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박영희 인권위원 선출안 부결 유감
[성명] 박영희 인권위원 선출안 부결 유감
  • 웰페어뉴스 기자
  • 승인 2015.09.0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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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최원식 의원 성명

1. 들어가며
<찬성 99 반대 147 기권 14> 지난 8일(화)에 어렵게 개최된 국회 본회의 박영희 인권의원 선출안 투표결과입니다. 믿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당 의원 121명이 표결에 참석했으니 당내에서도 최소한 22명 이상이 반대한 것입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맥락은 잡히나 확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논의의 활성화를 위하여 경위부터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글을 올립니다.

2. 경위

우리나라가 2004년 가입한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에서는 5년마다 각국 인권위원회의 인권위원들과 직원들의 활동이 국가인권기구 지위에 관한 '파리원칙'에 적합한지를 평가해 A등급에서 C등급까지 판정합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까지는 A등급을 받았으나 2009년 헌병철 위원장이 취임한 이후부터 2014.3, 2014.10, 2015.3. 계속 판정보류를 받았습니다. 인권위원회 규정에 인권위 위원 임명절차의 투명성과 시민단체 등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았고, 인권위 위원들과 직원 구성에서 다양성 보장이 미비하며 인권위 위원들과 직원들의 활동에 대한 면책 조항도 부족하다는 이유였습니다.

특히 2015.3. 등급심사에서는 인권위원장이 8월에 교체되는 것을 언급하며 투명하고 공개적인 인선절차를 강조하고 특히 인권위원의 다양성을 강조하며 법률가가 과다대표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1) 공석을 널리 공고할 것, 2) 다양한 사회 계층 및 교육자격을 지닌 지원자의 수를 최대화할 것, 3) 지원, 심사, 선출 과정에 있어서의 광범위한 협력과 참여를 도모할 것 4) 선결되고 객관적이며 대중에 공개된 조건으로 지원자들을 평가할 것 5) 대표한 기관보다는 개별 역량을 통해 일할 수 있는 구성원을 선출할 것 등을 권고하였습니다.

파리원칙이란 1993년 국제연합 총회에서 결의한 국가인권기구의 지위에 관한 원칙을 말하는 데, 여기에는 국가인권기구의 권한과 책임, 구성과 독립성 및 다원성의 보장, 활동방식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대한 등급보류는 국가인권위가 인권기구로서 국제적인 최저기준인 파리원칙도 준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와 같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원장과 위원을 선출하는 데 파리원칙이나 ICC의 권고를 지키지 않아 등급 보류됨으로써 우리는 인권후진국이라는 국제적 망신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당도 다를 바 없었습니다. 지난 3월 상임인권위원을 추천하면서 파리원칙이나 ICC의 권고를 지키지 않았습니다. 전 국회의원이자 당내 다선의원의 부인을 상임인권위원으로 추천하였는데, 추천위원회를 당내부인사로만 구성하였고 외부시민단체의 면담도 거부하였으며, 선출안 직전에 개최된 의원총회에서는 누가 추천되었는지 공개하지 않으며 다만 선출안이 상정되었다고만 보고하였으며 원내대표는 마무리말씀에서 누가 추천되었는지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면접도 보고 평점까지 매겨 최선을 다했다고만 말했습니다. 당시 제가 당 인권위원장이었으나 이 과정에 관하여 한마디도 들은 바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상임인권위원이 선출되자 여러 인권단체에서는 국제준칙을 지키지 않고 인권위원을 선출한 우리당을 비난하였고 때문에 당 인권위원회와 여러 인권단체 사이도 최악의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번 비상임국가인권위원선출에 즈음하여 이종걸 원내대표는 그간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우리당부터 파리원칙과 ICC권고에 따라 선출절차를 이행하도록 지시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당내의원 3명 당직자1명 시민사회단체 3명으로 추천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 또한 후보자도 공고하였고 5명이 신청하였습니다.

2015.8.3. 추천위원회를 개최하였는 데, 당시 장애인 및 소수자인권운동에 헌신해 온 박영희 후보자가 인권단체 대부분의 추천을 받았고 시민사회측 위원들도 만장일치로 추천하여, 추천위에서도 박영희후보자를 추천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하였습니다. 당시 저는 추천위원장으로서, 정당인이면 법률상 결격사유이므로, 현재 박영희후보자가 정당인인지 여부를 확인하였습니다.

2015.8.11. 의원총회에서 제가 박영희후보자 추천사실과 추천경위를 보고하였는데, 일부의원들이 박영희후보자가 장애인인데 당 장애인위원회에 미리 협의하지 않았다, 박영희후보가 참여정부시절 청와대에서 노무현대통령 앞에서 프랭카드를 들고 시위한 사실을 알고 추천했느냐, 참여정부정책에 반대한 사람을 추천할 수 있느냐,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로 2번이나 출마한 사실을 알았느냐, 통합진보당 사람을 추천하는 것은 우리당 정체성에 맞느냐 하는 지적을 하였습니다. 추천위원회 개최시에 공정성을 다하기 위해 추천된 후보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않고 들어가서 그 회의석상에서 신청서류를 처음 보았는데, 신청서류에는 노무현대통령 앞에서 시위한 사실과 통합진보당 경력이 기재되어 있지 않아 심사당시에는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당시 저는 노무현대통령 앞에서 시위한 사실만으로 부적격하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지만 여러 의원들께서 다시 확인하라고 하여 박영희 후보자 선출안은 본회의 상정이 보류되었습니다.

