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 위한 장애인 봉사활동 아닌 진정한 ‘어울림’이 절실

▲ 성일중 부근에 붙은 서울커리어월드 설립 찬성 대자보. ⓒ장애계 단체 공동대책위원회
▲ 성일중 부근에 붙은 서울커리어월드 설립 찬성 대자보. ⓒ장애계 단체 공동대책위원회
서울발달장애인직업능력개발훈련센터(이하 서울커리어월드) 설립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성일중학교 부근에 서울커리어월드 설립을 찬성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지난 17일 장애계 단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성일중학교 부근에 자신을 고등학교 재학 중이라고 밝힌 한 학생이 작성한 서울커리어월드 설립 관련 대자보가 붙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우리 모두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내용의 대자보는 익명으로 작성됐으며 서울커리어월드 설립과 관련 일부 주민들이 갖고 있는 장애에 대한 편견과 인식을 변환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게시자는 대자보에 자신을 성일중학교 인근에 위치한 종암초등학교 졸업생이자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고 밝히며 “얼마 전 장애인직업시설을 반대하는 손팻말을 보며 저는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며 작성 이유를 밝혔다.

게시자는 “종암초등학교에서는 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함께 지낼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종암초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은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을 떨쳐낼 수 있었다.”며 “초등학교 6학년 당시 같은 학급에 지적 장애가 있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비장애인들과 동등한 인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또한 사회복지법인에서 알게 된 후배 또한 장애가 있었지만 타인을 돕고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적었다.

이어 “장애인도 비장애인들과 동등한 인격체이며 따라서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장애인 시설을 혐오시설로 생각하고 장애인들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들 때문에 우리 사회는 아직 그들이 살아가기에 마냥 편하지만은 않다.”며 일부 주민들의 시선을 비판했다.

게시자는 끝으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장애에 대한 편견은 언제나 나, 혹은 자신의 가족, 친구에게 돌아올 수 있다.”며 “‘분리’와 ‘격리’가 아니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사는 ‘통합’이 절실한 시대다. 아이의 스펙을 위한 장애인 봉사활동이 아니라 진정한 ‘어울림’이 절실한 시대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커리어월드는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한 중학교 안의 유휴공간을 재건축해 장애학생과 발달장애청년의 직업체험·훈련 프로그램 등을 준비중에 있지만 지난 11일 서울커리어월드 설립을 놓고 공대위를 비롯해 서울특별시교육청,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그리고 반대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모여 끝장토론을 가진 결과 공사는 오는 22일까지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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