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웰페어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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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름 대한민국을 강타하며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지난 11월 25일 국내 마지막 메르스 확진자로 남아있던 80번 환자가 투병 끝에 숨을 거뒀다.

메르스 확진자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총 186인, 이 중 146인은 완치돼 퇴원했지만, 총 38인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고, 남은 2인은 안정적 상태이긴 하나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메르스 위기단계도 ‘주의’에서 ‘관심’으로 하향 조정됐고, 메르스가 사실상 종식됐다고 보지만 전 국민을 공포와 혼란에 빠뜨렸던 만큼 해방감보다는 안타까움이 더 큰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세월호 침몰은 물론이고 사전 예방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안전점검을 강조할 만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

정부의 안일한 초동대처와 방역체계에 경고등을 깜박였던 메르스 사태를 돌아보자.

지난 5월 20일 한국에서 최초로 메르스 환자가 확인됐다.

메르스는 새로운 변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일어나는 중증급성호흡기질환으로, 주로 중동지역으로 중심으로 유행하는데 낙타 또는 환자와의 접촉으로 감염된다.

메르스가 발병하면 38도 이상의 발열을 동반한 기침과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고, 심해질 경우 급성 신부전 등의 합병증이 동반돼 사망에 이르게 되는 무서운 질환이다.

무엇보다 메르스가 두려운 것은 예방백신과 치료제가 없다는 것.

최초 환자는 지난 5월 4일 업무차 바레인에서 카타르를 거쳐 인천공항으로 귀국했는데, 입국 당시 증상은 없었지만, 입국 7일째인 11일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증상이 나타났다.

다음날 12일 해당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고 2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확진 판정을 받기 까지 총 4곳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입원을 한 것이다.

이 와중에 19일에는 최초환자의 부인에게서도 고열 증세가 발생했고, 최초환자와 같은 병실에 있었던 환자의 아들도 고열 증세를 보인다.

최초환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던 20일에는 부인도 확진 판정을 받고, 다음날인 21일 같은 병실 환자도 메르스 확진을 받는다.

최초 환자가 있는 병실 안에서 연이어 환자가 발생하자 보건당국은 확진환자와 밀접한 가족과 의료진 등 64인을 격리 조치시킨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허술한 대응은 다시 한 번 나타났다. 세 번째 메르스 확진환자의 딸은 21일 질병관리본부에 메르스 검사와 격리를 요구했지만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것이다. 그는 5일 뒤인 26일 네 번째 메르스 확진환자가 된다.

또, 이날은 세 번째 확진환자의 아들역시 고열증세가 나타났음에도 아무런 제제 없이 중국 출장 떠난 한편, 최초 환자를 진료했던 의사가 다섯 번째 메르스 환자로 확진을 받기도 한다. 결국 중국으로 출장을 간 세 번째 환자의 아들은 29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는다.

하루가 다르게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6월 1일에는 메르스로 인한 첫 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사망자는 스물다섯 번째 확진환자로 최초환자가 입원한 병원의 같은 병동 환자로 천식과 고혈압 등의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

또, 이날은 3차 감염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첫 번째 환자와의 접촉으로 감염된 2차 감염자에게 전염된 환자가 나타난 것이다.

3일에는 16번째 확진 환자와 같은 병실에 입원했던 3차 감염자가 사망하기도 했다.

사망자가 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병원 공개를 꺼렸던 정부는 6월 7일이 돼서야 메르스 감염자가 거쳐 갔거나, 환자가 발생한 병원 명단을 공개했다.

환자가 발생한 병원은 총 6곳, 환자가 경유한 병원 18곳이었다.

특히 당시까지만 해도, 메르스는 호흡기 질환 병력을 가지고 있거나 고령의 경우 위험이 크다고 알고 있었지만 8일, 첫 10대 감염자를 발생시키며 국민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고, 총 확진환자 87명을 기록하며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의 메르스 발병국가로 기록됐다.

9일이 되자 세계보건기구 합동조사단이 한국 정부와 메르스 공동조사에 나선다. 조사단은 바이러스, 감염, 전염 예방, 통제 전문가와 공중보건 전문가로 꾸려졌다.

또, 10일부터 정부는 매일 환자가 경유한 추가 병원을 공개한다.

그로부터 한 달 하고 보름 후인 7월 28일 정부는 국무회의를 통해 메르스가 종식됐음을 선언한다.

첫 환자가 발생한 지 68일 후였는데, 20일 넘게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고, 격리대상자 모두 격리 해제되어 감염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 기준에 따른 메르스 종식 선언은 마지막 메르스 확진자가 양성이 아닌 음성판정을 받고, 메르스 잠복기인 14일의 2배인 28일 동안 어떤 환자도 나오지 않아야 종식 선언이 가능했다.

10월 1일 마지막 메르스 환자인 80번째 환자가 메르스 음성판정을 받게 된다. 하지만 열흘 후인 11일 발열과 구토 등의 증상으로 다시 입원하게 되고, 12일 다시 양성판정을 받은 데 이어 11월 25일 메르스 병마와 싸우다 끝내 사망했다.

한국의 메르스 치사율은 20.4%를 기록했다. 메르스의 치사율로 알고 있는 약 30~40%보다는 낮았으나, 총 감염환자의 약 97%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에서 발생하는 것에 아시를 휩쓸고 간 메르스의 치사율이 시사 하는 바는 크다.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한 메르스인 만큼, 정부의 초기 대응은 피할 수 없는 지적 사항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메르스 발병 초기 당시 병원병 미공개 방침을 고수했던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책임을 지고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또, 자가격리 대상자에 있어서 부실한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감염병 예방법 80조에 따라 격리 조치를 위반한 사람에 대해서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하고 있지만, 벌금을 내야 할 대상자는 끊임없이 발각됐다.

이제 마지막 환자 사망일로부터 28일이 지나는 시점이 메르스 공식 종식 시점이 된다.

2015년 여름을 들썩이게 한 메르스의 종식이 반갑지만은 않은 것은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르는 사건과 사고, 무엇보다 믿고 싶지만 마냥 믿을 수 없는 국가의 국민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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