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장애인연합 성명서

외모가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는 외모지상주의와 성차별적 인식이 커져만 갑니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외모가 ‘차이’와 ‘다름’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틀린 몸 혹은 잘못된 외모로 인식되어 ‘차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외모의 차이인 ‘다른 몸’을 인정받고 당당하게 세상과 마주하고자 하는 여성장애인 입장에서는 인권에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모 방송사에서 진행되는 성형프로그램에서는 출연자의 외모를 불쌍하고 잘못된 외모로 규정 짓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넘어 필요하지 않은 부분까지 손을 대어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다른 외모는 틀린 외모라고 대중들에게 자기비하와 외모 콤플렉스를 조장하고 있습니다. 타고난 다양한 몸으로 건강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여성의 권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성형을 하기 전 출연자가 겪었던 사회적 폭력이나 차별은 모두 잘못된 외모 탓이라고 말합니다. 틀리고 잘못된 외모를 고치기만 하면 출연자의 인생은 불행 끝, 행복 시작이라고 방송에선 말합니다. 성형과정 출연자가 겪었을 고통은 좀처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마취가 몸에 미치는 영향 따윈 아무도 생각지 않으며 뼈를 깎는 고통도 순전히 출연자의 몫입니다. 방송에선 틀린 외모를 고쳐줌으로 출연자가 영원히 행복할 것처럼 포장을 합니다.

원하던 성형미인이 되었다고 해서 인생의 행복을 찾은 것일까요? 잠시나마 외모가 달라짐으로 만족할 순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성형 부작용을 만날 수도 있고, 불충분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기도 할 것입니다. 행복한 삶을 기대했던 외모의 수정은 성형중독이라는 고통에 놓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성형이 부당한 차별과 폭력의 해결책은 아닙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은 장애 · 비장애에 관계없이, 모든 여성이 외모로 인해 차별받지 않는 건강한 삶을 영위해야 함을 주장합니다. 외모의 차이와 다름이 차별과 틀림의 비판적 관점으로 인식되고 양성되는 방송은 중단되어야합니다.

2015년 6월 30일

(사)한국여성장애인연합 경남여성장애인연대, 광주여성장애인연대, 대구여성장애인연대, 대전여성장애인연대, 부산여성장애인연대, 순천여성장애인연대, 전남여성장애인연대, 전북여성장애인연대, 충남여성장애인연대, 충북여성장애인연대, 통영여성장애인연대, 시각장애인여성회, 한국청각장애여성회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