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재활협회, 제2회 국제장애청년컨퍼런스 개최

▲ 1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제2회 국제장애청년 컨퍼런스’가 열렸다.
▲ 1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제2회 국제장애청년 컨퍼런스’가 열렸다.

아·태지역 장애청년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며 교류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는 17일 오후 2시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제2회 국제장애청년 컨퍼런스’를 열었다.

컨퍼런스는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프로그램의 ‘한국연수팀’으로 뽑힌 네팔, 몽골, 방글라데시,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파키스탄, 피지, 필리핀 등 10개국의 개발도상국 장애청년들이 13일~25일까지 참여하는 한국연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장애청년드림팀은 장애청년들의 역량 강화와 사회참여를 통해 미래사회의 주도적 지도자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 경험을 지원해주는 종합해외연수프로그램이다.

장애청년드림팀 김인규 단장 “오늘 컨퍼런스는 아·태지역 장애청년들이 이제까지 걸어온 길을 나누는 시간.”이라며 “이 자리에 모인 장애청년들은 다른 나라와 다른 배경을 갖고 있지만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가 갖고 있는 장애인의 권리나 장애 관련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답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시력은 잃었지만 새로운 꿈을 얻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아·태지역 장애청년이 발표자로 나와 ‘장애와 삶, 그리고 비전’을 주제로 자신이 살아온 삶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인도네시아에서 온 식담(Sikdam Haslim) 청년.
▲ 인도네시아에서 온 식담(Sikdam Haslim) 청년.
인도네시아에서 온 식담(Sikdam Haslim) 청년은 시력을 잃으며 자살까지 생각했던 절망적인 삶에서 장애인인권 옹호 단체인 영보이스 인도네시아(Young Voices Indonesia) 청년대표를 맡기까지의 자신의 삶을 소개했다.

식담 청년은 “어렸을 때 시력을 잃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불행했다. 하지만 성공하는 장애인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삶을 살아가는 데 시력이 모든 게 아니였다’라고 깨닫게 됐다.”며 “그렇게 긍정적으로 바뀌면서부터 나도 꿈을 갖게 됐고 그 꿈을 향해 많은 것들을 배워 나가게 됐다.”고 전했다.

식담 청년은 성인이 되면서부터 워크샵을 다니며 여러 분야의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인권 옹호단체인 영보이스를 알게 됐고, 코디네이터를 지원해 활동하게 됐다. 또한 교육에 꿈도 갖고 있어 국제학교 선생님도 됐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에 있는 법무국에 대사로 임명돼 장애인의 총선참여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활동을 했다. 올해 인도네시아에 열리는 장애인국제회의 조직위원회 의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식담 청년은 “꿈을 갖기 전까지는 장애라는 게 끔직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며 “장애가 있기 때문에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장애인인권옹호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고 긍정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우리의 운명을 내버려두는 게 아니라 개척해야 성공할 수 있다. 성공하기 위해선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하며 “저는 장애가 있는 게 아니라 조금 다를 뿐, 나를 바라볼 때 겉모습만 보지말고 능력을 봐 달라. 수백만 개의 다른 장점도 갖고 있다.”고 당부했다.

몽골에서 온 오뮤토그(Oyuntugs Bayaraa) 청년도 “나도 시력을 잃었을 당시 절망적이였지만 그 순간을 오히려 기회로 삼고 FM라디오를 통해 전세계 많은 지식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뿐만아니라 우연찮게 컴퓨터 전문가를 만나게 돼 지금은 어플리케이션 등 컴퓨터 프로그램을 잘 활용할 수 있게 돼 계속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뮤토그 청년은 현재 몽골시각장애인연합 대외홍보 및 통역담당을 맡으며 시각장애인들의 권리를 증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아·태 지역,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과 교통수단에 대한 접근성 떨어져”

특히 이날 청년들은 장애인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거나 교통수단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공통적인 문제가 제기하기도 했다.

캄보디아에서 온 소키아레이(Sokea Lay) 청년은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해  편의시설이나 저상버스는 찾아볼 수 없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 캄보디아에서 온 소키아레이(Sokea Lay) 청년.
▲ 캄보디아에서 온 소키아레이(Sokea Lay) 청년.
소키아레이 청년은 “건물이나 버스 등의 편의시설을 디자인하고 설계할 때 장애인들의 접근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계속해서 무시당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누구나 이동할 수 있어야 하고 특히 버스는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불가능한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베트남에서 온 히티루(Hieu Thi Luu) 청년도 장애인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교통시스템 현실에 안타까움을 전했다.

하노이는 베트남의 수도로, 대중교통망이 잘 갖춰져 비장애인들에게는 편리하지만 장애인들의 접근성은 허락되지 않고 있는 것.

히티루 청년은 “베트남은 장애인구가 많지만 이들을 위한 교통수단이 갖춰져 있지 않아 집밖으로 나가 활동하기 어렵다.”며 “진정 아름다운 하노이를 보기 위해선 대중교통에 대한 장애인의 접근성이 확보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 대표로 산업통상자원부 해외투자과 주무관인 위현복 청년이 나와 열악한 국내 장애인의 현실을 알리기도 했다.

한국연수팀이 바라본 멋진 서울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 한국 대표로 나온 위현복 청년.
▲ 한국 대표로 나온 위현복 청년.
위현복 청년은 “한국연수팀이 한국에서 어떤 것들을 봤는지 물어보고 싶다. 인천공항을 내려 지하철을 탔을 것이고 국회의사당을 포함한 여의도를 봤을 텐 데 건물만 봤을 때는 한국은 정말 세련된 나라라고 생각될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또 다른 서울의 모습으로는 광화문광장에 장애등급제 폐지를 외치는 농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장애인 이동권은 생존의 문제임에도 아직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저상버스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라고 씁쓸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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