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모의사전투표 체험행사서 공개·기표용구 배치 등 개선사항은 여전

▲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장애인용 기표대.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둔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는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진행된 모의사전투표 체험행사에서 신형 장애인용 기표대를 공개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장애인용 기표대는 강화 플라스틱으로 제작됐다. 출입규격은 120㎝로 확대해 휠체어 출입을 용이하게 했다.

또한 기표판을 아치형으로 제작해 오른쪽과 왼쪽, 가운데에서 모두 투표를 가능할 수 있게 했으며 가운데는 기표판을 수동으로 조작해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손목활용형과 마우스형 등 2종의 특수형 기표용구를 제작해 투표소에 비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휠체어 이용자가 신형 기표대를 체험해본 결과 기표도구가 오른쪽에만 비치돼 있어 양팔과 상체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 투표하기에는 불편했다.

이와 더불어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기표판의 경우 조작단계부터 어려움을 느끼는 체험자가 많았으며 이마저도 불안정해 기표하는 데 불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대표는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에 비해 나아진 점은 있지만 아직도 개선돼야 할 점이 많았다.”며 “전동휠체어의 크기가 클 경우에는 기표대 출입에 불편함은 없지만 이보다 큰 사람은 출입부터 난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표도구의 경우 선거 때마다 지적한 사항이었지만 이번에도 개선된 점은 없었다.”며 “중앙선관위는 장애인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해 지적 사항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특수형 기표용구를 착용하고 모의 체험을 하고 있다.
▲ 특수형 기표용구를 착용하고 모의 체험 하고 있는 모습.

뿐만 아니라 장애유형별 편의제공에 대한 불만사항이 제기됐다.

먼저 후보자의 기호·정당명·성명 등 모두 점자로 표기된 점자투표보조용구의 경우 기표도장을 찍어야 하는 영역이 좁아 시각장애인 당사자가 원하는 곳에 제대로 기표됐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또한 투표를 안내하는 사람들의 경우 장애유형에 대한 사전이해가 없어 시·청각장애인, 발달장애인 등이 본인확인을 하는 절차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 몇차례 나타났다.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강윤택 소장은 “우선 가장 큰 문제는 내가 투표를 했을때 내가 원하는 사람에게 제대로 투표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라며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 끝난 뒤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서 중앙선관위는 장애계가 전달한 개선사항을 토대로 총선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중앙선관위 선거1과장 신민 부이사관은 “이번 행사에서 나온 개선사항을 반영해 다음달 13일에 치뤄질 선거에 모든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점자투표보조용구를 활용해 투표를 하고 있다.
▲ 점자투표보조용구를 활용해 투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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