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420공투단 고공단식농성 14일 차만에 중단
경기420공투단 고공단식농성 14일 차만에 중단
  • 이솔잎 기자
  • 승인 2016.06.20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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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주요 요구사항에 대한 추경 예산 반영 답변
이도건 집행위원장 여의도 성모병원서 응급진료 받은 뒤 용인으로 이송
▲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기도 장애인 생존권 보장을 위해 지난 7일부터 시작된 이룸센터 고공단식농성이 끝을 맺었다.

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경기420공투단)은 20일 경기420공투단 이도건 집행위원장이 고공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이룸센터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농성 중단을 선언했다.

경기420공투단에 따르면 지난 19일 경기도청에서 올해 추경 예산 반영분에 저상버스 운영비 등을 집행할 것이라는 공문과 함께 이후 요구안에 대해 TFT 논의을 이어가겠다는 답변을 전달했다.

이에 이 집행위원장은 고공단식농성 14일 차만에 중단을 선언했다.

▲ 발언하고 있는 경기420공투단 이도건 집행위원장.
▲ 발언하고 있는 경기420공투단 이도건 집행위원장.

이 집행위원장은 “힘들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옆에서 지지해준 동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가 진행한 투쟁은 아직도 집안에만 갇혀지내는 혹은 시설에서 인권유린을 당하며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장애인들의 현실을 말하는 작은 외침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헌법과 법에서 보장하는 권리를 외치고 있음에도 경기도청은 우리를 ‘떼쟁이’로만 본다. 이동권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교통약자, 그리고 모든 시민들에게 해당되는 사안 임에도 장애인에게만 국한돼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질타하며 “경기도청의 답변은 투쟁의 작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TFT가 열리고 10대 요구안에 대한 협의가 제대로 이뤄질 때까지 우리는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 집행위원장은 119 소방 사다리차로 내려와 구급차를 타고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응급진료를 받았다. 이후 이 집행위원장은 용인으로 이송됐다.

경기420공투단, 투쟁은 지금부터 시작

경기420공투단에 따르면 경기420공투단은 올해 활동 10년을 맞아 경기도와 31개 시·군에 장애인차별철폐선언’을 포함한 10대 요구안 이행을 촉구했다. 요구안에는 ‘장애인차별철폐 선언’, ‘최중증장애인24시간 활동지원 보장’,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생활권리 보장’ 등이 담겨있다.

그러나 경기도는 경기420공투단이 제시한 10대 요구안에 대해 상투적인 회신만 했을 뿐 도지사 면담도 거절했다.

지난해 10월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10년이내 저상버스 100% 전환 추진 ▲2016년 수요조사시 300대 이상 도입 추진 ▲저상버스 구입비 지원을 위한 조례 개정 추진 등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약속했다.

그러나 남 도지사는 특별교통수단과 저상버스 증차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지원예산을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폐지되는 일몰예산으로 처리했다.

올해 1월 기준 경기도 저상버스 비율은 1,250여 대로 전체버스 1만여 대 중 11%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법으로 정한 저상버스 비율 목표인 4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 119소방사다리차가 경기420공투단 이도건 집행위원장을 들것에 눕혀 사다리차로 옮기고 있다.
▲ 단식 14일차만에 경기420공투단 이도건 집행위원장이 농성을 중단하고 들것에 몸을 눕혔다. 이동사다리차로 옮겨지는 모습.

이에 경기420공투단은 지난달 13일 남경필 경기도지사 규탄 기자회견과 함께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경기도청에서 노숙농성을 이어간지 26일차인 지난 7일, 경기 공투단 이도건 집행위원장이 밧줄을 매단 채 이룸센터에 올라갔다.

경기도는 경기420공투단에 협의하는 조건으로 ‘점거 해제’를 요구했고, 경기420공투단은 32일째 이어가던 도청 점거농성을 먼저 해제했다. 이후 TFT 협상을 진행, 1차 협상을 통해 경기도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장애인 탈시설 정책수립 등 단기 과제들을 협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경기도는 또 다시 태도를 바꿨다. 지난 17일 진행된 2차 TFT 협상에서 경기도는 1차 협의에서 약속한 사항 등에 대해 예산 문제를 언급하며 몇몇 세부 사항에 대해서 협의를 거부했다.

경기420공투단은 이를 규탄하며 지난 18~19일 이틀간 남경필 경기도지사 자택 등에서 노숙농성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에 마침내 경기도청은 지난 19일 올해 추경 예산 반영분에 저상버스 운영비 등을 집행할 것이라는 계획과 이후 요구안에 대한 TFT 논의을 이어가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경기420공투단에 전달했다.

▲ 119 구급차량으로 이송되고 있는 경기420공투단 이도건 집행위원장.
▲ 119 구급차량으로 이송되고 있는 경기420공투단 이도건 집행위원장.

이에 이 집행위원장은 고공단식농성 14일차만에 농성 중단을 선언하고 지상으로 내려왔다.

이날 연대발언을 통해 경기420공투단 이형숙 상임공동대표는 “이번 투쟁을 겪으면서 아직도 장애인의 생존권과 특히 이동권, 자립에 대한 정책은 최하위로 다뤄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우리 투쟁의 모습이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장애인 생존권이 보장된다면 우리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지금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앞으로 함께 투쟁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