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과 성인의 불안 정도를 점수화해서 분석한 보고서가 제시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연구실 이상영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발간된 ‘보건·복지 이슈앤포커스’에서 ‘한국사회의 사회·심리적 불안의 원인과 대응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8월~9월 기간 중 청소년 5,000인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와 19세 이상 성인 7,000인에 대한 가구방문 면접 조사를 실시해 한국 국민이 느끼는 불안의 정도를 분석했다. 이에 불안의 정도를 0점(전혀 불안하지 않음)~10점(매우 불안함)까지 척도로 측정했다.

결과에 의하면 청소년의 불안 정도는 4.7점이고, 19세 이상 성인은 5.4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위원은 “청소년에 비해 성인의 불안 점수가 높다는 것은 성인이 사회·심리적 불안요소에 더 많이 노출 돼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청소년과 성인의 연령, 성별, 교육수준 등에 따라 사회·심리적 불안의 정도가 일정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청소년의 경우 중학생보다 고등학생의 사회·심리적 불안이 크며, 대학교 재학생의 경우 고등학생보다 낮아 대학입시가 청소년들의 사회·심리적 불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위원은 “이러한 불안의 수준은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높지 않으나 국민의 삶의 행복도와 밀접히 연관돼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관심이 제고돼야 한다.”고 연구의 필요성을 전했다.

청소년 사회·심리적 불안… 학업부터 사회문제까지 다양

지난 1년간 느낀 개인적인 불안요인으로 청소년의 32.9%가 학업문제라고 답했고, 28.0%가 미래의 진로문제를 꼽았다. 이 외에도 가정경제문제, 외모문제, 신체건강, 정신건강이 뒤를 이었다.

사회적 불안요인으로는 17.6%가 빈번한 교육 입시제도 변경, 17.0%가 정치와 대외관계, 13.4%가 안전문제를 들었다.

이에 이 위원은 “청소년의 사회심리적 불안원인은 그 분포가 학업과 진로 진학, 교육입시제도 변경 등에 집중돼 있기는 하지만 그 외에도 다야한 사회문제에 걸쳐져 있는 특징을 보이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사에 의하면 정신적 충격을 경험한 청소년일수록 사회·심리적 불안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 따돌림을 경험했으며, 현재도 경험하고 있는 청소년 중 1년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경험률이 63.5%에 달하고, 사회적인 일탈 충동을 느껴본 경험률도 55.8%에 이른다.

특히 이들의 경우 우울점수가 평균 약 18점으로 평균 점수만으로도 이미 우울중 고위험군 기준을 넘어서고 있다.

아울러 과거에 범죄피해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사회심리적 불안점수는 5.4점으로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약 1.0점 높다.

이 위원은 “과거의 충격적 사건으로 인한 정신건강상의 위해를 해소하기 위한 체계화된 관리가 필요하다.”며 “청소년의 불안 요인이 사회적 일탈 충동이나 분노조절이 폭력·범죄로 이어져 개인의 정신건강 문제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부정적 외부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성인의 사회·심리적 불안… 경제 중요 원인

조사에 의하면 개인적 측면에서 성인 응답자 25.3%가 노후준비, 18.4%가 취업과 소득문제를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경기침에와 경제 여건 악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36.6%가 경기침체와 성장둔화를 불안 요인이라고 답했고, 뒤를 이어 21.7%가 메르스 등 고위험 신종감염병으로 인한 불안, 8.8%가 안전문제, 5.9%가 사회안전망 취약이라고 답했다.

이 위원은 “경기침체나 저성장, 고위험 감염병의 유행, 안전사고 등으로 인해 발생하게 될 피해가 자신이나 가족에게 미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사회심리 불안이 발생한다.”며 “이런 측면에서 우리 사회가 가진 잠재력과 역량에 대해 국민들이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국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통해 이 위원은 국민들의 사회·심리적 불안을 해소시키기 위해서 ▲사회 여건 개선 ▲공공부문의 적극 개입 ▲사회심리 불안관리와 상담프로그램 개발 운영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위원은 “사회심리적 불안을 관리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하며, 이는 공공 부문에서의 프로그램 개발과 서비스 제공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이 위원은 청소년의 경우 불안해소 방법으로 55.7%가 휴식, 44.6%가 인터넷과 스마트폰, 32.2%가 게임에 의존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공공 부문의 적극 개입을 주장했다.

이 위원은 “지역사회 내 정신건강증진센터와 보건소, 학교상담실, 산업체, 민간단체 등이 연계해 사회심리 불안관리와 상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며 “이러한 프로그램은 문화활동과 생활체육, 직장·가족에서의 갈등관리, 교양프로그램 등과 통합해서 개발·운영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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