기인가요.”

“법으로 정해진 연가를 쓰는데도 타박, 꼭 배우고 싶은 교육기회도 다른 사람에게 밀려 이상하다 싶었는데, 윗사람 눈 밖에 나서 그렇다네요. 사회복지 일을 하고 싶어 들어왔는데,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라인’이라도 타야할까요.”

“사회복지사로 취업했지만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시설관리 업무를 시키더니 이제는 기관장 집 청소까지 시켜요.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는걸까요.”

제주특별자치도사회복지협의회는 사회복지인권사랑방(이하 사랑방)을 개소하고 운영에 나선다고 밝혔다.

사회복지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것은 전국에서 두 번째, 제주선 처음이다.

물론 한국사회복지사협회를 비롯한 지역 사회복지사협회가 권익지원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전담인력 부재 등으로 유명무실한 상황서 ‘사회복지종사자 인권’을 목적사업으로 한 사랑방 개소는 매우 뜻 깊은 일이다. 특히 위촉된 운영위원 역시 지역에서 활발하게 인권강사로 활동하거나 인권침해 현장의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활동가들이기에 더욱 기대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13년 발표한 ‘사회복지사 인권상황 실태조사’자료에 따르면 상당수의 사회복지종사자들이 동료나 상급관리자 등으로부터 따돌림이나 폭행, 심지어 성희롱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역시 상급자로부터의 인신공격이나 부당한 대우, 폭력적 상황 등을 경험하더라도 이직이 자유롭지 않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꾹 참고 일하고 있는 종사자들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사랑방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해 보인다.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다.

얼마 전 제주지역서 지역주민이 지적장애 여성을 성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진 일이 있었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발생지역이나 개인에 대한 신상은 노출되지 말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디에서 발생한 일인지, 가해자와 피해자는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가 순식간에 공유됐다. ‘좁은 지역사회’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의 부당한 상황을 알리고자 하는 것만으로도 크나 큰 용기가 필요할 텐데, 제주의 특수성까지 감안한다면 사랑방을 찾아 두드리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는 말이다. 어떻게 하면 사회복지종사자들이 직접 찾아올 수 있을까. 사랑방이 풀어야 할 첫 번째 숙제다.

사회복지종사자와 시설(법인) 간의 갈등이 빚어졌을 때도 문제다.

인권침해라는 것이 범죄처럼 드러난 증거만으로 따질 수도 없고, 첨예한 갈등상황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데 특히 법률적 상황으로까지 번졌을 경우 외압이나 이해관계의 얽힘 없이 지혜롭게 조정하고 해결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사랑방의 독립성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 걸림돌을 사랑방 내부 인력들만의 고민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아니다. 사랑방이 건강한 목소리를 꾸준히 낼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사회복지종사자들이 애정과 관심, 지지가 필수다. 물론 실적위주의 형식에 그치는 운영에 그치는지에 대한 감시와 채찍질도 우리들의 몫이다.

인권은 참, 거짓이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보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다.

여성이라서, 지위가 낮아서, 업무에 다소 적응 못하더라도 무시당하고 차별받거나 존엄성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사회복지인권사랑방이 제주 지역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인권침해를 막는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를 바라며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