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계 단합을 통해 장애계비례대표 의석수 늘리고, 전문 정치인 육성 필요

▲ '제20대 국회 장애인비례대표 전무!! 우리의 정치참여를 위한 대안은?'에서 토론중인 참여자들
▲ '제20대 국회 장애인비례대표 전무!! 우리의 정치참여를 위한 대안은?'에서 토론중인 참여자들

지난 15~19대 국회에 걸쳐 꾸준히 배출되던 장애인 비례대표가 제20대 총선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이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하 한국장총)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등 장애계 단체들은 지난 10일 국회 진출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단체들은 ‘제20대 국회 장애인비례대표 전무(全無)!! 우리의 정치참여를 위한 대안은?’라는 주제로 아고라식 토론을 진행했다.

뭉쳐지지 않는 장애계, 소극적인 정치활동을 묵인한 죄로 비례대표 전무

장애계에서 가장 먼저 꼽은 20대 국회 진출 실패 원인은 장애인 비례대표가 정치적 입문 수단으로 변질된 점이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의 이종성 사무총장은 “장애인 비례대표는 장애당사자로서 정치적으로 장애계의 목소리를 내는 인물.”이라며 “하지만 그 취지를 잃은 채 개인의 역량을 뽐내기에 바빠 장애계가 결국 모래알처럼 흩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총선에 앞서 장애계는 지난 19대 총선 당시 내부 경선을 통해 후보를 직접 뽑아 정당에 제안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선출된 후보가 아닌 정당에 직접 접촉한 인사가 비례대표에 이름을 올리면서 내부경선은 의미가 없어졌다.

이러한 과거 상황이 20대 총선에 영향을 줬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장총의 이문희 사무차장은 “19대 선출 과정에서 장애계를 대표할 인물을 찾는 것 보다 개인의 정치적 입문을 우선하는 좋지 않은 선례가 발생했다.”며 “당시의 분열이 이어져 이번 20대 총선에서 장애계 비례대표가 전무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장애인 당사자의 적극적이지 못한 정치 활동도 문제로 지적됐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강완식 정책실장은 “정당은 장애계 비례대표들이 활발하게 정치활동을 펼치길 원했지만 오히려 정당에게 잘 보이기 위해 소극적으로 움직였던 비례대표들의 모습에 장애계 비례대표들이 신뢰를 잃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어 “어떤 사람이 올라가든 장애인에게 비례대표 한자리는 내어주겠지 라는 막연하고 안일한 기대 또한 패배의 요인.”이라고 덧붙이며 그간 비례대표들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점도 장애계가 반성해야 할 부분으로 짚었다.

장애계 비례대표수를 늘리고 단합을 통해 진정한 정치인 만들어야

특히 앞으로의 장애계 정치세력화를 위해 안으로는 단합이, 밖으로는 더 많은 의석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한국장총 이문희 사무차장은 현재 비례대표 선출 방식에 대해 비판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애계 비례대표 수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19대 국회 의석수 중 장애계를 대표하는 비례대표는 단 2인 뿐이다.

이로 인해 2인이 수많은 장애인 당사자의 요구를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정당이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안건만 처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사무차장은 “적은 인원이 수많은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요구를 처리하는 깔대기 구조.”라며 “게다가 깔대기에는 정당이라는 여과기가 달려있어 원하는 안건만 처리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있다.”며 현 체제를 비판했다.

또한 서울농아인협회 문병길 회장은 각 장애유형을 대표할 수 있는 대표자가 선출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회장은 “단 몇 명의 비례대표만으로 다양한 장애유형을 포용한 정치를 하기가 힘들다. 이를 위해서 각 장애유형별 대표하는 대표자들이 선출돼야 한다.”며 “또한 이들이 진정한 장애계 대표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분기마다 장애계 단체와의 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지적들을 해소하기 위해 이날 토론자들은 ▲단합을 통한 다양한 장애유형을 포용하는 정치인 육성 ▲사회에서 장애문제에 대한 공감을 일으켜 장애계 비례대표수 확보 등을 통해 장애계를 대표할 진정한 정치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의 정지영 사무국장은 “정당별로 배정된 한자리로는 다양한 장애계의 대표들이 정치에 참여하기 어렵다. 역시 의석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한 매 4년 임기마다 장애계 단체들이 모여 임기를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정치계에서 자리를 잡기위한 방법을 터득하고 향후 장애계를 대표하는 정치인을 육성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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