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보호전문기관만으로는 아동학대 예방 어려워
지역아동센터, 가정과 전문기관의 가교역할 해줘야

▲ 아동의 권리증진을 위한 지역아동센터의 역할 모색 국회 토론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 아동의 권리증진을 위한 지역아동센터의 역할 모색 국회 토론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아동 방임·방치가 늘어남에 따라 지역아동센터가 단순히 아동을 보호하는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닌, 아동 돌봄서비스 제공에 중심역할을 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역아동센터협회 추진위원회는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아동의 권리증진을 위한 지역아동센터의 역할모색 토론회’를 가졌다.

▲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
▲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봉주 교수에 의하면 최근 한국사회는 증가하는 이혼률로 인한 가족해체, 여성 경제 참여율 증가에 따른 가족 기능의 변화 등으로 아동의 학대와 방임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발표된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6~17세 아동 670만 명 중 약 133만 명(약 20%)이  일주일에 3~4일 또는 거의 매일 방과후 보호자 없이 지낸다. 특히 아동 10인 중 1인 이상은 거의 일주일 내내 혼자 보낸다.

이 교수는 방임·방치에 놓인 아동들이 많지만 한국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이미 과부하가 걸려있기 때문에 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연계점으로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을 강조했다.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전국 56개소에 불과하다. 1개소 당 담당 아동 수가 16만 명이고, 교사 1인당 1만8,000인을 담당한다. 반면 지역아동센터는 4,000개소 넘게 운영되고 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아동보호센터만으로는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없다.”며 “지역사회에서 아동보호에 중요한 일을 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모두 인력과 지원 부족으로 한계점에 도달했다. 현재는 아동학대로 신고된 사건 처리만 급급한 것이 현실.”이라며 아동학대의 사후관리에만 치중하는 아동보호체계를 지적했다.

이어 “아동학대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며 “따라서 지역아동센터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협력해 아동 보호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가 주장하는 지역사회 아동학대 예방체계는 3차로 나뉜다. ▲1차는 일반아동과 가족 대상의 학대 예방교육 ▲2차 빈곤·가족해체 등의 아동학대 취약 아동가족 대상 예방 ▲3차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알려진 학대 사례 관리 통한 예방이다.

여기서 3차 예방은 아동보호전문기관, 2차는 지역아동센터, 1차는 학교, 병원, 각종 학원이 맡는다.

이 교수는 “1~3차 예방체계의 유기적인 협력관계가 이뤄져야 아동보호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1,2차 예방체계가 잘 작동돼 3차 예방체계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향이다. 특히 지역아동센터는 1-2차 예방체계의 연속선 상에서 아동학대예방·점검 역할을 해야한다.”고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을 강조했다.

▲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학과 장미경 교수.
▲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학과 장미경 교수.

남서울대학교 아동복지학과 장미경 교수는 지역아동센터의 구체화 된 역할로 △학대 방임 상태 아동 발견 △아동학대 피해자 사후 관리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유관기관과 협력을 제시했다.

장 교수는 “지역역아동센터는 먼저 아동의 인격과 성장권이 박탈당하는 최악의 경우인 학대방임 상태의 아동을 발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취약가정아동들의 심리신체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가정과의 긴밀한 유대속에 학대피해고위험군에 속하는 가정을 감시하는 기능을 해야한다.”고 기본된 임무를 제시했다.

아울러 장 교수는 지역아동센터의 핵심 역할로 학대피해 아동들에 대한 지속된 치료와 관심을 강조했다.

학대 피해 경험을 가진 청소년, 성인 약 300인의 삶 경로를 추적한 연구에 의하면 학대피해 아동 2/3 이상이 경미한 부적응 문제에서부터 범죄, 마약 등 심각한 늪에 빠진다.

장 교수는 “지역아동센터는 아동 장래의 삶에서도 자기통찰을 갖고 건강한 삶으로 돌아올 수 있는 지지체계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학대를 받았던 아동들이 평생에 걸쳐 자신과 타인의 삶에 미칠 수 있는 잘못된 결과를 생각할 때, 센터가 학대방임의 영향을 상쇄하고 건강한 발달경로로의 회복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토론회에 참석한 지역아동센터 실무자들은 지역아동센터의 역할에 공감하며 센터가 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사 근무환경개선, 아동보호 프로그램 개발 등 지역아동센터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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