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사협회 비리…책임 놓고 전∙현직 회장 ‘대립’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비리…책임 놓고 전∙현직 회장 ‘대립’
  • 김지환·최지희 기자
  • 승인 2016.01.07 12: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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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협 운영·책임 어디로?…명예 실추 ‘계속’
한사협 전 회장 “현 회장 사건 연루 가능성 뚜렷… 강압 수사 억울하다”
한사협 현 회장 “의혹에 대해 당당한 입장… 상대방은 공권력에 도전 말라”

경찰청은 지난 7일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이하 한사협)의 비리와 횡령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국고보조금을 거짓 신청하고 거래업체 대표에 유리한 계약을 체결해 돈을 챙긴 혐의로 한사협 전 회장인 조 모 씨 등 한사협 전·현직 직원 16명, 거래업체 3명 등 총 1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먼저 전 한사협 회장 조 씨는 국고보조금 총 1억6,000여만 원을 거짓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조 씨는 지난 2010년 한사협 전산 시스템 구축사업에 투자한 ㄱ사 대표 민 모 씨에게 투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시스템 전산장비 확충을 명목으로 보건복지부에 국고보조금 7,800만 원을 거짓 신청한 뒤 지급 받았다.

아울러 지난 2009년~2011년까지 협회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할 목적으로 산림청 녹색사업단에 녹색지원사업 보조원 인건비 명목으로 국고보조금을 거짓 신청해 총 8,093만 원을 지급 받았다.

이밖에 전 한사협 사무총장인 박 모 씨는 지난 2014년 12월 1개월 이내에는 용역 완료가 불가능함에도 ㄴ사와 용역 계약 세 건을 체결하고, 허위 완료보고서를 받아 이를 거짓으로 검수한 뒤 용역대금 1억2,000만 원을 지급해 한사협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직 한사협 국장인 홍 모 씨는 지난 2011년 다이어리 제작업체 ㄷ사 대표에게 납품 계약을 꾸준히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500만 원을 받았다. 협회 전 국장인 남 모 씨 등은 ㄷ사에 인쇄물 납품단가를 높이도록 지시한 뒤, 부풀린 단가대로 대금을 지급해 그 차액을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602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재발 방지와 제도 개선을 위해 보건지부(이하 복지부) 등에 관련 내용을 통보하고, 해당 사건과 유사한 보조금 부정사용 관련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해 관련 첩보 수집 등을 통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 한사협 회장 “현 회장이 수사선상에서 빠진 것은 말도 안돼… 허술한 편파 수사였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한사협의 비리와 횡령사건이 경찰수사로 이어지자 사회복지계는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경찰조사 결과 이번 사건의 진앙지가 전직 회장 등 19명으로 좁혀짐에 따라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였으나, 조 씨를 비롯한 일각에서 이번 경찰의 수사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더욱 위기를 맞고 있다.

조 씨와 이번 사건에 연루된 관계자들은 ‘현재 한사협 회장인 류시문 회장과 관련된 수사는 일절 진행되지 않은 편파 수사가 이뤄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 씨는 “한사협은 국고보조금을 거짓 신청할 수 있는 체계가 아니다. 정부로부터 사전에 예산을 검토 받은 뒤 예산이 나오는데, 나를 거짓 신청한 주도자라고 하니 할 말이 없다.”며 “사건이 있었던 당시 한사협의 수장으로서 잘못된 부분을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없는 죄를 만들고, 본인(현 회장)은 수사선상에서 제외한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전 사무총장인 박 씨가 ㄴ사와 전산시스템 관련 용역 계약 3건을 체결한 시기에 있던 류 회장이 입건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 씨의 주장에 따르면 ㄴ사는 류 회장의 측근이 운영하는 회사와 관계있다는 것. 조 씨는 ‘(ㄴ사는 2014년 11월 4일 자본금 100만 원으로 만들어진 회사로) 류 회장이 페이퍼 컴퍼니, 일명 유령회사를 통해 개인자금을 챙기고자 했던 정황이 충분한데, 정작 ㄴ사와 관계없는 박 씨 등만 혐의를 쓴 것은 어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전산 시스템 구축사업과 관련해 조 씨는 “이 일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부터 이미 투자자를 찾아서 선금을 받고 추후에 금액을 돌려주는 식으로 운영했다. 이와 관련된 비용이 없으니 정부에 요청하고 2010년에 예산을 받은 것뿐이지 거짓으로 신청한 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녹색지원사업 부분에 대해서는 “녹색지원사업단으로부터 1년에 1억 원 가량을 받았다. 지출내역을 세세하게 보고하고 이를 승인 받아야 쓸 수 있다. 때문에 한사협 예산 50%와 녹색지원사업 예산 50%로 월급을 지원한다고 보고하고 이를 사용했다. 그런데 이것을 임의 사용이라고 하니 답답하다.”고 해명했다.