저는 추천위원장으로서 지적된 사실에 관하여 박영희후보자로부터 소명서도 받고 직접 사실확인도 하였습니다. 박영희후보자는 2007년 장애인교육법 제정 등 장애인 복지와 권리를 찾기 위한 주장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하여 청와대에서 시위한 것이었고, 2008년 민주노동당으로부터 18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출마요청이 있었는데 그 후 분당이 되자 심상정, 노회찬의원등과 진보신당을 창당하여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하였으나 낙선하였으며 그 후 장애인계와의 논의를 거쳐 진보신당 부대표로 활동하다 2012. 진보신당이 통합진보당으로 합당하여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17번으로 출마하려 하였으나 2012.3. 통합진보당내 경선부정사건이 발생하자 비례대표후보직을 사퇴하고 탈당하여 그 후로는 정당활동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인권단체 19개로 구성된 국가인권위 위원장 인선절차 마련 및 투명성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는 박영희 인선보류에 유감을 표하는 의견서를 보내왔는데, ‘새정치 민주연합에 인권위 위원을 국회에 추천할 자격을 부여한 것은 귀당이 국민을 대신하여 국민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인권위원을 선출할 책임을 부여한 것이지, 귀당이 선호하는 인권위원을 선출할 권한을 부여한 것이 아니다. 이전에 귀당이 추천한 인권위원들도 정당활동 및 국회의원 경력이 있었지만 관련 인권활동을 이유로 인권위원으로 선출되었다. 그럼에도 박영희후보자에 대한 귀당 일부의원들의 문제제기 이유는 귀당이 아닌 진보정당 활동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 그는 당적을 갖고 있지 않는 데도 말이다. 이는 인권관련활동이 아니라 정파적 이해의 문제로 후보자를 판단하는 것으로, 귀당이 지고 있는 인권위원 선출의 책임을 마치 귀당이 소유한 특권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귀 당의 추천위원회 구성의 목적은 인권위원 선출권이 있는 국회가 시민사회 의견을 수렴하여 인권위 내에서 인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뽑기 위함이라는 점을 잊지마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추천위원회는 다시 회의를 열어 이러한 사정을 검토하였고 2007년 청와대시위가 대통령과 당을 악의적으로 공격하는 정파적 시위가 아니었고 나름 이유가 있는 것이었으며, 정당활동도 장애인인권운동의 연장선이었으며 통합진보당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새정치민주연합이 법의 취지에 따라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인권위원을 추천하여야 하는 바, 야권의 맏형으로서 과거 소수야당활동 경력을 포용하고 약자의 인권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어 선임하여야 하기에 재추천하는 것으로 의결하였습니다.

또한 이종걸 원내대표는 우리당 의원들에게 재추천이유를 설명하면서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2015.9.8. 본희의 직전 개최된 우리당 의원총회에서 제가 추천위원장으로서 조사결과와 재추천이유를 보고하였지만 아무런 반박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부결이었습니다.

3. 유감
2008년부터 국가인권위원회 구성에 있어서 정부와 여당이 파리원칙과 ICC권고를 무시하고 있어 ICC로부터 등급보류가 되면서 인권후진국이라는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우리당의 인권위원추천 역시 이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먼저 새누리당과 김무성대표는 비난 받아 마땅합니다. 투표결과를 보면 상당수의 새누리당의원들께서 반대표에 가담하여 부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고 언론에 따르면 직전 의원총회에서 김무성 대표가 ‘박영희후보는 통합진보당출신인 것을 감안하여 투표해 달라’는 언급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박영희 후보가 통합진보당원으로 활동한 것은 극히 짧은 기간이고 견해가 달라 바로 탈당한 것인 데, 이러한 과정에 대한 자세한 조사없이 합리적 근거없이 또한 사법적 판단을 받은 것도 아닌 데 친북인사인양 낙인찍는 것은 반인권적인 것으로서 올바른 정치인의 태도가 아닙니다. 여당은 그간 파리원칙과 ICC원칙을 무시하며 인권위원을 추천한 것도 모자라, 인권의원을 선출하면서 가장 반인권적인 태도로 임하여 박영희라는 사람을 매도하였습니다.

우리당의 반대표도 납득할 수 없습니다. 먼저 비겁했습니다. 반대하려면 의원총회에서 반대의사와 근거를 분명히 했어야 합니다. 반대하면서도 무기명투표에 숨은 것은 비겁했고 인권논의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입니다.

