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선 씨 / 형제복지원 피해자
에는 아직도 13살짜리 꼬마가 집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했죠.) 울면서 웃는 듯 한 (표정으로)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그모습을 (그렸습니다.)

지난 23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공간해방’ 안에 형제복지원 피해자 한종선 씨의 그림이 가득 채워졌습니다.

한 씨의 그림은 화려하지도 않으며, 잘 그렸다고 평가할 수 있는 그림은 아닙니다.

하지만 투박하면서 거침없이 그려 내린 그림에는 형제복지원으로 상처 받은 한 씨의 감정이 여과 없이 드러났습니다.

한종선 씨 / 형제복지원 피해자
“제가 ‘살아남은 아이’ 책을 쓰고 1인 시위도 했고 (많은 활동들을 했지만) 말로 할 수 없었던 부분에 대한 어떤 설명할 수 없는 것을 그림으로 통해서 (표현해봤습니다.)

전시관 안에는 두 가지의 테마로 그림이 전시돼 있습니다. 전시관 내부에는 현재를 살아가며 형제복지원에서 느낀 복합적인 심정을 그림으로 담아냈고, 전시관 밖 통로에는 형제복지원에서 겪었던 참상들을 적나라하게 그림으로 표현했습니다.

한 씨는 이날 전시회를 통해 많은 관객들이 형제복지원 안에 피해자들이 어떠한 일들을 겪었는지, 왜 피해자들이 지금까지 형제복지원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지에 대해 헤아려주기를 당부했습니다.

한편 형제복지원사건은 지난해 3월 25일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상 규명 및 피해자 지원에 대한 국가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되면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염원이 풀리는 듯 했지만, 해당 법은 7월 현재까지 계류 중인 상황입니다.

강제입소자 3975명, 확인된 사망자만 551명에 달하는 한국의 홀로코스트 형제복지원 사건, 시간을 흘러가고 있지만, 한 씨를 비롯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시계는 형제복지원 안에서 멈춰 있습니다.

<촬영:김소연>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