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행동 “목소리 전달될 때까지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에게 뜻 전달할 것”

지난 18일 오전 10시 45분 국회 본회의에서 황교안 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표결에 부처 찬성 156표, 반대 120표, 무효 2표로 황교안 인준안을 가결했다. 이완구 전 총리 사퇴 이후 52일 만에 새로운 국무총리가 선출된 것.

이날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공동행동은 황교안 국무총리 선출과 동시에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의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국무총리 공관 앞에서 국무총리 면담신청서 제출 및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다.

▲ 기자회견을 진행하기 위해 국무총리 공관 앞을 가려는 전국장애인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를 경찰들이 막아서고 있다. ⓒ김지환 기자
▲ 기자회견을 진행하기 위해 국무총리 공관 앞을 가려는 전국장애인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를 경찰들이 막아서고 있다. ⓒ김지환 기자
하지만 오전 11시 45분 경 기자회견을 위해 공관 앞에 모이는 장애계단체를 경찰이 막아섰다. 공관에서 100m 앞까지는 ‘집회 불가 지역’이기 때문에 기자회견을 허락할 수 없다는 것.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황 신임 국무총리가 취임하고 나서 처음으로 하는 일이 장애인들의 권리를 무시하는 행동.”이라며 “시민들의 정당한 권리를 불법이라고 말하는 경찰들은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우리는 도로를 점거하려는 것도 아니고 불법시위를 하려는 것도 아닌 기자회견을 하고 면담요청서를 전달하러 온 것.”이라며 “공관 앞에서 할 수 없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결국 오후 1시 20분 경 공동행동은 국무총리 공관 맞은편 인도에 간이 기자회견을 마련, 발언을 이어갔다.

▲ 국무총리 공관 맞은편 인도에 간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공동대표. ⓒ김지환 기자
▲ 국무총리 공관 맞은편 인도에 간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공동대표. ⓒ김지환 기자
이날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김영희 공동대표는 “부양의무제와 장애등급체 폐지 농성 3주년의 현실이 바로 지금 우리의 모습.”이라며 질타했다.

지난 2012년 8월부터 결성된 공동행동은 현재 225개 단체가 참여해 장애인에게 낙인을 부여하고 복지이용을 제한하는 장애등급제와, 기초생활보장제도 사각지대를 만드는 부양의무제 페지를 위해 광화문역사 지하에서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3월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를 통해 ‘빠르면 2016년부터 현행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1년 여 만인 지난달 보건복지부는 장애등급제 개편 시범사업 계획을 내놓았다.

계획에 따르면 장애등급제 전면 폐지 여부는 충분한 의견 수렴과 동의 후 정책화 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지만 현재 1~6등급을 중(1~3), 경(4~6)으로 단순화시키겠다는 계획 및 전달체계의 개편을 발표, 계획(안)에 따라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오는 2017년 하반기에 그 결과를 제도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에 대해 오는 2017년 6월부터 장애등급 기준이 아닌 새로운 판정도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애계는 중·경 단순화는 의학적 장애기준으로 나뉜 장애등급제와 별반 다를 것이 없으며 새로운 판정도구를 마련한다 해도 장애인들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힘든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4월 발표된 기초생활보장법 또한 소득기준 일부 완화를 통해 일부의 복지대상만 혜택을 받을 뿐 독소조항인 부양의무자와 필수재산의 소득환산 등의 문제는 아직 남아있어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은 간과했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김영희 공동대표 ⓒ김지환 기자
▲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김영희 공동대표 ⓒ김지환 기자
박 공동대표는 “황 신임 국무총리를 찾아온 첫번째 손님에게 이렇게 푸대접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곳을 오는데 경찰들이 장애인 콜택시를 탔다는 이유만으로 계속 막았다. 그래서 이유를 물어보니 집회를 할까봐 막는다고 하더라.”며 “집회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를 3년 동안 외쳐보지만 누구도 우리의 이야기를 듣지 않아 스스로 국무총리에게 찾아와 이야기를 전달하러 온 현실도 참담한데 오는 사람도 이미 범법자 취급을 하는 현실에 할말을 잃어버렸다.”며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가 담긴 우리의 목소리가 전달될 때까지 황 신임 국무총리에게 우리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후 공동대표는 면담요청서를 국무총리 공관으로 직접 전달하려 했지만 경찰들이 대답을 하지 않은채 막아서자 “이렇게 장애인들을 푸대접하는 사람들과 무슨 대화를 하고 무슨 요구서를 제출하겠느냐.”며 요청서를 찢었고 요청서 제출은 무산됐다.

▲ 면담요청서를 찢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
▲ 면담요청서를 찢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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