공개적으로 반대하지 않아 반대논거를 알 수 없지만 지난번 의총에서의 지적에 대하여 반박하겠습니다.
당 장애인위원회와 사전상의하였어야 한다고 하나, 저는 공정성을 위하여 신청자가 누구인지 사전에 알지 않고 회의에 들어가서 신청자중 한 분이 장애인이란 것을 미리 알 수도 없었으며 회의도중 장애인으로 결정되었다고 장애인위원회와 상의하는 것도 적절치 않은 것입니다. 오히려 저는 당 인권위원장이 추천위원회에 당연직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난 3월 상임인권위원추천시에 당 인권위원장이었던 저는 추천위원회에 포함되지 않았고 이번 인권위원추천시에는 당 인권위원장이 공석이었습니다.

저는 노무현대통령 앞에서 시위하였다든지 참여정부정책에 반대하였다는 사유로 인권위원자격이 없다는 데 동의할 수 없습니다. 참여정부를 무오류화하는 것도 동의할 수 없고 반대의견도 포용하는 것이 글자그대로 ‘참여’인 데 참여정부를 형해화하는 이러한 태도는 오히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통합진보당 전력에 대하여는 이미 말씀드렸지만 일부에서 통합진보당 전력이 있어 우리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고 하나 그러한 정체성이라면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저는 친북의 견해가 분명한 사람은 인권위원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김무성대표나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조사없이 합리적인 근거없이 친북인사로 낙인찍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인권위원은 우리당의 정체성에 맞는 인사를 선출하여야 한다는 견해에도 반대합니다. 인권위원회는 국제인권규약과 국가인권위원회법의 취지에 맞게 독립성, 객관성, 공정성, 공개성, 다양성의 원칙에서 구성되어야지 우리당의 정체성이 기준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인권위원선출권한은 우리당이 소유하는 특권이 아니라 국민과 법, 국제규범에 대한 의무입니다.

또한 ICC의 권고에는 대표한 기관보다 개별역량을 통하여 일할 수 있는 구성원을 선출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박영희후보가 어느당에 소속되어 있는지 어느 단체에서 활동하였는지보다는 박영희개인의 활동과 역량으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입니다.

저는 무기명 투표뒤로 숨은 의원들께서 정정당당히 나와 반대견해를 토론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토론이 혹여 제가 생각 못하거나 빠뜨린 점을 보완시킬 수도 있고 또한 그러한 건전한 토론이 우리나라 인권위원추천제도개선 나아가 인권증진에 좋은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믿지는 않으나 만의 하나 일부의 지적대로 정당적, 정파적 이해로 반대하셨다면, 무기명투표의 그늘 뒤에 꼭꼭 숨으십시오. 정당적, 정파적 이해로 인권위원 선출을 반대하였다면, 개개인이나 집단의 이해로서 국가이익을 그르친 국회의원을 국민 모두가 용서치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반성합니다. 저도 이번 인권위원추천의 의미와 중요성에 관하여 우리당 의원님들께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 이해시키지 못한 점을 반성합니다. 파리원칙과 ICC권고사항을 강조하다보면 지난 3월 우리당의 인권위원추천절차의 부당성이 부각되는 것이 부담스러워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설명드리지 못했습니다. 이 점 국민여러분들과 인권단체관계자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요즘 우리당에서 혁신논쟁이 한창입니다. 공과 사를 구분 못하고 원칙을 준수하지 못하고 가까운 의원들만 감쌀 줄 알지 정작 나라와 국민에게 중요한 인권위원 선출에는 이중적인 잣대를 대고 폐쇄적인 정체성을 주장하는 과거 기득권정치가 먼저 혁신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찌됐든 2015.9.8. 인권위원선출안 부결은 우리나라 인권운동사에 또 하나의 좌절로, 치욕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4. 마치며
이렇게 장황하게 더구나 의원총회 토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인권위원 선출을 공개적인 조건으로 심사하라는 것이 ICC 권고사항이고 의원총회 역시 그 심사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이종걸원내대표와 추천위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비록 결과는 좋지 않으나 우리나라 최초로 파리원칙과 ICC권고를 준수하려 했고 이에 따라 추천위원회를 구성했고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했습니다.

저는 다음 추천위원회에는 활동하지 않는 것이 타당할 것 같습니다.

여야정치권에게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국가는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데 그 목표가 있고 인간다운 삶에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 뿐 아니라 인권보장도 포함됩니다. 우리경제는 세계 10위권을 앞두고 있지만 이명박정부부터 인권이 악화되었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평가입니다, 그 중에는 인권위원회구성에 있어서 국제기준을 지키지 못하여 ICC가 등급을 보류한 것도 큰 이유가 됩니다. 합리적 근거없이 친북인사로 낙인찍지 맙시다. 또한 파리원칙과 ICC권고를 준수하여 국가인권위원회를 구성합시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 뿐 아니라 인권이 보장되는 삶을 우리 국민들에게 선사하는 것이 입법부의 임무가 아니겠습니까?

정당적, 정파적 이해를 넘어 이러한 임무에 충실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2015. 9. 9.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최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