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협, 창립 30주년 기념 토론회 열어
장애인정치세력화 위해 모든 장애유형 포괄해야

▲ 한국지체장애인협회의 창립 30주년을 맞아 장애인당사자주의와 장애인정치세력화 실천에 있어 지장협의 역할과 비전을 논하는 자리가 지난 21일 여의도 이룸센터에 마련됐다.
▲ 한국지체장애인협회의 창립 30주년을 맞아 장애인당사자주의와 장애인정치세력화 실천에 있어 지장협의 역할과 비전을 논하는 자리가 지난 21일 여의도 이룸센터에 마련됐다.

한국지자체장애인협회(이하 지장협)가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지장협은 사회인식개선, 사회참여 확대, 권익 도모를 목적으로 1986년에 설립돼 현재 당사자 주의를 실현하며, 정치세력화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장애인당사자주의와 장애인정치세력화 실천에 있어 지장협의 역할과 비전을 논하는 자리가 지난 21일 여의도 이룸센터에 마련됐다.

먼저 지장협 손영호 부회장은 장애인의 정치세력화가 왜 중요한지 당위성에 대해 설명했다. 당사자가 직접 본인이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애계를 대표할 수 있는 정치인이 탄생해서 효율성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

손 부회장은 “초기에 지장협이 장애계 문제의 화두를 던지고, 여론을 유도했다면 이제 지장협은 장애계 요구를 실천할 수 있을만한 힘을 키워야 한다.”며 “당사자가 정계에 진출해 직접 정책을 입안하고 생산해야한다. 단순히 ‘이슈메이킹’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표성을 띤 정치인이 장애인 복지를 위해 실천적인 방안을 내놓고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서울시의회 박마루 의원.
▲ 서울시의회 박마루 의원.

이에 지장협 회원이며 현재 서울시의회 의원인 박마루 의원은 정치세력화를 이끄는 당사자로서 장애인 정치세력화의 중요성을 알렸다.

박 의원은 “서울시 복지 예산이 6,900억 원.”이라며 “이 많은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우리는 잘 살펴야 한다. 만약 예산 편성에 있어 당사자가 없었다면, 필요한 곳에 적절한 예산을 쓰지 못할 것이다. 장애인당사자로서 장애인 복지를 위해 조례를 만들고,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당사자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세력화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토론회 참석자, 장애인정치세력화위해 지장협 역할 강조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정치세력화를 위해 장애계 조직 중 가장 규모가 크고, 한국의 등록장애인 중 절반 이상이 지체장애인이라는 점을 보며 앞으로 지장협의 역할을 강조했다.

나사렛대 재활복지대학원장 김종인 교수는 지장협이 장애패러다임 변화와 장애인 복지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 ▲모든 장애유형의 장애인권익옹호나 복지증진을 선도 ▲척수장애인이나 근이양증 등에 대한 열린 마음 ▲장애극복 5대 모형을 융합한 장애경영모형 개발 ▲지장협 연구소 설립, 개발기능 강화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나사렛대학교 재활복지대학원장 김종인 교수.
▲ 나사렛대학교 재활복지대학원장 김종인 교수.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현재 250만 등록 장애인 중 51%가 지체장애인이다. 그러나 장애인복지관 등에 참여하는 장애인은 대부분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가 있는 발달장애인이다. 따라서 지장협이 모든 장애유형을 아우르며 나아가기 위해서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발달장애인의 복지향상에도 앞장서야 한다.

김 교수는 “지장협은 규모가 가장 크고, 등록 장애인 중 절반 이상이 지체장애인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장애계 전체에 있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며 “따라서 모든 장애유형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지체장애인에서 소외되는 척수장애인, 근이양증 등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 재활, 정부, 소비자, 비즈니스를 융합한 장애 경영 모델을 개발창출해 나가야 한다.”며 “이미 미국 등 유럽에서는 장애경영 모델을 적용한 회사가 설립돼 당사자가 주체가 돼 경영 활동을 하고 있다. 생산성도 높이고, 경제력도 높일 수 있는 이러한 경영 활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김 교수는 지장협이 장애인의 편의시설연구, 한국인의 장애인 인식연구 등 꾸준한 연구발표를 통해 장애 발생과 재활복지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정책 아젠다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장애와 관련된 연구 개발로 정책을 주도하는 지장협이 되길 바라며, 회원의 전문성 제고와 역량강화를 위한 인재양성 센터의 설치 운영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세력화를 위해 선행돼야 하는 ‘무언가’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지장협이 장애인당사자주의와 장애인정치세력화를 위해서 내부 체계를 공고히 하고, 다른 단체와 협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 더불어민주당 제19대 국회 최동익 의원.
▲ 더불어민주당 제19대 국회 최동익 의원.

더불어민주당 19대 국회 최동익 의원은 지장협이 과거 30년 동안 많은 장애계를 이끈 만큼 앞으로 △장애인 지도자 네트워크 형성 △합법적 재정 확보 △외부 단체와 통합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최 전 의원은 “장애계가 언제 하나로 통합됐는가.”라며 “통합하는 것이 옳은지는 모르겠지만. 장애인 단체가 뿔뿔이 흩어져 하나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게 옳을까에 대한 의구심은 늘 갖고 있다. 지장협이 큰 단체면 기득권을 포기하고 회원과 단체를 위해서 하나의 통합적 길을 가는 노력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아울러 최 의원은 사회 각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일하는 당사자를 모아 하나의 단결된 힘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지장협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변용찬 선임연구위원은 지장협이 정치세력화를 위해서는 장애인이 겪고 있는 현실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달라고 주문했다.

변 위원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장애인 성폭행, 시설 내 인권 침해, 노동 착취 등 장애인 인권 침해 사건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장애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 지장협이 맏형으로서 역할으르 해줘야 하지 않느냐. 지장협은 당사자 단체 중에서 제일 큰 단체다. 지장협이 최소한 장애인을 대표해야 하고, 250만 장애인에 대해서도 역할을 해야 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애인의 근본 문제인 소득보장에 있어서도 일자리 개발, 취업 알선 등의 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변 위원은 “지체장애인 실업률은 비장애인에 비해 최소 2배이상 높다.”며 “일할 준비가 돼 있어도 일자리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물론 현재 지장협이 취업문제에 있어 여러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알지만, 빈곤에 시달리는 장애인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더 적극된 자세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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