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을 향하는 바이애슬론 “도입은 늦었지만 실력은 ‘탄탄’”
평창을 향하는 바이애슬론 “도입은 늦었지만 실력은 ‘탄탄’”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6.02.2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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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규·신의현 선수,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3관왕 기록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 이근로 이사 “한국 바이애슬론, 선수 확보 시급”
▲ 바이애슬론 경기에 나선 최보규 선수(뒤)와 서정륜 가이드(앞) ⓒ대한장애인체육회
▲ 바이애슬론 경기에 나선 최보규 선수(뒤)와 서정륜 가이드(앞) ⓒ대한장애인체육회

최보규, 소치장애인동계올림픽은 ‘완주’했지만 평창에서는 ‘메달’ 도전

제13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마지막날인 지난 19일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경기장,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3km 시각부문에서 최보규 선수(서울)가 13분59초5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최보규 선수는 이로써 이번 대회에서만 크로스컨트리 5km와 2.5km를 포함해 세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메달을 딴 것은 기쁘지만 계획했던 페이스대로 경기를 진행하지 못한 것 같다.”며 “그날 그날 경기에서 목표를 잡고 출발점에 서는데, 경기 중반 방심했던 순간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함께 경기에 나섰던 서정륜 가이드는 “크로스컨트리를 주 종목으로 했던 최보규 선수에게 바이애슬론은 사격이 얼마나 잘 되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사격은 잘 된 편.”이라며 “한 경기 마다 조금씩 성장하려고 계획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앞으로 더 만족하는 경기를 만들 수 있도록 가이드로써도 함께 노력하고 조언하겠다.”고 다짐했다.

최보규 선수는 크로스컨트리로 동계 종목에 처음 발을 내딛어 이제 4년차를 맞는 선수로, 지금은 지난해 창단된 창성건설 장애인노르딕스키팀에서 실업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영역을 넓혀 바이애슬론 종목에도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하고 있다.

▲ 바이애슬론 경기 사격을 하고 있는 최보규 선수. ⓒ대한장애인체육회
▲ 바이애슬론 경기 사격을 하고 있는 최보규 선수. ⓒ대한장애인체육회

바이애슬론은 크로스컨트리에 사격을 결합한 경기로, 장애인동계올림픽 정식종목이다. 장애인 경기는 엎드려 쏴 자세 사격만 있고, 공기소총과 시각장애 선수를 위한 전자총 사격이 진행된다.

최보규 선수 역시 크로스컨트리에서는 국제경쟁력을 만들어 가고 있지만, 사격이 접목된 바이애슬론은 또 다른 계획과 전략이 필요하다.

그는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이 바이애슬론까지 함께 하는 경우가 많고, 나 역시 바이애슬론 까지 영역을 넓히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사격에도 차츰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14 소치장애인동계올림픽에 스물 한 살의 나이로 국제무대에 도전했던 최보규 선수는, 당시 단 한 번의 국제 대회 경험만으로 출전했던 올림픽이었기에 완주로 만족해야 했지만 2년 여 앞으로 다가온 2018평창장애인동계올림픽에서는 각오가 남다르다.

최보규 선수는 “한국의 동계 종목 선수라면 누구나 평창대회를 준비하고 기대할 것.”이라며 “올해는 세계 10위권 까지 기량을 높이고 이어 내년에는 5위권, 평창에서는 메달권 진입에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애인노르딕스키 신의현, 평창을 향한 길을 밝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충남)는 이번 대회에서 크로스컨트리 2.5km 좌식, 남자 크로스컨트리 5km 좌식 경기,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3km 좌식 경기에서 3관왕에 오르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 ⓒ대한장애인체육회
▲ 장애인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 ⓒ대한장애인체육회

신의현 선수는 “최우수선수상에 선정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리고 목표했던 3관왕을 달성해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며 “2018 평창대회에서 메달을 따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께 꼭 보답하고 싶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2006년 직장생활을 하던 중 교통사고로 양쪽 다리를 잃은 신의현 선수는 사고 이후 같은 해 재활을 목적으로 휠체어농구를 시작해 2012년에 아이스슬레지하키, 2014년에 사이클에 입문했다.

2014년에는 아이스슬레지하키 국가대표로 발탁돼 2015 스웨덴 IPC 아이스슬레지하키 세계선수권 B-POOL 대회에 참가해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2015년에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사이클 개인도로 경기에서 2관왕에 오르는 등 여러 종목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이후 신의현 선수는 노르딕스키에 입문, 창성건설 노르딕 실업팀 입단과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의 신인선수 선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훈련에 임하며 기량을 쌓았다. 그 결과 지난 해 12월에 러시아에서 열린 2015 튜멘 IPC 노르딕월드컵대회에서 우수한 경기력을 인정받아 올해 1월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한국 바이애슬론의 평창은 기대해볼 만… 탄탄한 선수층 확보도 필요”

우리나라에서 바이애슬론이 처음 시도 된 것은 3년 전 제10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시범경기로 선을 보이면서다.

장애인동계올림픽에서는 정식종목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늦은 출발이다. 더욱이 2018 평창대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장애인체육계는 마음이 조급해 질 수 밖에 없다. 이에 선수 국가대표팀을 꾸리고 신인선수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 이근로 이사 ⓒ대한장애인체육회
▲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 이근로 이사 ⓒ대한장애인체육회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 이근로 이사는 “그동안 한국 장애인 바이애슬론은 명맥만 유지해온 수준.”이라며 “평창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선수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국가대표팀 4인과 신인선수 6인 등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장애인 바이애슬론은 세계적으로 보면 중위권 수준에 한 두명 선수가 상위권에 발을 들여 놓았다.”며 “물론 미국이나 캐나다, 러시아 등 선진국은 먼저 시작해 차이가 나지만 세계적 추세로 보면 바이애슬론은 활성화가 이제 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권에서는 일본과 중국이 상당히 많은 인원을 확보해 훈련에 임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경기력은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더 좋다.”며 “올해 초 열린 ‘2016평창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노르딕스키 아시안컵대회’에서도 3개월 여 밖에 훈련하지 않은 선수가 메달을 획득했던 만큼 희망이 있다.”고 덧붙였다.

늦은 출발에도 선수들이 열정을 쏟아 기량을 높여주고 있어 평창에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모든 종목에서 그렇듯, 탄탄한 선수층을 만드는 일은 장애인 바이애슬론에서도 고민이다.

이에 하계 종목 선수들과 연계할 수 있는 선수발굴이 고민되고 있다. 실제로도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선수로 동시에 활동하고 있는 신의현·이정민 선수도 각각 사이클과 조정 선수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었다.

그는 “바이애슬론 국제경기에 나가보면 100여 명의 선수가 활동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선수층이 얇은 편이지만, 이 선수들은 대부분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동시에 활약하고 있다.”며 “우리 선수들 역시 기존 경기력에 사격을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느냐에 따라 평창에서의 성적은 기대해 볼만 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앞으로 선수들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신인 선수들의 발굴이 시급하다.”며 “이미 체력적으로 준비돼 있는 하계 종목 선수들 중에서도 동계 종목을 함께 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는지 파악해 동·하계 종목이 선수들의 국제무대 전략적 데뷔를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