또 조 씨는 ‘경찰이 국고보조금 횡령에 대해 인정하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형사로부터 정말 많은 고성을 들은 것 같다. 이미 나를 범죄자로 보고 추궁하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수사 과정에서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사실을 말하라고 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전 한사협 사무총장 “이 모든 일을 지휘·감독한 것은 현 회장”

전 한사협 사무총장 박 씨 역시 ‘내가 중간 결재를 맡았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이 모든 것들이 류 회장의 주도 아래 진행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복지부가 한사협의 국고보조금 운영과 관련해 특별감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4월 한사협은 진상을 조사하고자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조사특위)를 꾸렸다. 조사특위는 한사협 이사, 회계사, 회계 관련 전문 교수 등 7인으로 구성됐다.

조사특위는 박 씨가 ‘특정 업체에 과도한 혜택을 주는 비정상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보고서를 냈고, 한사협은 박 씨 등 3명에게 책임을 물어 같은 해 7월 해임시켰다.(한국사회복지사협회 국고보조금 운영 관련 특별감사 들어가 2015.09.02)

그러자 박 씨 등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해 같은 해 11월 10일 다시 복직했으나 당일 직위해제 당했다.

박 씨는 한사협이 국고보조금을 사용해 용역을 맡긴 업체 모두 류 회장의 개인회사와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ㄴ사는 류 회장의 친척이 이사로 있는 A사의 영업본부 회사다. 류 회장은 자격요건을 갖추지도 못한 A사와 계약했는데, A사의 대표는 류 회장 개인회사 설립 때부터 지난해 3월까지 등기임원(감사)이었다. 한사협 국고전산 9,500만 원의 용역을 수주한 B사 역시 A사의 국내 총판.”이라고 말했다.

이어 “A사가 한사협의 모든 전산처리를 외부로 유출, 이를 토대로 조사특위 조사보고서가 만들어졌고 공개됐다. 내가 진실을 말해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나의 주장은 정말 힘이 없는 상황이었고, 부당하게 해고당할 수밖에 없었다. 인권침해와 성희롱 문제가 제기되고, 전산문제와 국고보조금 문제까지 나와 많은 논의가 있었다. (그동안 밖으로 나와 말하지 못했던 것은) ‘결과를 두고보자’, 이런 것이었다.”고 토로했다.

박 씨 역시 조 씨와 마찬가지로 경찰 수사 과정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경찰은 류 회장에 대해 제기한 문제에 대해 ‘물어볼 것 없이 해명된 것’이라며 ‘류 회장과 싸우지 말라’고 했다.”며 “30년간 사회복지 전장에서 청렴하게 살았다. 해명하고자 하는 것이지 다른 뜻은 없다.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씨는 “류 회장은 이 모든 것들을 지휘·감독했다. 2014년 전산업체 선정·계약과 관련된 모든 서류에 류 회장이 직접 결재했다. 2014년 전산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고 복지부 전산 특별감사 지적을 받자, 사무총장이었던 내 탓으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 경찰조사에서 자신은 비상근 무보수 회장이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듯 이야기했다던데, (사업 진행은) 회장이 최종적으로 결재해야만 진행할 수 있도록 한사협 정관에서 규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사협 회장 “ㄴ사와 A사는 ‘무관’, 관여 없었다… 상대방은 결과 받아들여야”

이에 대해 류 회장은 당당하다는 입장이다. 류 회장은 “A사의 이사가 친척관계인 것은 사실이다. 이것은 주변에서 용역업체 간의 유착현상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그나마 내가 알고 있는 곳에서 계약하는 것이 옳다는 조언을 들었기 때문.”이라며 “나는 경영 설계·상담에만 참여했을 뿐, 나머지 계약에 대해서는 일체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법상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류 회장은 “당초 다른 업체와 A사를 두고 계약을 준비했다. 하지만 한 업체에서는 3,000만 원 상당의 특혜를 요구했다. 반면 A사는 단 500만 원의 가격만을 제시해 합당하다는 결론 아래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박 씨의 주장과 달리 ㄴ사는 A사와 관계 없는 별도의 회사라고 말했다.
류 회장은 “ㄴ사의 경우, 지난해 공개입찰을 통해 계약한 회사다. 나의 개인회사 또는 A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류 회장은 ‘복지부에서 감사를 실시했고 경찰이 수사결과까지 발표했는데, 조 씨 등 사건에 연루된 관계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난감하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복지부는 수사권이 없지만, 수사권을 가진 경찰에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부정하는 것은 공권력을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제는 문제를 바로잡고, 새로운 한사협으로 거듭나는 노력을 해야 할 때다. 아직도 몇몇 언론사와 조 씨측은 계속해서 이미 나온 사실을 뒤집으려고만 하니 답답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