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주민간담회서 비하·인권침해 발언에 대해 인권위 진정서 제출

▲ 15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참석자들. ⓒ이솔잎 기자
▲ 15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참석자들. ⓒ이솔잎 기자
서울발달장애인직업능력개발훈련센터(이하 서울커리어월드) 설립을 위해 장애계 단체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구성하고 강력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커리어월드는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한 중학교 안의 유휴공간을 재건축해 장애학생과 발달장애청년의 직업체험·훈련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계획으로 오는 하반기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과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은 지난달 19일 재건축 공사를 진행했지만 제기동 일부 주민들이 서울커리어월드 설립을 반대하며 학교 앞 천막농성과 설립 반대 서명운동 등을 진행, 현재 공사는 중단됐다.

이후 수차례 공단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커리어월드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주민과의 간담회를 진행하며 사업 취지를 설명하고자 했지만 주민과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공대위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공대위 출범선언과 공사 재개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커리어월드가 원안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김남연 대표는 찬성측의 이야기는 들으려고 하지 않는 반대측 주민들에 대한 법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서울커리어월드 설립 공사는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김남연 대표. ⓒ이솔잎 기자
▲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김남연 대표. ⓒ이솔잎 기자
김 대표는 “서울커리어월드는 장애인등에대한특수교육법과 장애인고용촉진법 등과 다음달 시행될 발달장애인법에도 규정하고 있는 과제다. 그런데 반대측 주민들은 아무런 법적근거도 없이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을 내세워 서울커리어월드 설립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대표는 지난 6일 열린 제4차 주민간담회에서 반대측 주민들이 한 발달장애인에 대한 비하발언과 인권침해 발언에 대해 분개하며 법적 소송까지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에 따르면 공단과 서울시교육청은 반대측 주민들에게 서울커리어월드에 대한 이해를 돕기위해 제4차 주민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몇몇 주민들은 ‘발달장애인의 돌발행동은 공포의 대상’, ‘차라리 쓰레기 매립장이나 납골당이 낫다’, ‘발달장애인이 일반학생과 공존할 수는 없다’ 등의 발언을 서슴없이 하며 발달장애인을 예비 범죄자 취급을 했다는 것. 이와관련 공대위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제대로 된 발언조차 할 수 없었다. 반대측 주민들이 입에 담을수도 없는 말들을 서슴없이 했기 때문이다. 이게 한국의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현재 제기동에서 일어나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일부 주민들의 편견과 인권침해, 서울커리어센터 설립 공사에 대한 공무집행방해 행위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며 “서울시교육청은 접근금지 명령을 내려서라도 공사를 강행해라. 그렇다면 우리들이 몸으로 막아서라도 공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게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제기동에 살고 있는 주민 ㄱ씨는 자녀들에게 부끄러운 부모가 되지 않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말문을 열었다.

ㄱ 씨는 “나 또한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를 두고 있다. 자녀를 키우면서 올해처럼 많이 힘들고 눈물을 흘린적은 없었다.”며 “한번은 내 아이가 학교 근처를 지나가고 있는데 어떤 아줌마가 붙잡고 이곳에 서명만 하면 음료수를 주겠다고 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 지금 하고 있는 행동들이 자녀들에게 과연 떳떳한 일인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하는 이유를 ‘내 아이를 위해서라’고 포장하며 예쁘게 만들려고 하지만 실상은 아니지 않느냐. 시커먼 속내는 감춰두고 어린 아이들까지 회유해 반대서명을 진행하는 반대측 주민들을 보면서 참 무섭다고 느꼈다.”며 “현재 찬성하는 주민들은 동네를 제대로 다닐 수 없는 상황이다. 나 또한 이 자리에 나온게 무섭지만 내 아이를 위한 일이기에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공대위는 서울커리어월드 공사재개를 촉구하기 위한 서울시교육감 면담요청서를 전달했다.

“서울커리어월드 설립 공사 결단 내려야 할 때”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커리어월드 설립 공사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이 온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띄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수학교 등이 설립된다고 하면 먼저 반대부터 하고 본다. 박수받으며 설립된 곳은 거의 없다.”며 “주민간담회를 열지 않고 설립을 진행해도 상관없지만 그래도 주민들의 이해가 있는 상황에서 설립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주민간담회를 계속 열었지만 이제는 한계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측 주민들은 무조건 안된다고만 하니 우리 또한 답답하다.”며 “제1호 발달장애인직업능력개발훈련센터가 조속히 설립돼 좋은 운영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관계기관 또한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서울커리어센터 설립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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