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논평

- 이동약자는 이용할 수 없는 부산도시철도 호포역 승강기 구조 -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7월, 전동휠체어를 타는 중증장애인 이씨(30)등 5명의 일행은 새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주최한 자립생활기술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모처럼 자연속으로 들어가 장애라는 굴레를 벗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힐링을 즐겨보자는 취지에서 이씨 일행은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프로그램 장소는 영남의 알프스라 불려지는 양산 배내골으로 정해졌으며 6대나 되는 전동휠체어가 배내골까지 가는 이동수단을 각자 의견을 조율하였다. 그 결과 부산에는 장애인콜택시 “두리발”이 있지만 다른 지자체에 비해 너무 비싼 요금 탓에 두리발을 이용하여 배내골까지 이동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여 다른 경로를 찾던 중 양산에도 장애인 콜택시가 있음을 알게 되어 부산에서 제일 가까운 도시철도 2호선 호포역에서 집결해 콜택시를 타고 배내골으로 이동하기로 하였다.

이씨 일행은 혹시나 호포역에 승강기 없을 것을 염려하여 부산교통공사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호포역 장애인편의시설표를 살펴보았지만 다행히도 승강기가 2대 설치되어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또한 호포역에 직접 전화를 걸어 문의해본 결과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당일 이씨를 포함한 프로그램 참가자 일행은 호포역으로 가는 도중 배차시간을 감안하여 양산 장애인콜택시를 미리 예약을 했지만 막상 호포역에 도착한 이씨 일행은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분명 있어야 할 승강기는 어디에도 없었고 이제는 구시대 유물이 된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씨 일행은 너무 당황스럽고 화가 많이 났지만 이미 콜택시가 도착하여 대기중 이었기 때문에 정황파악도 못하고 5분도 채 걸리지 않을 한층 사이를 30분 이상 지체하여 내려와 콜택시 기사님들께 드리지 않아도 될 사과를 드려야만 했다.

사실 도시철도 2호선 호포역에는 승강기가 설치 되어있다. 호포역 구조가 1층에서 3층까지는 승강기를 이용 할 수 있지만 정작 대합실과 지하철을 탈 수있는 승강장간의 이동 시에는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한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호포역 관계자에 따르면 “승강기 설치 관련하여 예산은 편성되어 있으나, 집행이 되지 않아 설치가 차일피일 연기가 되고 있다”라고 답변을 했으며,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도 “호포역의 경우 역사 건물의 구조상 3~4층간 승강기 설치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 홈페이지 내 호포역 장애인편의시설 승강기 운행대수 또한 관리자가 실수를 한 부분이 인정된다. 조속히 수정하여 표기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새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전웅길 소장은 “도시철도 역은 복합쇼핑몰이 아니다. 오로지 승객이 안전하고, 정확한 시간에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도록 대기하는 장소이다 . 그런데 호포역 같은 경우, 안전▪정확이란 단어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 역사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만 막상 승강장과 대합실 사이를 리프트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은 휠체어 이용 장애인에게 시간과 위험을 감수하고 리프트를 이용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다.” 또한 “비단 휠체어장애인 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유모차를 끄는 사람 등도 호포역에서 도시철도를 이용하기란 힘겨울 것”이라고 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지만 휠체어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과 노인 등 수많은 이동약자들의 눈에는 호포역의 이상한 구조는 미스테리한 역으로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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