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더이상 설명회 의미 없어” 공사 재개 시사

“발달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꿈이 있습니다. 청소년이라면, 청년이라면 당연히 찾아야 할 꿈이지요. 제기동 주민 여러분! 이 곳이 우리 아이들의 ‘꿈의 진원지’가 될 수 있기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에게 힘이 되는 ‘건강하고 고마운 인연’이 돼주세요. 편견과 반대가 아닌 관심을 가지고 함께 만들어간다면 발달장애인을 위한 ‘서울커리어월드’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곳이 될 것입니다.”

- 서울커리어월드 건립을 위한 호소문 중-

▲ 지난 2일 오후 4시, 서울시교육청은 성일중학교 체육관에서 서울커리어월드 관련 제6차 주민 설명회 모습.
▲ 지난 2일 오후 4시, 서울시교육청은 성일중학교 체육관에서 서울커리어월드 관련 제6차 주민 설명회 모습.
서울발달장애인직업체험훈련센터(이하 서울커리어월드) 건립을 위한 부모들의 외침이 허공의 메아리로 흩어졌다.

서울커리어월드는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한 중학교 안의 유휴공간을 재건축해 장애학생과 발달장애청년의 직업체험·훈련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계획으로 오는 하반기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성일중학교내 장애인직업센터 설립 반대 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서울커리어월드 설립을 반대하며 학교 앞 천막농성과 설립 반대 서명운동 등을 진행, 현재 공사는 중단됐다.

이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과 서울특별시교육청(이하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커리어월드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주민과의 간담회를 진행하며 사업 취지를 설명하고자 했지만 주민과의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일 오후 4시 서울시교육청은 성일중학교 체육관에서 서울커리어월드 관련 제6차 주민 설명회를 열었지만 약 30여분만에 무산됐다.

성일중학교내 장애인직업센터 설립 반대 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손팻말 등을 들고 체육관 안을 점거하며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

▲ 주민설명회 반대 전단지.
▲ 주민설명회 반대 전단지.
이에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제기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서울커리어월드 관련 직업 훈련 기관 탐방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에도 위원회 측 주민들이 반대 시위를 펼쳤다. 또한 위원회는 주민설명회 반대 전단지 등 배포를 통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이날 위원회는 “서울시교육청과 공단측에서 주민과 학생·학부모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설명회를 강행한다.”며 “명분 쌓기용 주민 설명회는 필요없다.”고 말하며 체육관 내 단상을 점거하고 나섰다.

이들은 “우리는 장애인을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내 설치를 제고해달라는 것.”이라며 “성일중학교내 학생들의 교실을 뺏지말고 서울커리어월드를 단독건물로 만들어 설립을 하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서울시교육청은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으니 진정해달라’며 장내를 정리하려 했다. 위원회측은 ‘우리는 설명을 들을 필요없다. 무조건 반대한다’며 단상 점거를 이어갔다.

서울발달장애인직업능력개발훈련센터 설립을 위한장애계 단체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체육관 내 위치한 무대위로 올라가 서울커리어월드 설립을 위한 호소문 낭독을 강행하려 했고, 위원회가 이를 제지하며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공대위는 “호소문을 통해 제기동 주민들에게 현재 상황을 알리고 공감을 얻길 바라는 마음이었지만 더 이상은 소용이 없을 것 같다.”며 “조속한 공사재개를 통해 서울커리어월드가 빨리 건립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공사를 강행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위원회 측이 저녁 7시 이후 설명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한바 있었다. 지난번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저녁 7시 대에 설명회를 진행한 적 있지만 설명회가 끝나고 퇴근하려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민들이 위협적인 행동을 보였다.”며 “7시 이후 직장인들까지 참여한다고 해서 그들이 반대하는 주민들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서로의 안전성을 위해서라도 이 시간대에 설명회를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설명회에 대한 주민들의 조율이 이뤄지면 모를까 더 이상의 설명회는 의미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성일중학교 내 부지를 포기하지 않는 한 공사는 재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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