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발이 휘날리며 겨울의 시작을 알린 세계장애인의 날, 한국뇌성마비복지회는 시낭송회를 열었는데요. 추위조차 아름답게 만든 시낭송을 이솔잎 기자가 전합니다.

현장음 (자작시 ‘혹시나’ 시인 이경남)
혹시 혹시나 하고 길을 걷고
혹시나 하고 사람들 가운데 있습니다
정류장의 들쑥날쑥한 기다림 속에서
혹시나 하며 기웃거리고..

시에 운치를 더하는 잔잔한 배경음악과 그 위를 또렷하게 혹은 따뜻하게 울리는 낭송가의 목소리 이곳은 뇌성마비 시인들의 시낭송회인 현장입니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가 올해로 14번째 마련한 이번 시낭송회에는 전국 공모를 통해 선정된 8명의 시인의 자작시 낭송이 이어졌습니다.

최경자 회장 / 한국뇌성마비복지회 INT)
뇌성마비 장애인은 활동에 제약이 많이 있습니다.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은 마음을 정화해서 것을 아름다운 시로 표현하는 것을 많은 친구들을 통해서 봤어요. 저 사람들의 시를 세상에 알려서 훌륭하게 시인으로 활동 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했습니다.

이날 낭송된 시들은 장애 당사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시부터 유명 시인 못지않은 감수성을 담은 시까지 다양했습니다.

성희철 참가자 / 부산디지털대학 사회복지학과 재학 중 INT)
아직까지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보이지 않는 딱 정해진 틀은 없지만 섞이지는 못하는 일이 있어요. 그런 안타까움을 갖다가 생활 속에 있었는데 특징을 잡아서 시를 한 번 써봤습니다.

이경남 참가자 / 국제장애인트레킹협회 사무국장 INT)
요즘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활동을 적게 하는 분들이 많아요. 하고 싶은데도 그런 계기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뭔가 누군가 옆에서 딱 건드려주면 활동할 영역이 많아지는데 그것을 누군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한편 이날은 전문 시낭송가들이 재능기부로 시낭송에 함께 참여해 낭송회에 의미를 더했고, 초대 시인들과 기타리스트 김광석 씨의 공연 등 다채로운 기념무대가 이어졌습니다.

매서운 겨울 추위마저 눈 녹듯 녹아내리게 한 아름다운 시낭송회, 이들의 세상을 향한 메시지가 널리 전해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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